은행주, ‘예대금리차’ 약발 다 떨어졌나…코스피 밑돌아
‘금리인상 수혜주’ 체면 구긴 은행주 13일 ‘검은 월요일’ 코스피보다 큰 낙폭 높은 배당률, 기업대출 개선세 하방지지
“금리를 인상하면 금융주는 올라야하지 않나요?”
13일 코스피가 긴축공포에 연저점을 기록한 가운데 은행주는 더 큰 낙폭을 내줬다. ‘금리인상 수혜주’라는 말이 무색했다. 통상 은행은 기준금리가 오르면 예대금리차(NIM)가 확대되며 이익이 개선된다. 그러나 예상보다 빠른 인상속도에 자산 건전성, 경기침체 우려가 부각됐다. 높은 금리에 가계대출도 5개월 간 하락세다.
하나금융투자 최정욱 연구원은 “경기침체 우려 외에도 단기간에 금리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건전성 악화우려 또한 부각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금리가 더 이상 은행주에 호재로만 작용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한다”며 “간간히 방어적 매력이 부각될 수는 있겠지만 은행주 초과상승세가 계속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믿었던 은행주, 코스피보다 더 큰 추락…우리금융 4.75% 내려
13일 코스피가 3.43% 내리며 장중 연저점을 내줬다. 미국발 물가충격에 금리인상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금리인상 방어주도 아닌 ‘수혜주’로 분류된 은행종목은 이보다 더 큰 낙폭을 보였다.
이날 우리금융 4.75%, 신한지주 3.91% 내리며 코스피 수익률을 밑돌았다. 하나금융과 KB금융은 각각 2.72%, 2.71% 하락하며 간신히 방어에 성공했다.
통상 기준금리가 오르면 대출금리와 예금금리차를 나타내는 예대금리차(NIM)가 확대되며 이자수익이 늘어난다. 지난해 8월부터 이어온 금리인상에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 이자이익은 전년 35조원(Yoy 14%)에 달했다. 주가도 날개가 달렸다. 우리금융은 연초 이후 4개월 간 주가가 40% 넘게 올랐다.
왜 떨어졌나…금리인상 ‘과속’에 기대보다 우려 더 커
이렇게 금리인상을 기반으로 한 랠리는 지난 달부터 꺾였다. 금리가 너무 빠르게 오른 영향이다.
하나금융투자 최정욱 연구원은 “(금리인상 따른 대출자산 건전성 우려에) 은행에 대한 충당금 추가 적립요구가 강해질 것으로 전망한다”며 “순이자이익 선방에도 불구하고 은행 2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큰폭 상회하는 서프라이즈 수준을 기록할 공산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1분기 기준 4대 금융지주가 쌓은 대손충당금은 전년 세전이익 10%를 웃돈다.
급격한 금리인상은 경기침체 우려도 키운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CEO는 현지시각 1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한 컨퍼런스에서 미 중앙은행이 추진하는 긴축정책 속도가 빠르다고 지적하며 “경제에 먹구름이 아니라 허리케인이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높은 금리에 가계대출이 줄어든 영향도 크다. 5월 말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가계대출 잔액은 5개월 연속 감소세다.
유안타증권 정태준 연구원은 “과거에는 지속적인 대출 수요가 있었기 때문에 NIM 상승에 따른 이자이익 개선 효과가 극대화됐다”며 다만 “지금처럼 금리에 대한 저항이 대출감소로 나타나는 국면에서는 NIM이 추가 개선된다고 해서 이자이익이 이전처럼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담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시 반등할 수 있을까…대손충당금 ‘환입’ 전망 나오기도
그럼에도 증권사들은 은행주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거두지 않고 있다. 다른 종목과 비교해 하방지지 요인이 견고하기 때문이다.
가계대출은 감소하고 있지만 그만큼 기업대출이 늘고 있다. 5대 시중은행 기업대출 잔액은 연초 이후 32조원 가량 늘었다. 하나금투 최정욱 연구원은 “가계대출은 5월에도 역성장 계속하고 있지만 기업대출이 호조세를 보이면서 2분기에도 1.0~1.3% 내외 대출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배당이익 매력도 여전히 높다. 국내 금융정보 분석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그룹 기대 배당수익률은 KB금융 6.1%, 신한금융 5.8%, 하나금융 7.3%, 우리금융 7.5%다. 하이투자증권 김현기 연구원은 “이익에 기반한 배당수익률이 주가를 지지할 것”이라며 내다봤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의 2분기 당기순익 합산추정치는 4조3084억원이다. 전년 동기대비 4.42% 증가한 수치다. 순이익이 증가하는 만큼 배당수익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지난 해부터 적립되던 대손비용이 ‘환입’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유안타증권 정태준 연구원은 “만기연장·상환유예 대상 여신뿐만 아니라 다른 일반 여신들에까지 충당금을 쌓았기 때문에 조치 종료 이후에는 오히려 충당금 환입이 시작될 가능성도 있다”며 “현재 커버리지 합산 기준 코로나19 충당금 적립액은 약 3.4조원으로 이는 2021년 합산 세전이익의 13%에 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