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역습 찾아오나…가계대출·빚투 이자부담 '곡소리'

연말 기준금리 2.25~2.50% 전망 금리인상, 가계당 80만원 이자부담 이달 반대매매 하루 평균 180억원

2022-05-30     김윤화 기자

기준금리 인상이 탄력을 받으며 가계부담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8월 이후 금리인상으로 늘어난 가계부담은 80만원으로 추정된다. 이 영향으로 코스피는 연초 이후 10% 넘게 떨어졌다. 주가가 떨어지며 반대매매도 줄짓는다. 이달 하루 평균 180억원 어치 주식이 강제매각됐다. 주식을 팔아도 못 갚은 돈에는 9%대 이자가 붙는다.

지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연말 금리 2.25%~2.50%가 “합리적인 수준”이라고 말했다. 연내 최소 두 번 이상의 금리인상이 남아있다는 의미다. 다올투자증권 허정인 연구원은 “(7월, 8월 연속 인상으로) 연말 2.25%를 전망한다”고 말했다.


5차례 금리인상에 가계당 이자부담 80만원 넘어…취약차주 리스크 높아


기준금리가 오르며 가계 이자부담도 늘어나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8월 이후 5차례 금리(1.25%p)를 올렸다. 이로 인해 가계당 부담하게 된 이자비용은 약 80만원으로 추정된다.

1분기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총 1752조7000억원이다. 이중 77%가 변동금리다. 은행 외 다른 금융기관 변동금리 비중도 같다고 가정하면 기준금리가 0.25%p 오를 때 이자부담은 3조3739억원 늘어난다. 가계당 16만원인 셈이다.

가계가 부담하는 실제 이자부담은 이보다 더 크다. 대출금리는 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하기 때문이다. 기준금리는 현재 1.75%이지만 이달 5대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4~6% 수준이다.

문제는 상환능력이 떨어지는 취약계층이다. 전년 말 3개 이상 금융기관으로부터 차입한 다중채무자겸, 소득 하위 30% 저소득자 대출비중은 코로나19 발생 이전(2019년)과 대비해 10.7%p 올랐다. 이들은 전체 가계대출 중 절반 넘는 54.8%를 차지한다.

특히 20~30대 청년층 리스크가 두드러진다. 이들은 연령별 취약차주 비중이 6.6%로 가장 높다. 문제는 상환능력에 벌써부터 빨간불이 켜졌다는 점이다. 작년 1분기 5%이던 청년층 연체율은 연말 5.8%로 뛰었다. 다른 취약차주 연체율이 0.7%p 준 것과 대조적이다.

한국은행은 “대내외 여건 악화시 상환능력이 떨어지는 취약차주 중심으로 부실위험이 현재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최근 들어 20~30대 청년층 취약차주의 신용리스크가 여타 연령층에 비해 더 중대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힘 빠진 증시에 반대매매 하루 평균 180억원…신용거래융자 잔고 여전히 20조원대


금리가 오르며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했던 빚투족 피해도 커지고 있다. 증권사의 주식 반대매매 규모는 매달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 3월 하루 평균 148억원에서 지난 달 156억원, 이달 26일 기준 167억원이다. 2019년 코로나19 이전 대비(79억원) 2배 이상이다.

글로벌 긴축기조,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코스피 수익률이 추락한 영향이 크다. 코스피는 26일 기준 연초 대비 12.59% 내렸다.

개인투자자는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살 수 있다. 초단기외상인 미수거래다. 만약 주가가 내려 결제대금을 약정기간 내에 갚지 못하면 증권사가 보유주식을 강제 매매한다. 이를 반대매매라고 부른다.

문제는 주식을 팔아도 남는 미수금액이다. 이 금액에 대해선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이 붙는다. 주요 증권사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은 현재 9%대다. DB금융투자는 다음 달 2일부터 융자기간 91~350일 적용 이자율을 0.2%p 올린다. 이 경우 이자율은 9.71%로 10%대 진입을 목전에 둔다.

그러나 신용거래융자 이용은 크게 줄지 않고있다. 지난 26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1조6651억원이다. 전년 말보다 1조4000억원 가량 줄었다. 다만 여전히 20조원대를 웃돈다. 이 가운데 웃는 건 증권사다. 올 1분기 자기자본 기준 10대 증권사 신용거래융자 이자수익은 3693억원으로 전년 대비 8% 증가했다. 가장 큰 증가세를 보인 곳은 키움증권이다. 이자수익이 전년 대비 33.4% 올랐다.

자본시장연구원 김민기 연구위원은 “신용거래자는 매우 단기적이고 투기적인 투자행태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된다”며 “신용거래는 일종의 가수요이며 레버리지 수단으로써 투자자 효용과 주식시장 안정성에 양날의 검이 될 수 있어 과도한 사용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