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크라 전쟁] 보험사, "위험보장 보다 재무적 충격 크다"···채권금리 상승으로 재무건전성 '적신호'
- 전 세계 보험시장에 위험보장 및 재무 부분에 직·간접 영향 초래 - 인플레이션 압박에 따른 국채금리 상승은 보험사 자본 여력 감소 우려 - 보험영업과 자산운용의 환경변화 대응 전략 수립 필요성↑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한층 높아진 가운데 보험사들은 금리상승 등의 금융변동성과 그에 따른 2차 파급효과에 민감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6일 한상용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보험산업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 공급망 혼란,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를 초래하며 세계 경제에 불확실성을 가중시키고 있다"며 "보험업계는 항공기 억류 등 위험보장의 직접 손실 외에도 금융시장 변동성에 따른 자본 여력 감소 등 2차 충격이 미칠 수 있어 리스크 관리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면서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채권금리가 급등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장기채권 투자비중이 높은 보험사들이 보유한 채권 가격이 떨어지면서 재무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이 빠르게 하락해 정상적인 경영에 적신호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현재 장기화되고 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전 세계 보험시장에 위험보장 및 재무 부분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우선 이번 전쟁으로 인한 항공보험 피해 규모에 관해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지만 항공보험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손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대(對) 러시아 제재와 관련해 영국과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에 대한 항공기 대여 계약을 철회함에 따라 러시아는 유럽에서 대여해온 약 100억 달러 상당의 항공기를 억류했다.
이에 영국 보험회사 마쉬(Marsh)는 억류된 항공기를 회수할 수 없다고 가정할 경우 미국 9.11테러로 인해 보험업계가 감당한 손실보다 더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 2001년 9.11테러 이후 인재로 인한 전 세계 연간 보험 손실액이 100억 달러를 초과한 경우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이번 러시아의 항공기 억류 사태로 50억~60억 달러, 최악의 경우 100억 달러 내외의 손실액이 발생할 것이란 예상이다.
이같은 항공보험 외에도 이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해상보험, 운송보험, 수출신용보험, 사이버보험과 같은 보험에도 유사한 우려를 낳고 있다.
예를 들어 해상보험의 경우 서방 보험회사들은 러시아나 우크라이나 혹은 인근 국가로 향하는 화물운송에 대한 보험 판매를 취소하고 있다. 아울러 전쟁에 대한 위험 노출을 통제하기 위해 위험지역으로 인식되는 해상 영역을 지나는 선박에 높은 추가보험료를 요구할 수도 있다.
다만 이러한 재물보험에서는 통상 전쟁·내란·테러·폭동 등으로 인해 직·간접적으로 발생하는 손실이나 손해는 배제하는 것을 원칙으로 정하고 있어 전쟁면책조항이 성립하는지는 보험회사마다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보험산업에 우려되는 점은 금융시장 변동성과 그에 따른 2차 파급효과다. 전쟁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와 긴축 기조에 대한 부담으로 발생한 채권금리 상승은 보험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채권가격 하락과 지급여력비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 보험회사의 재무건전성 악화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전쟁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박은 미국 및 서방국가들의 긴축통화 정책을 이끌면서 전 세계적으로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국채 금리의 상승을 가져왔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해 말 1.5% 수준에서 지난 4월1일 기준 2.9%를 돌파하며 가파른 증가세다. 국내 국고채 10년물의 평균금리도 지난해 12월 2.04%에서 올 3월말 2.78%로 큰 폭 상승했다.
한 연구위원은 "위험보장의 경우 국내 보험시장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지만 전쟁으로 인한 경기침체와 금융시장의 변동은 국내 보험회사의 투자성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국내 보험회사의 자본은 채권 위주의 투자와 장기계약 비중이 높아 금리 변화에 민감한 만큼 이번 전쟁으로 초래된 금융변동성의 2차 충격으로 인한 영향을 주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