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전기통신사업법 통과로 법적 지위 인정 … 통합 방송법 규제는 언제쯤?

국회 과방위, OTT 법적 정의 규정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통과 세액공제 등 지원 가능해져 … 국내 업계 “환영” “OTT는 방송매체” … “통신 아닌 방송과 통합 규제해야” 지적도 “주먹구구 대응으로는 ‘중구난방’ 규제만 양산할 것”

2022-04-25     이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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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개정안 통과로 OTT·유료방송 업계로부터 ‘호평’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가 지난 22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 법적인 지위를 부여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과 유료방송 기술중립성 도입을 내용으로 하는 방송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비록 과방위가 넷플릭스에 망 사용료 지급을 강제하는 이른바 ‘넷플릭스 방지법’ 통과에는 실패했지만, OTT·유료방송 업계는 이번에 통과된 두 법안으로 산업 활성화가 가능해졌다며 환영하는 분위기다.

OTT 업계에서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에서 OTT를 전기통신사업법상 부가통신역무로 정의하며 법적 지위를 부여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마땅한 법적 정의가 없었던 OTT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함으로써 OTT 사업자에 대한 세액공제와 자율등급제 등 진흥정책이 가능해졌다고 보기 때문이다.

현행 조세특례제한법은 ‘방송 프로그램 및 영화’에 대해서만 영상 콘텐츠 제작 비용 세액공제를 규정하고 있어 그동안 OTT 사업자는 제작비 세액공제를 받지 못했는데, 이번 개정안으로 이러한 혜택의 법적 근거가 생겼다는 것이다.

또 케이블TV 업계에서는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도 유선인터넷(IP)망을 이용한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한 방송법 개정안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혔다. 개정안은 유료방송사업자가 전송기술을 자율적으로 선택·사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SO가 IP망을 활용할 근거를 마련했다. SO 업계에서는 이번 개정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IPTV와 경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 방지법(의 도입 실패)도 그렇지만 국회 전반기 막바지까지 깜깜이라 이번에도 넘어갈지 모른다고 했는데 통과가 돼 다행”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법적인 문제가 해소돼 경쟁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칭찬만 하기엔 갈 길 먼 방송법 … OTT는 방송? 통신?

하지만 방송·미디어 정책 분야에 산적한 과제들을 생각하면 이번 개정안 통과를 만족할 만한 입법 성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표적인 것이 OTT를 ‘통신사업자’로 보고 있는 전기통신사업법 문제다.

한국의 방송법 규제는 좋게 말하면 다층적이고 나쁘게 말하면 중구난방이다. 전통적인 방송 매체인 지상파 방송은 방송법의 규제를 받지만, 이외에 다른 매체는 각기 다른 법의 규율을 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IPTV가 등장하자 이를 방송법으로 포괄하지 못하면서 IPTV법(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사업법)을 만든 것을 들 수 있다. 이후 등장한 OTT는 상술한 대로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통신사업자로 규제되고 있다.

이러한 중구난방식 규제를 ‘수직적 규제체계’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러한 시스템에서는 ‘동일 서비스 동일 규제 원칙’이 지켜지지 못하는 문제가 필연적으로 발생하는데, 지상파 방송사들이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 업체에 대해 가장 큰 불만을 제기하는 부분도 이 지점이다. 지상파 방송이 적용받는 수많은 규제들이 OTT에는 하나도 적용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어떤 콘텐츠가 지상파 방송사에서 방송되는 동시에 OTT에도 제공될 경우 같은 콘텐츠임에도 다른 규제가 적용되는 상황도 발생한다.

일각에서는 OTT가 인터넷 망을 이용해 사용자와 쌍방향 소통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디어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 본질이 과연 방송과 다른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한국에서 가장 큰 방송사가 어디냐고 하면 넷플릭스가 떠오르는 지경 아닌가”라고 지적하며 “영향력은 큰데 방송이 아니라고 하는 건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OTT가 규제를 받지 않기 때문에 발생하는 여러 문제들, 가령 콘텐츠의 선정성이나 역사 왜곡 논란부터 법인세와 망 사용료 문제에 이르는 다양한 이슈들이 OTT에 대한 잘못된 법적 포섭에서 기인한다. OTT에 통신사업자의 성격이 있다 하더라도 콘텐츠를 제공하는 사업자라는 점에서 방송법의 규율을 받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규제가 그때그때 대응하는 ‘땜질 처방’식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나중에 전체적으로 보면 ‘미스’가 생기는 것”이라며 “같은 서비스라면 같은 선상에서 규제가 이뤄질 수 있도록 통합적으로 큰 그림을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OTT 업계에서는 이같은 규제 통합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국내 OTT 업계 관계자는 “OTT는 IT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서비스라는 것이 관련 업계의 시각”이라며 “국내 방송사업자와 같은 규제를 받는다면 납득하기도 어려울 뿐더라 글로벌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러한 우려가 근거 없는 것은 아니지만, 여전히 방송 콘텐츠를 제공하면서도 방송 사업자로서의 규제를 받지 않는다는 모순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방송통신위원회도 지난 2월 ‘글로벌 융합환경에 대응하는 시청각미디어 규제체계 개편방안’을 주제로 열린 정책토론회에서 “기존 방송법을 기반으로 IPTV와 OTT를 모두 포괄하는 ‘시청각미디어서비스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순한 규제 통합에서 더 나아가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기존의 낡은 정책적 틀을 벗어나 새로운 미디어 시장의 현실을 반영한 법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방송은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분야인 만큼 세밀한 조정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있다. 공영방송의 공익성과 민간 사업자의 자율성, 지상파 방송과 OTT의 다른 측면을 담아낼 수 있는 큰 그림이 필요한 시점이다. 새 정부와 함께 할 후반기 국회 과방위가 전반기의 아쉬움을 딛고 이러한 큰 그림을 과연 그려낼 수 있을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