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 과하다”… 공정위 상대 '행정소송' 맞불 놓는 유통업계
공정위, 대형유통업체 상대 시장제재 강화 쿠팡·홈쇼핑사 등 서울고등법원에 행정소송 제기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유통업계를 상대로 대대적인 ‘갑질’ 의혹 조사에 나선 가운데 업계는 행정소송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이목을 끌고 있다.
공정위가 지난해부터 시장제재를 강화하고 있지만 최근 행정처분 승소율이 감소하면서 소송전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공정위가 올해 시장경제를 위협하는 불공정행위에 엄정 대응한다고 밝힌 가운데 유통업계에 대한 행정처분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마트가 납품업자와 거래 과정에서 ‘대규모유통업에서의 거래 공정화에 대한 법률’(대규모유통법)’을 위반한 혐의가 사실인지 대대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특히 공정위가 플랫폼업체의 독과점 문제에 칼을 빼든 가운데 지난달 쿠팡, 11번가, 티몬 등 7개 플랫폼사에 전자상거래법 위반 행위를 적발하고 시정명령을 내렸다. 이중 쿠팡은 지난해 8월 LG생활건강 등 납품업체에 갑질한 혐의로 과징금과 함께 재발방지 명령을 받았다.
이외에도 지난해 12월에는 7개 주요 홈쇼핑사를 상대로 대규모유통업법을 위반했다며 41억4600만원 과징금을 부여하기도 했다.
이처럼 공정위가 시장제재 행정처분 강화에 나선 한편 업계는 행정소송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 최근 GS샵, 롯데홈쇼핑, NS홈쇼핑 등 6개 홈쇼핑사는 서울고등법원에 공정위의 제재를 취소해달라며 행정소송을 걸었다. 홈쇼핑 업계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과징금 규모가 과도하다는 이유다.
쿠팡도 지난 2월 서울고등법원에 공정위를 피고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납품업체 갑질 혐의로 32억9700만원 과징금을 부과한 공정위 결정에 불복한다는 취지다. 쿠팡은 앞서 공정의 심의에 이의신청을 제기했지만 공정위는 원심 그대로 처벌 수준을 유지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17일 <녹색경제신문>에 “최근 공정위의 행정처분이 보수화된 게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지만 유통업계에 대한 제재는 여전히 엄격한 편”이라면서도 “하지만 공정위의 행정소송 승소율이 많이 감소한 가운데 신뢰도가 하락하면서 업계의 불복 소송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실제 공정위에 대한 기업의 소송제기비율은 증가하고 있다. 공정위가 발표한 ‘2020년도 통계연보'에 따르면 ‘연도별 행정처분 관련 소제기율’은 2020년 기준 22.7%로 전년 대비 0.6% 증가했다. 소송제기율은 2013년까지 10% 초반대를 기록하다 최근 5년간 20%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공정위의 행정소송 승소율이 하락추세에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공정위가 기업과의 행정소송에서 완전 승소한 비율은 행정처분 '확정연도 소송결과' 기준 2020년 69.4%까지 하락했다. 또한 같은해 최종결과가 나지 않은 ‘계류중’ 사건 46건이 확정된다면 승소율은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주요 유통업체가 공정위 결정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선 가운데 올해 행정소송을 통한 갈등은 더 심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