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때보다 큰 불확실성”…금통위, 금리인상 단행할까

한은 오는 14일 4월 금통위 개최 물가 10년래 최고치·가계부채 감소세 최근 한미 기준금리 역전 우려 커

2022-04-11     김윤화 기자

오는 14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인상할지 여부에 관심이 모인다. 이번 회의에선 기존 물가와 가계부채 이외에 최근 가팔라진 미 긴축정책이 새로운 정책변수로 떠올랐다. 예상치 못한 미 중앙은행의 빅스텝(0.5%p) 인상 가능성에 한미 간 기준금리가 역전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메리츠증권 윤여상 연구원은 "밖으로 글로벌 금리 급등세가 진정되지 않고 있는데다 안으로는 신정부, 한은총재 교체기라는 정책불확실성이 크다"며 "국내 통화정책이 선제적으로 움직였다는 유리함이 있는 줄 알았지만 당장 쉴 것으로 예상한 4월 금통위도 걱정"이라고 전했다.


물가, 10년 래 최고치…尹 인수위 "특단대처 마련 강구"


한은이 가장 먼저 풀어야 할 과제는 물가다. 지난 달 국내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대비 4.1% 오르며 10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거리두기 완화에 따른 수요회복과 우크라이나 전쟁발(發) 원자재 가격상승 영향이 컸다.

이러한 흐름에 장바구니 물가로 불리는 생활물가지수가 전년대비 5.0% 오르는 등 가계 물가부담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고물가가 장기화되는 추세다. 한국은행은 5일 열린 '물가상황점검회의'에서 "물가 오름세가 상당기간 이어질 수 있다"며 "(주로 원자재가격 상승에) 당분간 4%대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며 올해 연간으로는 지난 2월 전망치 3.1%를 크게 상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원일희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수석부대변인은 6일 브리핑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인수위에) 특단의 서민물가안정대책을 마련해줄 것을 촉구했다"며 차기정부도 물가대응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특히 원 대변인은 "한은과 인수위가 (금통위가 끝난) 14일 이후에 비공개 간담회를 여는 것으로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며 한은측에 관련 대응도 주문할 전망이다.

이에 메리츠증권 윤여상 연구원은 "전년대비 4%가 넘어선 물가관련 인수위의 관심은 한은총재 공백에도 금통위에 부담요인일 것"이라며 "동결전망이 우세한 시장 입장에서는 인상 충격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가계부채 7개월 간 증가폭 감소했으나 "추가 조정 필요" 목소리도


한은의 정책결정 과정에서 물가 다음으로 중요한 축인 가계부채는 전년 하반기부터 증가세가 가라앉고 있는 모습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율은 지난해 7월(전월대비 10%) 정점을 지나 7개월 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비중이 가장 높은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도 지난 12월 마이너스 2000억원을 기록한 이래 3달 연속 감소세를 잇고 있다.

지난 해 금융당국의 대출규제 등의 영향으로 가계대출은 감소하는 모습이나 추가적인 조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크다.

이창용 한은 차기 총재 후보자는 1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주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보낸 가계부채 관련 질의에 "가계부채 증가 속도를 안정화하는 것은 시급한 정책과제"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한국은행이 금리 시그널을 통해 경제주체들이 스스로 가계 부채관리에 나서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금리인상을 통한 부채관리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한화투자증권 김성수 연구원은 "가계부채 증가율이 둔화되고 있지만 총재 후보자는 여전히 금융 불균형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답변했다"며 "민간 부채 관련 금리 인상 압력은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美 긴축기조 강화에 한미 기준금리 역전되나…외국인 자본유출 우려 제기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다음 달 개최 예정인 FOMC(연방시장공개위원회)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p 올리는 빅스텝 가능성이 높아지며 국내 통화정책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8월부터 미국보다 한 템포 빠르게 금리(총 0.75%p)를 인상하며 향후 이뤄질 미 긴축정책에 따른 자본유출에 대비해왔다. 통상 미국의 정책금리가 국내를 웃돌 경우 외국인 투자자금이 수익성과 안전성이 더 높은 달러자산으로 이탈되는 경향이 있다.

지난 6일 공개된 3월 FOMC 의사록은 "다수의 참석자들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계속해서 강화된다면 향후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0bp(1bp=0.01%p) 이상 인상하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하며 빅스텝 인상을 예고했다.

앞서 미 연준은 지난 3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p 한 차례 인상한 데 이어 올해 총 7회의 금리인상을 전망한 바 있다.  

다만 이러한 우려가 과도한 기우라는 분석도 있다. 메리츠증권 윤여상 연구원은 "올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한미 금리역전이 현실화되더라도 (과거와 같이) 이번에도 큰 일이 벌어지지 않는다는 의견은 동일하다"며 "한국 국채는 안전자산"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는 금통위에서 총리가 부재한 가운데 위원들이 금리결정을 내리는 것에 대한 부담이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창용 차기 총재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는 금통위가 끝난 19일 열릴 예정이다.

다만 한은측은 금통위는 합의제 의결기관으로 총재부재에 따른 차질은 없다는 입장이다. 이 후보자도 10일 관련 질의에 "통화정책은 합의제 의결기관인 금융통화위원회가 결정하는 것인 만큼 총재 공백 상황에서도 금융통화위원들이 금융·경제 상황을 잘 고려해서 차질없이 통화정책을 수행할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