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도 단통법 개정안도 효과 없다" … 코로나 효과인가? 휴대폰 유통, 대리점에서 온라인으로 이동

보조금 한도 30%로 상향해도 대리점 상황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 MZ세대 대리점보다 온라인 구매나 자급제폰 이용 선호 “과거보다 휴대폰 값 비싸져” vs. “과열 경쟁 사라지고 시장 안정돼”

2022-04-07     이준용 기자
이동통신사

파리 날리는 대리점 … 백약이 무효

“크게 영향은 없을 것 같아요. 재고가 그만큼 안 나간다는 뜻이니까...”

강변 테크노마트의 한 이동통신사 대리점주는 지난 5일 상향된 갤럭시 S22 보조금(공시지원금) 상향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동통신사들은 최근 갤럭시 S22 울트라에 이어 S22, S22 플러스 모델에 대한 공시지원금을 최대 50만원까지 인상했다. 갤럭시 S22 시리즈가 출시 2개월째를 맞고 있고, 게임 최적화 서비스(GOS) 관련 성능 저하 논란이 일면서 이미지 타격이 있었던 점을 고려한 ‘재고 소진’ 차원의 결정인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과도한 보조금은 역설적으로 오프라인 휴대폰 유통 시장이 그만큼 어렵다는 의미라는 분석이다. 코로나로 인한 온라인 거래의 확산은 이같은 현상을 더욱 부채질했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출시 후 시간이 지나면서 수요와 인기가 줄어드니 단말기 가격을 낮춰서라도 판매를 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대세’에는 큰 영향이 없을 전망이다. 애초에 통신사 할인을 이용하는 고객들은 대부분 선택약정할인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이동통신사에서 휴대폰을 구매하는 경우 할인을 받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공시지원금을 이용하는 방법과 선택약정할인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고가 요금제를 이용할수록 선택약정할인이 유리하다. 이번 보조금 상향은 공시지원금 인상을 뜻한다.

국회에 계류 중인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하 ‘단통법’) 개정안도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개정안은 대리점이 지급할 수 있는 추가지원금을 현행 15%(공시지원금 대비)에서 30%로 상향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공시지원금 자체가 적으면 큰 의미는 없다. 갤럭시 S22 발매 초기에 그랬던 것처럼 아예 공시지원금이 적게 책정되거나 애플의 아이폰과 같이 제조사의 지원금이 없는 경우 15%의 차이는 크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공시지원금은 제조사와 통신사가 함께 결정하고 나눠 부담한다.

MZ세대는 자급제폰, 알뜰폰, 온라인 구매 … 코로나 시대의 스마트폰 시장 변화

휴대폰 대리점의 어려움은 구조적 문제에 가깝다. 젊은 층일수록 통신사보다는 자급제폰이나 알뜰폰을 이용하는 경향이 있고, 통신사 할인을 받더라도 온라인 구매를 이용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가 발생한 후로 소비자들이 대면 접촉을 꺼리게 되면서 온라인 구매에 대한 선호도는 더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여기에 더해 외출이나 야외활동이 줄면서 휴대폰 파손도 줄어들어 휴대폰 교체 수요 자체가 감소했다고 보기도 한다.

자급제폰

컨슈머리포트 조사에 의하면, 2021년 하반기 휴대폰을 구매한 사람 10명 중 3명 이상이 자급제폰을 이용했다. 알뜰폰을 구매한 사람들은 10명 중 9명이 자급제폰을 이용했는데, 이는 사실 당연한 결과라고 보는 게 맞다. 알뜰폰은 통신 요금이 저렴한 대신 이동통신사와 같은 지원금을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애초에 알뜰폰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자급제폰을 함께 선택하게 되는 것이다.

자급제폰 구매 이유를 보더라도 자유로운 요금제 선택 및 통신사 변경이나 간편한 구매 과정, 통신사 매장 방문의 불편함을 꼽는 응답이 눈에 띈다. 이동통신사 대리점에서 휴대폰을 구매하고 싶지 않다는 이야기다.

젊은 구매자일수록 이런 성향은 더 강하게 나타난다. 지난해 알뜰폰 이용자 중 MZ세대에 해당하는 이들의 비율은 54%(10대 5%, 20대 24%, 30대 24%)로 전체 과반에 해당한다. 온라인에 익숙하고 코로나 시대에 적응한 젊은 세대일수록 대리점을 기피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과거보다 휴대폰 값 비싸져” vs. “과열 경쟁 사라지고 시장 안정돼”

대리점주들에게는 불행한 일이지만, 이러한 결과에 대해서는 긍정적 입장과 부정적 입장이 공존한다.

단통법 논란과 비슷한 양상인데, 부정적으로 보는 입장에서는 과거 지원금 경쟁이 치열하던 시기에 비해 개별 소비자 입장에서 휴대폰 값이 비싸졌다는 불만을 호소한다. 너도 나도 “0원 폰”, “공짜폰”을 광고하며 호객행위를 하던 시절에 비하면 가격이 일괄적으로 비싸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긍정적인 입장에서는 과거에 비해 과열 경쟁이 사라지고 시장이 안정됐다고 평가한다. 대리점의 난립이나 과도한 호객행위를 찾아보기 어렵게 됐고, 정보의 불균형으로 인한 소비자 간 구매가격 차이도 없어졌기 때문이다. 물론 음지에서 불법적으로 이루어지는 지원금 문제는 여전히 방송통신위원회 등 규제 당국과 이동통신사의 숙제로 남아있다.

어떤 입장을 취하든, 단통법과 코로나19의 시대에 소비자들이 과거보다 다양해진 선택지들을 활용해 나름의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구조적으로 시장의 변화가 불가피하다면 개별 대리점이 받는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연착륙 및 출구전략의 마련이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