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경쟁 본격화”…국내은행, 디지털 전문가 영입 총력

KB국민, 카이스트 교수 영입 우리금융, 74년생 디지털총괄 등용 신한금융, 내부 디지털인재 양성

2022-03-11     김윤화 기자

국내 시중은행들이 토스·카카오뱅크 등 빅테크 기업에 맞서 디지털 전문가 영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달 말 주주총회를 앞둔 은행들은 디지털 전문 사외이사를 추천하는가 하면 내부 전문가를 디지털 총괄 자리에 등용한 곳도 있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은행 창구가 텅 빌 만큼 금융권 트렌드가 너무나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비록 기술 측면에서 밀릴 지 모르나 시중은행은 장기간 다양한 고객군에 기반한 데이터로 빅테크와 충분히 승부를 겨뤄볼 수 있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 여성 디지털 전문가 등용…"빅테크 경쟁 대비"


KB국민은행은 10일 문수복 카이스트 공과대 전산학부 교수를 신임 사외이사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문 교수는 디지털·ICT(정보통신기술) 분야 전문가로 카이스트 정보보호 대학원장, 행정안전부 전자정부분과 정책자문위원 등을 역임해왔다.

국민은행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는 5번에 걸친 회의 등 엄격한 검증과정을 통해 문 후보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문 교수는 오는 24일 주주총회 의결을 거쳐 정식 선임될 예정이다.

KB은행 측은 "디지털 트렌드 및 빅테크 기업과의 경쟁이 가속화됨에 따라 은행의 플랫폼 역량이 핵심요소로 대두되면서 디지털·IT·ICT 분야의 전문적인 지식과 풍부한 경험을 보유한 문수복 교수를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선정하게 되었다"고 발탁배경을 밝혔다.

앞서 KB금융지주는 지난 달 디지털 분야 전문가인 최재홍 강릉원주대 멀티미디어공학과 교수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하며 디지털 경쟁에 전방위적으로 대비하는 모습이다.


우리금융, 74년생 디지털최고책임자 외부영입…신한DS, 최초 여성 CEO


다른 지주사들도 디지털 전문가를 영입하느라 분주하기는 매한가지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달 조직개편에서 그룹 디지털전략 전담 임원(CDO)으로 에이티커니 코리아 옥일진 전 부사장을 영입했다고 밝혔다.

옥일진 디지털부문 상무는 1974년생으로 보스턴컨설팅그룹(BCG) 등 주요 글로벌 컨설팅사 출신의 디지털 전문가다.

우리금융지주 관계자는 "최고디지털책임자(CDO)는 그룹 디지털 부문을 전체적으로 총괄하는 자리"라며 "치열한 디지털 경쟁환경에서 그룹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할 것"이라고 <녹색경제신문>에 전했다.

그런가 하면 외부영입에 의존하지 않고 디지털 교육을 강화해 내부인재를 등용한 곳도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지난 달 조경선 신한은행 부행장(디지털개인부문장)을 디지털 전문 계열사 신한DS 대표로 선임했다.

조 대표는 그룹사 첫 여성 CEO로 금융권 최초 여성리더 육성 프로그램 '신한 쉬어로즈(Sheroes)' 1기 출신이다. 또 신한은행 공채 1기 출신으로 30년 가까이 은행에서 근무하며 쌓은 현장역량이 강점으로 꼽힌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조 대표는 그룹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디지털 리테일 연계 사업을 이끌 적임자라고 판단했다"며 "ESG 측면에서 첫 여성 CEO라는 의미도 있다"고 <녹색경제신문>에 말했다.

관계자는 이어 "신한금융은 고려대 디지털금융공학 석사과정 등 디지털 전문교육을 확대해 자체 인재양성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러한 노력을 통해 디지털 전문인력 비율을 꾸준히 높여갈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