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관대출도 있는데"···보험계약자, "급전 마련에 카드론 먼저"

- 보험계약대출 보다 카드대출·신용대출로 현금 확보 비율↑ - 고금리 대출 이후 보험계약 해지 시 재무건전성 악순환 - 해지 청구 시 보험계약대출 등 유지지원제도 적극적 안내 필요

2022-03-10     윤덕제 기자

 

가계대출 증가세가 확대된 가운데 재무적 곤경에 처한 보험계약자는 보험계약 해지에 앞서 카드론 등을 통해 현금을 우선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계약을 유지하면서 급한 자금을 구할 수 있는 보험계약대출(약관대출)에 대한 안내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0일 박희우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험계약 해지 전 소비자 신용활용 행태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보험 소비자는 보험계약 해지에 앞서 현금 확보를 위해 주로 카드, 은행업권에서 담보가 필요치 않은 카드대출이나 신용대출을 받았다"며 "보험회사는 보험계약 유지지원제도에 대한 안내를 강화하고 보험계약 해지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자가 보험을 중도에 해지할 경우 보험료 완납을 기준으로 설계된 보험상품 특성상 해지환급금이 납입금액 보다 적거나 향후 동일 보험으로 재가입이 거절될 수 있어 소비자 피해가 우려된다"며 "보험계약을 해지하는 것보다는 우선 보험계약을 유지할 수 있는 보험계약대출로 자금을 융통하거나 '보험료 납입유예 기능', '감액제도' 등을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최근 가계대출은 확대되고 기준금리 상승, 인플레이션 가속화 등으로 향후 가계 사정이 어려워질 경우 보험계약 해지가 증가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통상 보험계약 해지의 원인은 실업, 가계대출 증가 등으로 소비자의 지출능력이 감소하거나 금리와 물가 상승으로 다른 금융자산에 대한 투자 기회 확대로 보험금의 실질가치가 하락할 때 증가한다.

가계대출은 지난 2019년 이후 상승세가 꾸준히 확대됐고 기준금리는 올해 1월 1.00%에서 1.25%로 높아졌다. 소비자물가상승률 역시 지난 10월 이후 전년 동월 대비 3%대를 나타내며 한국은행 목표치인 2.0%를 넘어섰다. 

이와 함께 지난 2월 18일부터 사전에 비대면 보험계약 해지를 선택하지 않았더라도 비대면 해지가 가능해져 소비자의 보험계약 해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이다.

박 연구위원에 따르면 보험계약을 해지한 경험이 있는 소비자는 해지 전 현금 확보를 위해 주로 카드·은행업권에서 담보가 필요치 않은 카드대출, 신용대출 등을 이용했으며 보험계약대출을 실행한 비율은 높지 않았다.

보험계약을 해지 전 보험가입자의 13.6%는 현금서비스를 받은 경험이 있었으며 이어서 신용대출(8.8%), 카드론(7.6%)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보험계약대출을 이용한 소비자 비율은 0.1%에 불과했다. 

또한 연령이 낮을수록 보험계약 해지 전 은행 신용대출을 늘린 비율이 높았고 연령이 높을수록 고금리 카드론을 많이 늘렸다.

이는 고연령층은 급한 생활자금에 대한 수요로 인해 금리가 높지만 빠른 현금 확보가 가능한 대출상품을 선호하고 저연령층은 생활자금 외에도 투자자금 마련 등을 위해 금리가 낮은 대출을 우선적으로 실행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박 연구위원은 "소비자들은 보험계약 해지 전 주로 금리가 높거나 만기가 짧은 대출을 늘리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대출 실행 후 소득 증가가 없을 경우 가계 재무상황이 다시 곤경에 빠지고 보험계약 해지가 추가적으로 나타나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보험계약 해지 전 보험계약대출을 실행하는 소비자는 많지 않은 것으로 보여 소비자는 보험계약대출을 활용해 보험계약 해지 시 발생하는 비용과 대출이자 부담을 절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보험회사는 소비자의 보험계약 해지 청구 시 보험계약대출과 더불어 중도인출, 보험료 납입 일시중지, 보험가입금액 감액 등 보험계약 유지지원 제도에 대한 안내를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