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지배구조] 마켓컬리가 '관료' 출신 사외이사로 새판 짜는 이유는?
컬리, 공정위·금감원 출신 사외이사 선임 관료 출신 사외이사, 감시 기능 퇴색 우려도
마켓컬리가 공정위, 금감원 관료 출신 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면서 그 배경에 이목이 집중된다. 컬리 측은 “전문 인력을 보강하기 위한 차원”이란 설명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그간 혁신기업을 표방해온 마켓컬리인 만큼 권력형 사외이사 선임이 아쉽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마켓컬리 운영사 컬리가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 금융감독원(금감원) 출신 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그간 투자사 출신 인사를 선임해온 컬리인 만큼 관료출신 사외이사 재편은 이례적이란 평가다.
먼저 새롭게 선임된 김석호 사외이사는 제31회 행정고시를 통해 공직에 입문한 후 공정위에서만 20년 이상 근무했다. 김 사외이사는 2009년 공정위 대변인을 거쳐 카르텔조사국장, 기업거래정책국장, 상임위원을 역임한 공정거래 분야 전문가다.
이영호 신임 사외이사는 전 한국증권선물거래소(현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 출신이다. 이 전 위원장은 금융감독원 전신 증권감독원 공채 1기 출신으로 증권감독국장, 증권담당 부원장보 등을 역임했다.
컬리는 지난달 사외시아 3인 체제를 사외이사 2인 및 기타비상무이사 1인체제로 개편하고 “지난해 이사회에서 결정난 사실”이라며 “상장을 준비하면서 상장사 요건을 갖추기 위해 전문인력을 재정비하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비상장사 컬리는 그간 외부 자본투자와 더불어 투자사 출신 사외이사 영향력이 컸다. 실제 2019년부터 중국 투자사 영향력이 커지면서 당시 마켓컬리 사외이사 이사 3명 중 2명은 중국 투자사 측인사로 채워질 정도였다. 하지만 올해 마켓컬리 상장이 임박한 가운데 컬리는 권력기관 사외이사 재편을 통해 정부 규제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혁신기업을 표방해온 마켓컬리인 만큼 업계의 관료출신 사외이사 선임 관행을 따른점은 아쉽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통상 상장기업은 정부 부처 고위 관료출신인 소위 ‘권력형 사외이사’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정부 부처 관료와 밀착 관계를 형성해 대외 규제를 방어하려는 경영 전략이다.
실제로 대신지배구조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상장사 사외이사 240명 중 27.9%인 67명은 정부 부처 감독기관 혹은 사법기관 등 권력형 사외이사로 나타났다. 2019년(30.2%)에 비해 비중은 줄었지만 여전히 사외이사 10명 중 3명은 정부 부처 관계자로 채워지고 있는 것.
권력형 사외이사는 대관업무 효율성을 제고하는 반면 전형적인 정경유착의 뿌리로 작용할 여지도 있다. 특히 전문 기업경영인 대신 정부 기관 출신 사외이사가 주요한 자리를 차지하면 전문성 결여 문제도 제기된다. 최근 ESG경영 일환으로 기업지배구조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면서 권력형 사외이사 체제가 비판 받는 이유다.
한 민간경제연구소 관계자는 8일 “사외이사는 본래 기업내부에서 경영진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역할”이라면서 “하지만 관료 출신 사외이사가 집중 선임되면서 사실상 정부부처와 대관업무를 위한 기능으로 의미가 퇴색되는 건 아쉽다”고 <녹색경제신문>에 전했다.
이에 관해 마켓컬리 관계자는 "스타트업 같은 경우 투자사 사외이사를 선임하다보니 마켓컬리도 그간 70,80년대생 위주로 사외이사가 꾸려졌다"면서도 "하지만 상장을 앞두고 미리 리스크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이력있는 업계 전문가를 선임하게 됐다"고 8일 <녹색경제신문>에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