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에 최고 물가상승률, 정부 칼 빼 들었지만…

식품류 소비자물가 상승률 OECD 회원 중 8위 농림축산식품부, 5개 식품업체에 가격인상 자제 요청 일각 "근본적인 식량 자급률 제고 필요"

2022-01-18     이용준 기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0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정부가 밥상물가를 잡기 위해 칼을 빼 들었다. 부처책임제를 도입하는 한편 식품업계에 물가안정을 위한 협조 요청을 단행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단기적인 체감물가 보다 장기적인 해결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사진=픽사베이]

물가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해 11월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0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식품류는 OECD 37개국 중 39년 만에 최고물가 상승세를 보이는 미국에 이어 8위를 기록할 만큼 가파르다는 분석이다.

농수산물과 유가부터 시작된 물가상승세가 전반적인 식품까지 번지자 정부가 밥상물가 잡기에 나섰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7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식품기업 간담회를 열고 물가안정을 위한 협조요청을 단행했다. 회의에는 농심, 대상, 오뚜기, CJ제일제당, SPC 등 5개 식품기업이 참여했다.

이번 회의는 본격적인 애그플레이션이 임박한 가운데 연쇄적인 식품물가 상승 고리를 선제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현재까지는 극단적인 식품가 인상은 없지만 국제곡물가격 상승세가 심상치 않은 만큼 향후 인상 가능성은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실제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4개월 연속 상승해 10년 5개월만에 최고치를 갱신했다.

이에 정부는 단기적인 세액 공제, 금융지원과 함께 식품 가격 인상 자제를 요청했다고 알려졌다. 이외에도 앞서 정부는 부처별로 물가책임을 묻는 ‘부처책임제’를 도입해 중장기적인 물가상승 대안책 마련에도 나서고 있다.

다만 현재 물가상승세가 국제 원자재 가격 인상과 글로벌 공급망 차질에서 비롯된 만큼 장기적인 가격인상세를 막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18일 <녹색경제신문>에 “시장 눈치도 있고 정부의 정책기조에 따라 당분간 식품가 인상세는 안정적일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현재 물가상승 원인이 국내 내부가 아닌 외부에 있는 만큼 장기적인 전반적인 식품가 인상을 규제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단기적인 미봉책을 넘어 근본적인 대책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국내 곡물 수입 의존도 높은 만큼 자급률을 높여 장기적인 물가안정을 도모하자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 민간경제연구원 관계자는 18일 “현재까지 국내 식량 문제는 공산품 수출을 통해 농산물 수입을 확대하면 된다는 낙관주의론을 전제로 정책방향이 설정됐다”며 “식품물가뿐 아니라 전반적인 농수산물 물가상승은 구조적인 문제인 만큼 단기적인 미봉책 보다 농수산물 자급률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해결돼야 한다”고 <녹색경제신문>에 전했다.

실제 쌀을 제외한 밀 옥수수 등 국내 곡물자급률은 3~4%대로 알려졌다. 또한 2020년 기준 국내 곡물 수요량 1719만 톤 중 국내 생산량은 54.8만 톤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수입곡물가격이 10% 상승하면 국내 소비자물가는 0.39% 오른다. 이에 따라 국내 농산물 자급률을 높여 국제 곡물가 협상력을 높이고 전반적인 식품가격 인상세를 막자는 목소리가 더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