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입문턱 낮춘 미니보험사, 설립은 '감감무소식'···"활성화 위해 규제 더 완화해야"
- 자본금 요건 낮춘 '소액단기전문 보험업', 6개월 간 인허가 신청 없어 - 지급여력규제 등은 종합보험회사와 동일해 운영 부담 높아 - 진입 요건 외 운영부담과 국내 환경 고려한 규제 완화 필요성 대두
금융당국이 소액단기전문 보험사의 진입 문턱을 대폭 낮췄지만 제도 신설 이후 신청업체가 하나도 없어 활성화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7일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금융당국이 신규 사업자의 보험산업 진출을 돕기 위해 '소액단기전문 보험업' 제도를 도입했으나 6개월이 지난 이달 5일까지 인허가 신청은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액단기전문 보험업' 제도는 보험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소액·간단보험을 취급하는 사업자의 시장 진입을 촉진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를 위해 300억원이 필요한 자본금 요건을 20억원으로 대폭 완화한 것이 골자다.
노건엽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험산업의 혁신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새로운 시도를 하는 보험회사의 진입이 확대될 필요가 있고 이러한 취지로 마련된 소액단기전문 보험업이 활성화돼야 한다"며 "국내 소액단기전문 보험업 제도는 자본금 요건은 완화됐지만 여타 요건이 종합보험회사와 동일해 진입 이후 운영 부담이 높은 상태이므로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손해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소액단기보험은 저렴한 보험료와 짧은 보험기간 때문에 사업자 입장에서는 수익을 내기 쉽지 않은 상황"라며 "자본금 요건을 제외한 다른 인허가 요건을 기존 보험사와 같은 조건으로 구축한다는 것 역시 새롭게 시장에 진입하기에는 큰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소액단기전문 보험업 제도는 자본금이 완화되는 대신 일부 보험종목은 취급할 수 없으며 보험기간은 1년, 보험금 상한액은 5000만원, 연간 총 수입보험료는 500억원으로 제한됐다.
장기보장인 연금보험 및 간병보험과 자본이 많이 필요한 자동차, 원자력 보험 등을 제외한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중 책임·비용·동물·도난·날씨·유리보험과 제3보험인 질병보험 및 상해보험이 취급 가능하다.
이에 노 연구위원은 일본 소액단기보험회사는 지난 2006년 제도 도입 이후 꾸준히 증가해 2020년 기준 110개사가 다양한 상품을 공급할 정도로 활성화돼 있어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10년간 일본 소액단기보험 수입보험료는 연평균 9.7%, 보유계약은 연평균 8.5% 성장했다.
일본 소액단기보험회사는 기존 보험회사뿐만 아니라 부동산, 관혼상제, 의료, 요양, 여행, IT 등 다양한 업종의 회사에 의해 매년 꾸준히 설립되고 있으며 일부 회사는 합병되거나 손해보험회사로 발전하기도 했다.
또한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보장수요에 대응해 고독사 보험, 집단 따돌림 문제 발생 시 변호사 비용을 보상하는 보험, AI로 스마트폰 이용 습관을 파악해 보험료에 반영하는 스마트폰 수리비용 보험 등 다양한 보험도 등장했다.
이러한 일본 소액단기 보험업이 활성화된 원인으로 금융당국이 자본금 요건 등 진입 규제뿐만 아니라 상품 심사, 외부 감사, 지급여력규제, 계약자보호제도 등 다양한 측면에서 종합보험회사에 비해 완화된 기준을 적용함으로써 소액단기보험회사의 운영 부담을 완화시켰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노 연구위원은 "소액단기보험회사의 진입 활성화를 위해서는 진입 요건뿐만 아니라 진입 이후 운영 부담과 국내 환경을 고려해 지급여력제도, 계약자보험제도 등을 완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소액단기보험회사의 부실 위험 관리를 위해 운용자산은 예금, 국채, 지방채 등 유동성이 높고 안전한 자산으로만 운용하도록 제한하는 등의 안정성을 높이고 경영상태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