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연동국채, 치솟는 물가에 자금유입 급증…"금리인상 기조에 투자 유의"

-지난해 美 물가채 펀드 700억 달러 유입 -韓 물가채 ETN 수익률, 코스피 뛰어넘어 -전문가, "기준금리 인상기조에 주의"

2022-01-05     김윤화 기자

각국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는 가운데 국내외 물가연동국채 펀드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금융정보업체 EPFR 글로벌에 따르면 미국 물가채 펀드에 약 700억 달러(약 83조원)가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지난해 물가채 ETN(상장지수증권)을 처음 출시하는 등 이러한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물가연동국채는 소비자물가지수(CPI) 증가율에 비례해 원금과 이자가 함께 오르는 채권으로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플레이션 헤지수단으로 주목 받는다. 개인 투자자의 경우는 특히 해외 물가채에 대한 직접투자가 어려운 만큼 이들 종목을 묶은 상장지수펀드 또는 증권(ETF·ETN)를 주로 찾는 분위기다.


美, 물가 1982년 이래 최고치…물가연동채 ETF도 주목


미국의 물가상승률은 매달 고점을 경신하는 중이다. 지난해 단 한 차례도 상승세를 내준 적이 없다. 지난달 미국 노동통계국(BLS)이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6.8% 증가해 1982년 이후 39년래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이러한 물가상승은 글로벌 공급난, 에너지·원자재 가격 상승 등 주로 공급측 요인으로부터 촉발됐다. 그러나 음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도 전년 대비 4.9% 올라 30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단기적인 공급요인에 한정되지 않은 전반적인 물가상승기조를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 미국 물가연동국채(TIPS·Treasury Inflation Protected Securities)로 흐르는 펀드자금도 함께 늘어났다.

미국 자산운용사 뱅가드가 운용하는 VTIP(Vanguard Short-Term Inflation-Protected Securities ETF)은 5년 이하 단기 물가연동국채에 투자하는 ETF다. 펀드는 지난 한 해 동안 약 100억 달러가 유입(약 11조원)됐는데 이는 전년대비 약 네 배 가량 늘어난 규모다.

3일 기준 ETF의 순자산은 약 540억 달러이며 1년 수익률은 5.36%다. 같은 기간 5년 이하 만기 미국 국채에 투자하는 뱅가드의 BSV(Vanguard Short-Term Bond ETF)가 1.09% 하락한 모습과 대조적이다.

국내 증시에도 최근 미국 물가채에 투자하는 ETN이 등장해 주목 받는다. 메리츠증권이 운용하는 '메리츠 미국 인플레이션 국채 ETN(H)'는 10년 만기 TIPS 3종목을 추종한다. 4일 기준 6개월 수익률 5.26%를 기록했다.


국내 물가연동국채 ETN도 각광…"금리인상 기조에 투자 주의"


미국과 비슷한 배경으로 국내 물가도 최근 급등하고 있다. 지난달 말 통계청이 발표한 '12월 및 연간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작년 소비자물가 지수는 102.50p로 전년대비 2.5% 상승했다. 2011년(4.0%) 이후 10년래 최대 상승 폭이다.

이러한 추세에 국내 물가연동국채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늘어났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6월 국내 물가연동국채(KTBi) 3종목을 추종하는 '메리츠 인플레이션 국채 ETN'을 국내 최초로 출시했다. 해당 ETN은 4일 종가 기준 6개월 수익률 3.69%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9.23% 하락한 코스피 대비 우수한 성과다.

향후 글로벌 공급난 장기화, 원자재 가격 상승 등 공급측 요인에 더해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에 따른 내수시장 회복에 국내 물가상승 압박은 가중될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발표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에서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경기회복과 함께 수요측 물가상승압력이 높아지면서 상당기간 물가안정목표(2%)를 상회할 것"이라며 "올해보다 다소 낮아지겠으나 2%대의 상승률을 이어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이러한 물가를 잡기 위해 국내외 중앙은행에서 기준금리를 올리는 등 긴축재정에 들어간 점에 주의해야 한다. 이러한 정책효과가 효과적으로 작용할 경우 물가가 하락하고 그에 따른 수익률도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리인상 등 각국 긴축기조에 이전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그럼에도 여전히 높은 물가전망을 고려할 때 투자 매력은 유효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