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플랫폼, 식자재 B2B사업 확대… 골목상권 침해 논란은 해결과제
전국중소유통상인협회 "동반위 조사 진행 중, 사업철수 지속 요구할 것" 이성원 한상총련 사무총장 "스마트물류화, 플랫폼 등 소상공인 자생력 강화 필요"
최근 온라인 배달 플랫폼기업도 식자재 기업간거래(B2B) 사업에 뛰어드는 가운데 요기요도 본격적인 식자재 배송 서비스를 선보였다. 다만 식자재 납품업은 그간 중소상인의 입김이 강했던지라 골목상권 침해 논란은 해결과제로 지목된다.
식당 등 외식업계에 식자재를 납품하는 기업간거래(B2B) 사업은 그간 소상공인들의 영역이었다. 하지만 최근 배민, 쿠팡 등 배달플랫폼 업체도 식자재 유통사업에 진출하면서 기존 중소유통업자들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6일 배달플랫폼 앱 요기요는 ‘요기요 알뜰쇼핑’에서 식자재 배송 서비스 ‘싱싱배송’을 선보였다. 요기요는 싱싱배송을 통해 식자재 취급 품목을 확대하고 기존 입점 점주 외에 신규 고객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그간 상온, 냉동 보관 식품에 한정된 식자재 품목을 야채, 과일, 육류 등 농축산물 전반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가장 많은 식자재 품목을 취급하는 배달플랫폼은 배달의민족(배민)이다. 배민은 지난 2017년 4월 ‘배민상회’를 선보이며 B2B 식자재 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배민상회는 일찍이 입점 점주 외에 자영업자 전반을 대상으로 식자재를 비롯한 MRO(Maintenance, Repair, Operation) 상품을 저가에 납품하면서 입지를 넓혀왔다. 현재 배민상회가 취급하는 품목은 1만7000여 개로 2017년 출시 당시(400개) 보다 40배 이상 증가했다.
쿠팡도 지난 7월 ‘쿠팡이츠딜’을 정식 출범하고 식자재 B2B 사업 진출을 본격화했다. 쿠팡이츠딜은 유통기한이 임박한 식자재를 최대 50% 할인판매하는 ’패밀리 마감세일’까지 운영하며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처럼 온라인 배달플랫폼이 오프라인 식자재 B2B사업까지 넘보는 이유는 시장침투 잠재력이 높기 때문이다. 현재 식자재 납품업 유통시장은 90% 이상 오프라인 중소 도매업자가 운영하고 있으며 대기업 진출 비중은 10% 안팎이다. 또한 식자재유통업 자체가 진입장벽이 낮은데다 배달업체의 기존 배송 인프라와 플랫폼을 활용하면 진출도 용이하다.
골목상권 침탈 문제 이슈화, 사업확대 속도 더딜 수도
다만 식자재 B2B사업이 전통적으로 중소상공인의 영역이었던 만큼 배달 플랫폼 기업들의 사업확장이 어려울 것이란 주장도 제기된다. 최근 플랫폼 기업의 골목상권 침투 문제가 커진 가운데 중소상인들의 저항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국 중소 식자재유통업 종사자들로 구성된 ‘전국중소유통상인협회’는 지난 10월 “식자재납품업에 대한 중소기업적합업종 신청서를 동반성장위원회(동반위)에 접수했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 향후 3년간 대기업의 사업 진출 내지는 시장확대가 어려워지며 3년 연장 적용도 가능하다.
배재홍 전국중소유통상인협회 총괄본부장은 7일 “현재 동반위에 접수는 완료된 상태고 쿠팡과 배민 쪽에 조사를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며 “중소상인 측과 기업 쪽 실태조사가 필요하며, 결과도출까지 시간이 걸리겠지만 계속 사업 철수를 요구할 것”이라고 <녹색경제신문>에 전했다.
일각에서는 문제의 핵심은 온라인 플랫폼기업의 오프라인 시장 침투가 아니라 시장독점에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플랫폼기업의 진출 제한을 넘어 중소상인의 온라인 역량을 강화하는 게 근본적인 해결책이란 지적이다. 대부분 오프라인으로 운영되는 식자재 물류망을 온라인 전환하면 유통마진이 줄고 판매가도 저렴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쿠팡이츠딜이 취급하는 식자재 품목은 일반 판매가에 비해 40% 가량 저렴하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플랫폼업체의 시장독점은 문제지만 온라인유통 자체는 유통구조를 단순화하고 물가안정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며 “중소기업적합업종 지정 기간 동안 중소상인의 온라인 유통역량을 확대하고 동등한 시장경쟁을 독려할 필요가 있다”고 7일 전했다.
이에 관해 이성원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사무총장은 “적합업종 기간 동안 중소상인들도 자생력을 기르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스마트물류화나 수수료가 저렴한 플랫폼 입점 등 자체적인 물류망 확대를 위한 다양한 방법들을 논의해나갈 것”이라고 7일 <녹색경제신문>에 전했다.
배재홍 전국중소유통상인협회 본부장은 “중소 납품 업자들도 물류환경의 변화를 따라갈 수 밖에 없다”면서 “공공플랫폼이나 대규모 거점별 물류센터 설립, 협동조합 선정 등 조직체계 변화가 필요하며 학계의 의견을 받으면서 정부와 논의를 통해서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한국식자재유통협회(KDFA)에 따르면 국내 식품유통 시장규모는 약 205조원이며, 이중 B2B 식자재 유통시장은 55조원에 달한다. 배달업체가 포화상태인 B2C 사업의 돌파구로 식자재 B2B사업에 성공적으로 공략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