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 역대급 적자로 '시름'···보험사, "순익 급증에 제 목소리 못 내"

- 보험업계 올해 실손보험 손실액 3.5조원 넘을 듯 - 비급여관리 부실, 소수이용자 도덕적 해이 등 영향 - 지속가능성 위해 보험료 인상 불가피, 순익급증은 부담

2021-11-29     윤덕제 기자

 

올해 역대급 순익을 기록하고 있는 보험사들이 실손보험에서는 역대급 손실로 시름하고 있다. 실손보험만 들여다보면 내년도 보험료 인상이 절실하지만 올해 순익이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어 보험사들은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모양새다.

29일 손해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실손보험은 비급여 진료에 대한 체계적 관리가 미흡한 상태에서 일부 의료기관 및 소수 이용자의 도덕적 해이로 손실이 눈덩이 처럼 불어났다"며 "실손보험 상품의 지속가능성까지 악화되고 있는 만큼 보험료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올해 보험사들의 순익 규모가 큰 폭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보험료 인상에는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최근 금리 변동성이 확대되고 코로나19 장기화 등으로 보험사들의 영업여건 및 투자환경의 어려움은 지속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실손보험은 올초 보험료를 인상했지만 적자 폭은 되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9월말 기준 손해보험업계 실손보험 손실액은 1조969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0.4% 증가했다. 통상 연말이 다가올수록 발생손해액이 늘어나는 추세를 감안하면 올해 손해보험사들의 손실은 약 2조9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생명보험업계를 합친 보험업계 전체로는 약 3조6000억원 적자로 추산된다.

이에 지난 2018년부터 올해까지 실손보험 누적 손실액은 약 9조원으로 불어나면서 10년 전 30여 곳에 달하던 실손보험 판매 보험사 중 절반 이상은 현재 판매를 중단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런 눈덩이 적자 원인으로 과잉 의료에 대한 통제장치 부족과 비급여 진료에 대한 일부 계층의 도덕적 해이 등을 꼽고 있다.

실제 백내장 수술은 과잉진료 탓에 올해 보험금 청구금액이 1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되면서 실손보험의 지속가능성까지 훼손하고 있다.

10개 손해보험사의 올해 상반기 백내장 관련 보험금이 전년 같은 기간 보다 58.2%나 급증한 481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18년 2490억원에서 지난해에는 6374억원으로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다.

이는 손해보험의 전체 실손보험금에서 백내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 2016년 1.4%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에는 6.8%를 차지하며 지난 4년 동안 4.8배나 급증한 수치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같은 백내장 수술 관련 보험금 급증은 일부 안과 병의원이 비급여 항목인 검사비나 다초첨 렌즈삽입술비 등을 높여 비용을 과다하게 책정하는 등 도덕적 해이가 심각해진 탓이라는 분석이다.

한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 백내장수술의 과잉진료 사례는 높은 실손보험 손해율의 주범인 비급여 관리가 부실한 전형적인 모습"이라며 "실손보험의 지속성을 위해 보험금 누수가 큰 비급여 항목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와 공·사간 협력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보험사들은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연간 순익 규모를 넘어서는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외부활동이 자제되면서 자동차보험과 장기보험 손해율이 개선되고 주가·금리 상승에 따른 우호적 금융환경이 이어진 덕분이다.

생명보험사들은 올해 3분기까지 3조691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둬 전년 동기 대비 17.8% 증가했으며 손해보험사들은 같은 기간 62.6% 급증한 3조939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