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폭증', "국토부도 자유로울 수 없어"···"주택정책 등 종합적 시각에서 접근 필요"
- GDP 대비 가계부채비율 104.2%, 1년전 보다 6.0%p 상승 - 주택가격 안정돼야 가계부채 연착륙 가능 - 가계부채 규모 보다 차주상환능력 점검이 최우선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는 가계 부채 문제와 관련해 국토교통부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의견에 제기됐다.
16일 유성훈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주요국 가계부채 조정 사례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OECD 주요국 사례에서 주택가격 조정 없이 가계부채가 조정된 사례는 없어 기본적으로 주택가격이 안정돼야 가계부채 연착륙이 가능하다"며 "가계부채에 대한 대응은 금융당국의 노력만으로는 어려우며 주택가격을 하향 안정화시킬 수 있는 주택정책과 공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가계부채 문제는 한은, 금융위, 금감원, 기재부 모두의 책임이라고 언급했는데 여기에 더해 국토부 역시 가계부채 문제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과도한 가계부채로 인해 향후 금리인상 시 가계의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소비가 위축되면 전체 경제 성장의 발목이 잡힐 수 있다"며 "부동산 투자를 위해 부채 감당능력이 한계에 다다른 계층의 경우 이미 과도한 가계부채에 따른 소비위축 문제를 겪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국제금융협회(IIF)의 세계 부채(Global Debt)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세계 37개 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 부채 비율에서 한국이 104.2%로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홍콩(92.0%), 영국(89.4%), 미국(79.2%), 태국(77.5%), 말레이시아(73.4%), 일본(63.9%), 유로지역(61.5%), 중국(60.5%), 싱가포르(54.3%)가 10위 안에 포함됐다.
특히 조사 대상 국가 가운데 가계 부채 규모가 경제 규모(GDP)를 웃도는 경우는 우리나라가 유일했다. 한국의 가계 부채 비율(104.2%)은 1년전 같은 기간(98.2%)과 비교해 6.0%p나 높아졌는데 이같은 오름폭도 다른 모든 나라를 웃도는 1위였다.
유 연구위원은 "가계부채 증가는 주택가격 상승과 동반되고 주택가격 하락이 가계부채 조정에 선행한다는 측면이 있다"며 "최근의 가계부채 증가세가 확대된 것은 저금리의 영향도 있지만 주택시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주택가격과 가계부채 수준이 높은 상황에서 물가 불안으로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지면 가계 및 금융시장에 충격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이런 금융 불안으로 이어지지 않기 위해선 가계부채 수준이나 주택가격 그 자체에 대한 억제보다는 미시건전성 및 거시건전성 규제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우리나라의 경우 2019년 현재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수준이 190.6%로 OECD 주요국 중 매우 높은 편이지만 그동안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등이 엄격하게 시행돼 왔기에 금리 상승이 금융 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금리 상승으로 인한 주택 가격 하락이 가계의 채무상환능력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선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 연구위원은 "향후 금리상승으로 인한 주택가격 하락이 가계부채 부실 확대를 통한 금융불안으로 이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가계부채 규모 그 자체에 대한 규제보다는 차주의 상환능력에 대한 점검이 최우선시 돼야 한다"며 "가계부채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각종 통화정책 등은 개별정책이 갖는 부작용 및 정책 간 충돌 가능성 등이 늘 존재하기 때문에 주택정책을 포함한 종합적인 시각에서 균형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