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은행의 불편한 동거…“제휴고객 늘어나도 주거래 안하면 꽝”

- 제휴 마케팅 유입 고객 중 주거래 전환 비중 5.5% 불과 - 빅테크 지불 수수료 고려하면 제휴마케팅 비용 매우 높아 - “은행권, 빅테크와 상생하며 자체 플랫폼 경쟁력 집중해야”

2021-11-09     조동석 기자

기존 금융기관은 빅테크와 경쟁을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주장한다. 비슷한 영업을 하면서도 규제가 덜하다는 의미다. 그래도 금융기관은 빅테크와 협업을 시도한다. 왜?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상위 10대 저축은행의 유입경로별 신용대출을 보면 플랫폼 대출이 2019년 871억원에서 올 7월 2조3080억원(전체의 18.9%)이 됐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김지현 연구위원은 ‘빅테크와 은행의 협업 확대 필요성’ 보고서에서 “저축은행은 빅테크를 통해 유입된 신용대출이 급증했다. 점포 수와 고객유인이 적은 저축은행의 생존을 견인했다”며 “금융사 자체 채널만으로 금융상품 판매가 제한적이기에 비대면 상품 판매를 위한 빅테크와 마케팅 제휴는 다양한 금융상품으로 확대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1금융권도 마찬가지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제1금융권 최초로 네이버 온라인 판매 개인사업자 46만명을 대상으로 ‘우리은행 스마트스토어 대출’을 7월 출시했다.

네이버 앱에서 대출한도와 금리를 확인하고 대출신청과 승인을 거쳐 ‘우리Won뱅킹 기업’에서 계좌개설을 포함한 대출 약정까지 원스톱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신한은행은 네이버부동산과 연계해 전세대출 상품을 판매하는 서비스 론칭을 준비 중이며 매물 검색부터 대출신청까지 제공할 예정이다.

김 연구위원은 “빅테크와 제휴 확대는 고객 유입을 증가시키지만 주거래 고객으로 유도하지 못하면 높은 마케팅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설명한다.

연구소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제휴 마케팅으로 유입된 고객 중 주거래 고객으로 전환한 비중은 5.5%, 상품구매 등 추가거래 고객은 24.2%로 집계됐다.

그는 “빅테크에 대한 상품 판매수수료 비용까지 고려하면 유입 고객에 대한 빅테크 제휴마케팅 비용은 매우 높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카카오뱅크의 카드 수입 수수료 683억원, 연계계좌 수입 수수료 183억원, 연계대출 수입 수수료는 142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김 연구위원은 “MZ세대는 빅테크를 이미 중요 거래 금융기관으로 인식하고 있다. 은행은 빅테크와 상호작용을 유지하며 자체 플랫폼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