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ESG 채권의 모든 것…3가지 종류부터 텍소노미까지

-국내 ESG 채권 발행량 지난해 58조 -환경부 올 하반기 K-텍소노미 초안 발표예정

2021-10-26     김윤화 기자

최근 공공기관에 이어 정부, 기업의 ESG 채권발행이 늘어나며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ESG 채권은 환경 및 사회적 가치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채권으로, 조달된 자금을 오직 관련 프로젝트에만 사용할 수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ESG 채권은 사용 목적에 따라 녹색채권, 사회적채권 그리고 지속가능채권 총 3가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국내 ESG 채권시장은 매년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ESG 채권의 2018년 총 발행량은 1조2500억원에서 2019년 25조6873억원, 2020년 58조8842억원으로 매년 큰 폭으로 늘어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ESG 채권의 올해 9월 말 누적 발행액은 70조6353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전체 발행량을 뛰어 넘었습니다.

ESG 채권시장이 이처럼 빠르게 성장한 이유는 채권의 수요와 공급 두 축이 모두 증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공급 측면에서 발행주체인 기업은 최근 ESG 트렌드에 관련 설비투자, 기술개발 등에 필요한 자금수요에 ESG 채권발행을 늘렸습니다. 수요 측면에서 기관투자자는 유엔책임투자원칙(UNPRI)의 ESG 자산비중 확대권고에 따라 ESG 채권매입량을 높였습니다.

이러한 배경에 기업의 ESG 채권발행량이 전체적으로 늘어났습니다. 때로는 재무·비재무적 등급이 높은 기업이 발행한 녹색채권에서 투자자의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탓에 그리니움(ESG 채권과 일반채권의 금리차) 현상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녹색채권은 환경적 가치창출을 위해 친환경·저탄소 프로젝트에만 투자자금이 사용 가능한 특수목적채권입니다. SK에너지는 지난 2019년 녹색채권 형태로 발행한 5000억원을 모두 울산 탈황설비 신설투자에 사용했습니다. 탈황설비는 국제해사기구(IMO)의 규제에 따라 선박연료에 들어가는 황함유량을 감축하는 장비로 이를 통해 SK에너지는 해운사의 수요에 대응하고 대기 중 황산화물 배출량 저감에 기여한다는 목적입니다.

사회적 채권은 사회적 가치창출을 목적으로 일자리 창출, 주택 공급 등 사회적 문제해결과 밀접한 프로젝트에 투자자금의 사용이 제한된 채권입니다. 사회적 채권은 국내에서 한국주택금융공사, 한국장학재단 등 사업 특성상 공공성을 띄는 공공기관의 발행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한국주택공사는 지난 10월 사회적 채권으로 발행한 4400억원의 자금을 모두 임대주택 공사비에 사용할 예정이라 밝혔습니다.

지속가능채권은 녹색채권과 사회적 채권이 혼합된 형태의 채권입니다. 지속가능채권은 친환경 프로젝트나 사회 관련 프로젝트에 투자자금을 모두 사용할 수 있는 특징을 가집니다. 네이버는 지난 5월 지속가능채권으로 조달한 5억달러 규모의 자금을 환경적 측면에서 신규 데이터센터 친환경 설비에, 사회적 측면에서 코로나19 지원 등에 고르게 사용할 예정이라 밝혔습니다.

그런데 만약 이러한 약속들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어떻게 할까요. 발행자가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ESG 채권시장의 신뢰가 크게 무너질 것입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텍소노미가 등장했습니다. 텍소노미는 ESG 채권의 정의에서부터 발행과 관리체계를 모두 정립한 가이드라인으로 법적 구속력을 가집니다. 텍소노미가 시행되면 해당 기준을 통과하지 못한 ESG 채권발행이 다수 제한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유럽은 지난해 6월 그린 텍소노미 초안을 공개했습니다. 또 최근에는 사회적채권의 기준이 되는 소셜 텍소노미 초안을 발표했습니다. 국내에서는 환경부를 필두로 텍소노미가 제작되고 있습니다. 환경부는 지난해 12월 녹색채권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습니다. 가이드라인은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현재까지 주요 시장지침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어 환경부는 올해 하반기까지 K-텍소노미 초안을 발표한다는 방침입니다.

녹색·사회적 금융의 핵심인 ESG 채권발행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다만 발행량이 빠르게 증가하는 만큼 ESG 워싱에 대한 우려도 함께 커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국내 발행기업들은 대부분 투자자금을 어디에 또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 밝히고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불투명성이 지속될수록 시장의 신뢰는 점점 더 위축될 가능성이 큽니다. 하루빨리 텍소노미가 시장에 정착해 녹색·사회적 금융에 대한 우려가 해소될 필요가 있는 이유입니다.

[사진출처=픽사베이, SK에너지, 한국토지주택공사, 네이버, MBT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