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대체 얼마나 심각한가?…양과 질 모두 악화

- 가계부채 GDP 대비 105% 역대 최고 기록…레버리지 대출, 자산 연계 대출비중 높아 -고승범 금융위원장, 더욱 강력한 가계대출규제 돌입 예고

2021-09-28     김윤화 기자
고승범

국내 가계대출의 양과 질이 연일 악화되는 모습이다. 대출은 큰 폭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레버리지 대출과 부동산·주식 등 변동성이 큰 자산과 연계된 대출비중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금리가 인상되고 자산가격에 조정이 일어나면 경제 전반에 큰 파급효과가 예상된다고 입을 모은다. 이에 금융당국은 이 같은 위기감에 지금보다 더 높은 수준의 대출규제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 가계대출 총량 최대…GDP대비 105%, 부동산 대출비중 80%

가계부채의 절대적인 총량이 커지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자금수요증가, 장기 저금리에 따른 차입여건개선, 자산시장 과열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1분기 기준 한국의 명목 GDP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5%로 GDP 상위 30개국 중 5위다. 이는 특히 30개국 평균 63.2%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미국과 일본은 각각 80%, 65% 수준이다.

이들 가계부채 중 부동산 대출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8월 말 기준 주택담보대출은 전체 은행 가계대출 중 약 80%를 이룬다. 문제는 금융당국의 전방위 대출규제에도 지난달과 비교해 부동산 대출규모의 변화가 미미했다는 점이다. 8월 말 주담대는 전월과 비교해 단 0.1%p 감소했다. 반면 전세대출규모는 22% 가량 증가했다.

◇악화된 가계부채의 질…처분가능소득 대비 레버리지 대출확대, 청년층 부채 기여율 40%

늘어난 부채의 양만큼 질도 나빠졌다. 올해 2분기 가계가 벌어들인 소득보다 높게 대출을 받은 비율은 작년과 비교해 큰 폭으로 늘어났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2분기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72.4%로 조사됐다. 1년 전과 비교해 10.1%p 상승한 수준이다.

다른 계층과 비교해 소득수준이 낮은 20·30대의 가계부채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들의 부채는 부동산, 주식 등 자산시장과 연계된 대출비중이 높았다. 지난해 말 청년층 가계부채비중은 전체 가계부채의 27%까지 증가했다. 이들의 가계부채 증가 기여율은 2018~19년 30.4%에서 2020년 이후 41.5%까지 큰 폭으로 확대됐다. 

◇ 금리인상·자산시장조정에 따른 경제 시스템 리스크…금융당국, 더욱 강력한 규제 돌입예고

이같이 가계대출의 양과 질이 모두 악화된 상황에서 금리인상이 이뤄진다면 가계대출상환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은행은 이미 11월 기준금리 추가인상을 예고한 상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0.25%p 인상될 때마다 전체 가계부채는 2.9조원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취약차주의 경우 이러한 이자부담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변동금리대출 비중이 비취약차주에 비해 5%p가량 높고 신용위험이 낮아 금리인상 시 가산금리까지 동반 상승하기 때문이다.

또 자산시장조정에 따른 부동산, 주식 등의 자산과 연계된 가계부채에 대한 문제가 크다. 글로벌 자산시장에 조정이 오면 대출 부실화 문제가 현실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미국은 연내 테이퍼링을 공식화하고, 유럽 ECB는 긴급매입프로그램을 종료하는 등 자산시장의 변동이 시작되는 모습이다. 

이에 금융당국도 자칫 경제위기의 뇌관이 될 수 있는 가계대출문제에 더욱 높은 수준의 대응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27일 경제·금융시장 전문가 간담회에서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우리 경제금융시장의 가장 큰 잠재 리스크인 가계부채에 대해서는 강도높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총량 관리의 시계를 내년 이후까지 확장하고, 대책의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 강도 높은 조치들을 지속적, 단계적으로 시행해나갈 것”이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