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DSR 2단계 조기 도입’ 논의에, 대출 ‘낭떠러지’ 공포

- 농협·국민 이어 ‘하나은행’도 ‘대출 장벽’ 높여 - 금융당국 “고삐 더 조일것”…취약계층 살얼음

2021-09-27     노설희 기자
고승범

지난 달 NH농협은행은 일부 대출 상품을 11월까지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3일 전세자금대출, 집단대출 등 가계대출 한도를 29일부터 축소한다고 발표했다. 농협에서 시작한 대출 중단 사태는 ‘하나은행’까지 넘어와 다음달 1일부터 모기지신용보험(MCI), 모기지신용보증(MCG) 가입을 제한하기로 했다. 보험 가입을 못 하면 소액임차보증금을 뺀 나머지 금액만 대출이 가능하다. 이럴 경우, 대출 한도는 ▲서울 5000만 원 ▲수도권 과밀억제권역 4300만 원 ▲광역시 2300만 원 가량 감소한다. 업계에서는 신한, 우리은행으로까지 번질 우려를 나타내며 연내 시중은행들의 대출 규제 한파는 계속될 것이라 전망했다.

현재 가계대출은 이미 연간 목표치에 가까워졌다. 지난 23일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700조 6000억 원대로 금융당국이 제시한 연간 가계대출 목표치 5~6%까지 남은 잔액은 약 9조7000억 원이다. 올해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이 월평균 3조 원씩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오는 11월 목표치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규제에도 가계부채는 오히려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2분기 가계부채는 1805조9000억 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0.3% 증가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지난 16일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5대 금융협회장과의 간담회에서 ‘가계부채 저승사자’란 별명을 기꺼이 받아들여 가계부채 관리 강화를 위해 고삐를 더욱 조일 것을 예고했다. 실수요자들의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지만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목표치 수정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은 당초 2023년 7월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었던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 도입 조기 적용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 현재 DSR 1단계는 부동산 규제 지역에서 6억 원을 초과하는 주택담보대출과 1억 원을 초과하는 신용대출을 대상으로 DSR 40%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DSR 2단계가 적용되면 지금 단계에서 총대출 2억원이 넘는 대출까지 대상이 확대된다. 전체 차주의 12.3%인 243만 명이 이에 해당한다. 2단계 도입이 앞당겨지면 3단계 도입도 2023년이 아닌 내년으로 앞당겨질 가능성이 크다. 총대출액 1억 원을 초과하는 차주 568만 명이 이에 해당된다. 전체 자주의 28.8%로 전체 대출 금액의 76.5%를 차지한다.

실수요 위주의 전세자금대출 규제에 대한 방안도 논의 중이다. 금융당국은 과도하게 전세대출을 받아 주식투자나 갭투자에 악용되는 사례를 막기 위한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는 “최근 신용대출 증가세는 더딘 방면 전세자금대출은 여전히 증가세에 있다. 하지만 이런 현상을 투자 목적으로만 판단할 순 없다”며 “부동산값 폭등이 전셋값에도 영향이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전세자금 대출에 대한 성급한 규제는 취약계층을 내모는 사태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