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반도체 수급난] 현대차·기아, 3분기 실적 '흑자 전망'에도 울상..."앞으로가 더 큰 문제"
-글로벌 車업계, 올해 247조원 매출 손실...생산 감소분 770만대 -현대차, 3분기 매출 컨센서스 29조3054억원...지난해 동기 대비 6.27% 증가 -자동차업체, 반도체 칩 부족 등 문제로 생산기지 가동 일시 중단 -동남아시아發 반도체 수급난 가중...하반기 생산 차질도 불가피
전 세계 자동차 업계가 올해 총 2100억달러(약 247조원)에 달하는 매출 손실을 입는 등 반도체 품귀 현상이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기아는 3분기 흑자로 전환할 전망이다.
23일 증권사 17곳의 전망치를 집계한 결과 현대차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컨센서스)은 1조786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흑자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3분기 매출 컨센서스는 29조305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27조5758억원) 대비 6.27% 증가할 전망이다.
이는 3개월 내 보고서를 낸 증권사 20곳의 전망치 평균 영업이익 1조8003억원, 매출액 29조3379억원으로 집계된 것과 비교하면 소폭 낮아진 수준이다.
기아도 품질 비용 기저효과로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 증권사 19곳의 평균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조3737억원으로 1조2600억원 수준의 품질 비용을 반영했던 지난해 3분기 대비 603.74%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액 컨센서스는 17조7228억원이다.
반도체 관련 한 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재고를 보유하고 있던 기업들은 생산량을 유지하며 버텼지만, 이제는 거의 한계에 다다랐을 것"이라며 "재고가 소진되고 나면 생산량 감소로 인한 판매량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 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수급난 지속...전 세계 자동차 생산분 770만대 감소
문제는 3분기 이후부터다. 반도체 수급난이 재차 부각되면서 4분기부터는 공급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당초 3분기에는 2분기보다 반도체 수급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동남아시아를 강타하면서 3분기에도 반도체 수급난이 지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현재 반도체 리드타임(주문 후 수령하는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무려 21주에 달한다. 지난 1월에는 13주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6배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런 품귀 현상이 심하게는 수년간 지속될 수도 있다고 예측한다.
미국 컨설팅업체 앨릭스파트너스는 반도체 품귀 때문에 전 세계 자동차 생산분이 770만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5월 추정한 손실 규모(390만대)의 약 2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당시 업계의 매출 손실 규모는 1100억달러로 추산했다.
앨릭스파트너스는 반도체뿐 아니라 철강과 플라스틱 수지 등 핵심 소재의 가격이 올라가는 등 공급이 어려워지면서 자동차 생산 감축을 압박하고 있다고 관측했다.
美 바이든 행정부, 3차 반도체 회의 개최
반도체 수급난이 언제까지 이어질지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해지자 미국 정부도 팔걷고 나섰다.
미국 백악관은 23일(현지시간) 삼성전자, TSMC, 제너럴모터스(GM), 스텔란티스, BMW 등 반도체 및 자동차·전자업체들을 화상 회의에 소집했다. 기업 내부 정보를 토대로 반도체 흐름의 문제점을 찾아내겠다는 목표다.
블룸버그,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이날 백악관은 브리핑을 통해 브라이언 디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과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이 전세계 반도체 부족 등에 따른 생산 차질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화상 회의를 주재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상무부는 기업에 투명성을 요청하며 관련 기업들에게 45일 내로 반도체 재고와 주문, 판매 등과 관련한 정보를 자발적으로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러몬도 장관은 이날 로이터통신에 "상황이 더 나아지지 않고 있고 어떤 면에서 더 나빠지고 있다" 며 "정보 제공 요청의 목표는 투명성 제고다. 병목 현상이 어디서 일어나는지 알아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정보를 모두 공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항구 한국 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녹색경제신문에 "워낙 기밀사항들이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내놓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미 정부가) 단가나 수량과 같은 것을 적는 가이드 라인을 기업들에게 배포했을 수 있다. 채워넣도록 되어있는 정보 자체가 민감한 사항들이다 보니 기업 입장에서 난감할 것" 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