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의 역설…실수요·가수요 몰려 가계대출 폭증

- 정부, 대출 증가율 전년 대비 5~6% 목표 - 8월까지 5.3% 증가…주택가격상승 주원인 -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1분기 105.0%

2021-09-10     조동석 기자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와 통화당국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대출이 급증하고 있다.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주택 매매와 전세자금 수요가 지속하는가 하면 위험자산 투자수요까지 가세했다.

10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올 1~8월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액은 87조4000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증가액은 60조2000억원이다.

금융당국은 연간 가계대출 증가율을 5~6%로 관리하겠다고 했다. 지난해 말 가계대출 잔액은 1639조2000억원. 올 8월까지 5.3% 증가했다.

한국은행은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주택담보대출은 주택매매 및 전세 관련 자금 수요가 지속되며 상당폭 증가했다”며 “주택거래와 생활안정자금, 주식 등 위험자산 투자를 위한 기타대출도 증가폭이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정부는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 관리방안’(2020년 11월)과 ‘대도시권 주택공급 획기적 확대방안’(2021년 2월), ‘가계부채 관리 방안’(2021년 4월)을 잇따라 발표했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5%에서 0.75%로 0.25%포인트 인상하며 유동성 회수에 나섰다.

그러나 빚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한은은 “자산가격의 빠른 상승이 부채증가를 불러왔다. 금융시장 불안과 실물경제 위축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빚이 늘면 빚 갚느라 쓸 수 있는 소득이 감소한다. 또 빚으로 지탱하는 자산가격의 버블은 꺼지지 마련이다.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세계적으로 봤을 때도 높은 수준이다. BIS(국제결제은행)에 따르면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21년 1분기 105.0%로 조사대상 43개국 중 6번째로 높다.

우리나라를 제외한 42개국의 2019~20년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상승폭은 4.5%포인트인 반면 한국은 12.0%포인트(2021년 1분기말까지는 13.2%포인트)에 달한다. 홍콩(18.5%포인트)과 노르웨이(15.3%포인트)에 이어 3번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