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지포인트 피해자들, 집단 소송에 마지막 희망...소송시 승소 가능성은?
- ‘머지플러스’ 대표 등 관련자 3명 입건 - 민사 소송에 승소하더라도 머지플러스 측에서 자금 없다 버티면 그만! - 승소 가능성에 회의를 품으며 법무법인 제안서에 반대 의견도
머지플러스 관련 한국소비자원에 피해 상담 건수만 1000건이 넘고 있고 경찰도 조사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집단소송 등 문제 해결을 위한 움직임들이 본격화되고 있지만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을 지는 회의적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23일 대형 법무법인 등에 따르면 이번 머지포인트 사태는 분쟁 조정 여지의 가능성이 작고, 이미 예금을 대량 인출한 머지플러스는 자금이 현저히 부족하기 때문에 민사 소송을 통해 피해액을 보상받으려는 움직임을 보이지만 일부 피해자들은 이 또한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출혈을 낳을 수 있다는 의견이다.
민사 소송은 비용과 시간 낭비일 수 있다는 우려
민사소송이라면 쉽게 손해배상 청구를 생각하면 된다. 선불지급 수단인 머지플러스는 형법상 사기 고의가 인정되는 경우 이에 따른 불법행위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다. 형법상 사기 입증이 안 되더라고 머지플러스가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해 사태가 발생했으므로 손해배상 책임 청구가 가능하다.
서울 강남 대형 법무법인의 한 변호사는 "하지만 민사소송의 경우 소송비용이 피해자가 지불한 피해액, 즉 선불 결제 금액보다 클 수 있다는 것이다. 머지플러스 피해 금액이 많지 않은 피해자의 경우 복잡한 소송을 진행하는 게 오히려 손해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머지플러스가 환불할 수 있는 자금력을 확보하고 있느냐 또한 관건이다. 머지플러스측이 피해 규모만큼 예치금을 위탁해 놓고 있지 않다면 승소를 하더라도 피해액을 돌려받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기업을 상대로 한 피해자들의 집단 소송은 장기화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비용과 시간 면에서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 피해자들이 모인 커뮤니티에서는 법무법인 제안서에 반대를 표하는 의견도 상당한 것으로 파악된다.
23일 머지플러스 대표와 관련 책임자 3명 입건, 형사소송 불가피
머지플러스는 신규 가입자의 결제 금액을 돌려막으며 운영하는 구조다. 회사 측은 손실이 날 것을 알면서도 이를 강행했다.
민사소송관련 한 변호사는 "경쟁이 치열한 플랫폼 사업에서는 사장 확보를 위해 무리한 리스크를 감행하면서까지 시장을 넓히기 위해 이와 같은 선택을 한다. 이는 명백히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로 사기죄 성립이 가능하다. 머지플러는 포인트 서비스 자체가 선불전자지급 수단인지 몰랐다고 일축하면서 고의는 아니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입증 여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객관적으로 사기 혐의 인정될 가능성이 있어 고소가 가능하지만, 내부적인 재무 상태, 자금 운용 현황 등 자료가 확보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언급하며, “수사 기관에서 확보한 증거를 바탕으로 소비자의 피해 규모를 구체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23일 ‘머지플러스’ 전 대표 권강현(前 삼성전자 전무)과 현 대표 권남희, 그의 남동생 권씨(머지포인트 대응 책임자)가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으로 입건 돼 서울청 금융범죄수사대가 본격적인 수사에 돌입했다.
피해 소비자 스스로 구제 방법을 강구하는 동안 정부와 관련 기관은 무얼 했나?
공정거래위원회는 소비자 정책 주무부처이지만 별다른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내부적으로 전자상거래법과 약관법 위반 여부를 검토했지만 제재가 필요한 점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국회는 선불충전금을 외부기관에 신탁하도록 의무화하는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여전히 상임위에 계류 중이다. 정부와 관련 기관의 이 같은 안일한 태도는 피해 소비자가 직접 본사로 달려가 밤새 환불을 요구하고 집단 소송을 준비하는 사태를 결국 야기하고야 말았다.
2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 힘 유의동 의원은 “공정위가 소비자 정책 총괄부처로서 매년 상당한 예산을 집행하고 있지만, 막상 소비자피해가 폭증하는 사태가 발생했을 때 손을 못 쓰고 있는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하며, “소비자 정책 위원회 논의, 소비자 피해 주의보 발령, 소비자 기본법 검토 등 공정위가 소비자 권익 보호와 피해 구제를 위해 가지고 있는 역량을 총동원해야 할 때”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