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보험사, 저출산·고령화시대 해법은 유병자보험···"시장 확대 가능성 높아"

- 심각한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절벽으로 신규고객 창출 어려워 - 포화시장 국면에 시장 확대 가능성 큰 유병자 보험시장 주목 - 가입조건 완화하고 보장범위와 한도 확대 잇따라

2021-08-09     윤덕제 기자

 

저출산·고령화가 심화되면서 신규고객 창출에 어려움을 겪는 보험사들이 유병자를 대상으로 새로운 고객 수요 창출에 나서고 있다. 기존 가망 고객으로는 성장을 장담할 수 없고 가팔라지고 있는 고령화 추세에 발맞춰 고령층과 유병자에 대한 보험수요는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9일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그동안 고령자나 유병력자들에 대해 고위험 대상으로 분류하며 까다로운 가입 절차를 유지"했지만 "저출산·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시장규모가 커지고 있는 만큼 이들을 위한 보장상품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보험사들이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유병자 대상의 상품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는 배경에는 우리나라의 심각한 저출산과 고령화가 자리잡고 있다는 해석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는 19개월째 감소세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 5월 출생아 수에서 사망자 수를 뺀 인구 자연증가는 마이너스(-)3518명으로 조사됐다. 지난 2019년 11월 이후 계속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지난 5월 출생아 수는 2만 2052명으로 전년동월 대비 3.5%나 감소했다.

지난해 인구 자연증감(출생아수-사망자수)이 처음으로 감소하고 합계출산율(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하는 출생아 수)이 최저치인 0.84명을 기록해 저출산은 앞으로도 심화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고령화 추세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내국인 중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지난 2019년 약 775만명(15.5%)에서 올해 821만명(16.4%)으로 처음으로 800만명을 넘었다. 유소년인구대비 고령인구의 비율을 따지는 노령화지수는 1년새 10.1포인트 상승한 132.9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보험사들은 이런 인구구조의 변화에 따라 포화된 보험시장에서 확대되고 있는 수요층으로 유병자 보험시장을 주목하게 됐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이달부터 유병자도 가입할 수 있는 '한화생명 간편가입 누구나필요한 수술비종신보험'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암·뇌·심장 3대 질병에 대한 수술 보장을 유병자도 최대 8000만원까지 준비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갖췄다. 통상적으로 현재까지 유병자의 수술보장 가입한도가 1000만원 내외였던 점을 감안하면 가입한도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이번 신상품을 통해 암부터 주요질병까지 유병자 고객의 수술보장 범위와 한도를 크게 늘렸다"며 "이 상품은 고객 니즈가 제일 큰 암·뇌·심장 3대 질병에 대한 수술을 중심으로 유병자도 손쉽게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현대해상은 지난달 단기 입원이나 수술력이 있어도 가입 가능한 간편심사보험 '간편한원투333건강보험'을 내놨다. 

기존 가입 심사 기준 가운데 '3년 내 입원·수술 여부' 항목을 '3년 내 6일 이상 입원·30일 이상 투약 여부'로 변경해 치료 이력에 따른 유병 고객의 상품 가입 선택의 폭을 넓혔다. 80대까지 가입할 수 있고 최대 100세까지 보장하며 해지환급금 미지급 조건 여부에 따라 보험료를 낮춰 가입할 수도 있다.

삼성화재도 올해 가입 조건을 대폭 완화한 건강보험 '간편한 335-1유병장수'를 선보였다. 

상품명의 숫자 335은 ▲3개월 내 입원·수술·재검사 필요 소견 여부 ▲3년 내 입원·수술 여부 ▲5년 내 암 진단·입원·수술 여부 등을 의미한다. 특히 업계에서 유일하게 5년 이내 다른 중대 질병 고지 없이 오직 ‘암’ 하나만 확인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런 장점을 부각하기 위해 상품명에 숫자 ‘1’을 넣었다.

삼성화재는 현재 판매하고 있는 ‘간편한 유병장수’, ‘The간편한 유병장수’에 이번 간편보험 신상품을 추가해 유병자 건강보험 시장의 고객 편의성을 확대할 계획이다.

보험업계에서는 유병자보험은 다른 상품에 비해 손해율이 높아 보험료는 비싼 편이지만 가파른 저출산·고령화로 보험사들이 관련 시장 개척이 더욱 열을 올릴 것이라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