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에 닥친 한파는 2018년부터 시작됐다

30여년 동안 한결 같은 사랑을 받아온 블리자드의 몰락 원인은

2021-08-04     이준혁 기자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최근 사내 성희롱과 인종차별 혐의로 커다란 논란에 휩싸였다.

특히 30여년 동안 수많은 성공작을 탄생시켰던 블리자드는 전 세계 게이머들에게 가장 모범적인 게임회사로 사랑받아왔기에 이번 사태는 더욱 커다란 충격으로 다가왔다. 이번 사태로 블리자드는 알렌 브랙 사장이 물러나고 마이크로소프트 출신의 마이크 이바라와 루카스 아츠, 액티비전를 거쳐 비케리어스 비전 출신의 젠 오닐을 공동 대표로 결정했다.

출시하는 게임마다 수준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며 게이머에게 신뢰를 안겨 주었던 블리자드는 2018년부터 문제가 조금씩 여러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2018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격전의 아제로스’는 사용자들에게 커다란 비난을 받았다. 역대 최악의 확장팩이라는 혹평과 함께 15년 동안 쌓아온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명성에 먹칠을 했다. 낮은 완성도와 설정으로 사용자들이 이탈했고 세계 최고의 MMORPG로 군림했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시대는 막을 내리기 시작했다. 

이후 블리자드의 공동 창업자였던 마이크 모하임 대표는 블리자드를 떠난다는 발표를 했다. 또 다른 창업자인 프랭크 피어스도 2019년 7월, 블리자드를 떠났다.

한편 2018년 블리즈컨에서는 ‘디아블로 이모탈’을 공개했는데, PC용 ‘디아블로 4’를 기대하던 팬들은 갑작스러운 모바일 게임 공개에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블리자드도 거대한 시장을 형성한 모바일 게임 시장을 무시할 수 없어 선택한 결과였겠지만 팬들의 반응은 좋지 않았고 블리자드도 당황하기는 마찬가지였다.

2019년 1월에는 전 블리자드 직원이 인종차별에 대한 장문의 글을 트위터에 게재하여 논란이 됐다. 멕시코계 전 직원은 중요한 의사 결정에서 모두 배제됐고 인종차별과 사내 괴롭힘을 당했다고 폭로한 것이다. 당시 블리자드는 더 좋은 작업 환경을 만들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한편 2018년 좋은 실적을 거뒀던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바비 코틱 대표는 2019년 2월, 실적 발표에서 직원 8%를 해고한다고 발표했다. 비개발 부서 인원이 대다수이며 게임 개발에 더 많은 투자를 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으나 좋은 실적에도 불구하고 800여명에 이른 대규모 해고는 많은 비판을 받았다.

2019년에는 ‘하스스톤’ 대회에서 블리츠 청 사건이 발생하며 다시 큰 논란에 휩싸였다. 홍콩 출신의 ‘하스스톤’ 프로게이머 블리츠 청은 인터뷰에 홍콩 시위의 상징인 가스마스크와 고글을 착용했고 홍콩 시위를 지지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블리자드는 블리츠 청의 ‘하스스톤’ 대회 출전 자격을 박탈하고 대회에서 얻은 상금을 몰수하는 징계를 내리는 한편 그의 경기와 인터뷰를 공식 채널에서 삭제했다. 게임 팬들은 블리자드의 조치에 대해 비난을 보내며 SNS에서 블리자드를 보이콧하는 모습을 보였다.

2020년에는 ‘워크래프트 3 리포지드’를 통해 팬들을 충격과 공포에 빠뜨렸다. 2018년 블리즈컨에서 첫 공개된 이 게임은 ‘워크래프트 3’의 리마스터 버전으로 많은 팬들이 기대해 왔으나 정작 출시된 게임은 엉성한 게임 구성과 황당한 버그로 조롱의 대상이 됐다. 심지어 메타크리틱 유저 평가는 0점대를 기록하는 등 블리자드는 장인정신이 강한 게임회사라는 이미지를 완전히 무너뜨렸다. 당시 팬들은 ‘하스스톤’ 사건으로 추락한 블리자드의 이미지를 만회시켜 줄 것으로 기대했으나 이 게임의 출시 이후에는 개발능력까지 의심받게 됐다.

이후 2021년의 블리자드는 성희롱, 인정차별 같은 문제가 폭로되기 시작했고 결국은 알렌 브랙 사장이 사임하고 올 연말 출시할 예정이었던 ‘디아블로 이모탈’이 2022년 상반기로 연기하는 등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빠져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디아블로 2 레저렉션’은 이번 달 베타테스트와 9월 24일 출시를 예정하고 있으나 몇 년에 걸친 여러 사건으로 게임 사용자에게 신뢰를 잃어버렸기 때문에 과거의 명성을 되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제 블리자드가 다시 비상할지, 추락할지는 신임공동대표의 손에 달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