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 중노위 불복 행정소송... '책임 회피 vs 의무 없어' 갑론을박

CJ대한통운 "하청 택배기사와 교섭의무는 사용자인 대리점에 있어" 일각 노동의 유연성보다 사회적 안전망 요구 목소리

2021-07-20     이용준 기자

'하청 택배기사의 단체교섭 요구를 거부한 것'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의 결정에 대해 CJ대한통운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중노위의 결정을 계기로 하청 노동자의 반발이 전 산업군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여 논쟁이 뜨거울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지난해 3월 전국택배노조는 택배기사와 단체교섭을 거부한 CJ대한통운의 결정은 부당노동행위라며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했다.

CJ대한통운은 "자사와 직접 계약한 택배기사는 노조를 통해 교섭하지만 하청 대리점과 계약을 맺은 택배기사에 대해서는 교섭의무가 없다"고 밝혔다.

이에 지난해 11월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원청인 CJ대한통운이 택배기사들의 직접적인 사용자가 아니라는 점에 주목한 반면, 중노위는 지난달 2일 노동위원회의 결정을 뒤집고 노조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19일 CJ대한통운이 중노위의 판정에 불복하며 서울행정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하면서 택배노조와 택배사 사이 전운이 감돌고 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직접적인 계약관계가 없는 택배기사들과 교섭을 해야 할 이유가 없다"며 "중노위 판정은 대법원 판례는 물론 기존 중노위 판정과도 배치되는 등 부당하다는 의견에 따라 최종적으로 법원의 판단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경영계에서도 중노위의 결정은 법적 근거도 없고 택배 업계의 노사 관계에 혼선을 준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이번 CJ대한통운의 행정소송에 대한 경총의 입장은 이전과 같다”라며 “향후 법원의 판단이 단체교섭의 본질에 입각한 명확한 판단을 내려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CJ대한통운이 위수탁계약을 맺은 택배기사에 대한 책임은 대리점에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택배노조의 파업 우려까지 나오자 여론의 갑론을박이 뜨겁다.

20일 물류업계의 한 관계자는 “만약 위수탁계약한 택배기사까지 원청의 사용자로 확대된다면 CJ대한통운뿐만 아니라 업계 전반적인 압박이 될 것”이라며 “법원의 판단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녹색경제신문에 밝혔다.

한 누리꾼은 “이번 중노위의 결정은 택배사가 노동력을 유동적으로 운영하기 어렵게 만들 것”이라며 “위수탁계약 노동자까지 원청에게 책임지란 요구는 근본적으로 자유시장경제의 지향점과 다르다”고 우려했다.

반면 노동의 유연성보다 사회의 안전망이 더 중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용산구에 거주하는 대학생 김(28세)모씨는 “택배사뿐만 아니라 하청업체를 운영하는 모든 기업은 위수탁 노동자들의 삶에 실질적으로 개입하고 있다”라며 “원청은 이를 인정하고, 정부는 사회적 안전망을 위해 제도적인 설계에 나설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하며 이번 중노위의 결정을 지지한다고 전했다.

원하청 문제는 유통업계를 넘어 모든 산업군에 해당되는 만큼 CJ대한통운에 대한 향후 법원의 판결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