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빅테크 보험업 진출, 디지털경쟁력 강화 vs 새로운 리스크 노출···"소수 지배적 플랫폼은 시장효율성 떨어뜨려"

- 빅테크의 보험업 진출, 다양한 서비스 개발 등 시장혁신의 기회 - 시장경쟁·금융안정성·소비자보호 측면에서 새로운 유형의 리스크는 시장실패 가능성↑ - 규제차익 발생 점검 및 유연한 금융규제 체계로의 전환 논의 필요 시점

2021-07-14     윤덕제 기자

 

카카오손해보험 출범이 가시화된 가운데 빅테크의 보험업 진출이 보험산업의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시장경쟁이나 소비자보호 측면 등에서는 새로운 유형의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14일 보험연구원 황인창 연구위원(디지털혁신팀장)은 "빅테크의 보험시장 진출은 다양한 보험상품 및 서비스 개발, 기업 간 경쟁과 협력을 통한 효율성 제고 등 보험산업 내 경쟁 강화를 통해 혁신을 유도하는 등의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며 "다만 특정 플랫폼이 보험상품의 판매채널을 독점하지 않도록 시장환경을 조성하고 플랫폼을 통해 보험상품 및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에 대한 보호장치는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금융당국이 카카오손해보험의 보험업 영위를 예비허가하면서 보험사 긴장감은 한층 높아진 모양새"라며 "산업환경의 패러다임이 빠르게 디지털화되면서 금융과 비금융의 경계가 허물어진 가운데 보험사 최고경영자들은 보험산업의 가장 큰 위협요인 중 하나로 강력한 플랫폼 기반의 빅테크 출현을 꼽았다"고 말했다.

황 연구위원에 따르면 최근 빅테크는 온라인상거래 등 주력사업뿐만 아니라 결제·송금, 예·적금, 대출, 자산관리, 보험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에 대한 제공을 급속히 확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규모 고객기반을 가진 거대 IT회사를 의미하는 빅테크는 전 세계 고객을 대상으로 주력사업인 IT뿐만 아니라 금융 등 광범위한 산업으로 사업분야를 확장했다. 

최근 20년간 빅테크는 신생기업에서 시장지배력을 가진 기업으로 빠르게 성장해 현재 금융회사보다 시가총액, 수익성, 자금조달력 등의 측면에서 우위를 가지고 있다. 지난 3월말 기준 전 세계 시가총액 상위 10위 안 기업 중 애플, 아마존 등 빅테크는 7개를 차지한 반면 금융회사는 1개에 불과하다.

특히 빅테크는 사업모형의 특성상 강력한 네트워크 효과 및 규모의 경제 등이 작용해 소수만 시장에 살아남아 높은 시장경쟁력과 고객기반을 보유하기 때문에 금융회사 보다 수익성이 더 높다. 아울러 금융회사보다 내부 자금확충 여력이 높을 뿐만 아니라 외부 자금조달 비용도 낮다.

황 연구위원에 따르면 빅테크가 가진 높은 데이터 접근성과 기술적 우위는 기존 금융회사와 차별화된 금융서비스를 공급할 수 있고 금융규제 미비나 금융산업의 경쟁도가 낮을수록 금융업 진출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었다.

아울러 빅테크가 주력사업(비금융)에 비해 수익성이 낮음에도 금융업 진출을 확대하는 이유는 주로 고객기반 및 충성도를 제고해 주력사업을 보조하거나 강화하기 위해서다.

황 연구위원은 이런 새로운 사업모형을 가진 빅테크의 보험시장 진입은 다양한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관측이다.

빅테크가 가진 데이터, 네트워크, 분석기술 등은 정보비용 및 거래비용을 감소시켜 기존 보험회사가 개발하지 못한 보험상품 및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보험소비자 입장에서도 하나의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보험서비스를 포함한 다양한 경제활동이 가능해져 금융접근성 및 편의성도 증대될 예정이다.

하지만 시장경쟁·금융안정성·소비자보호 측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새로운 유형의 리스크는 시장실패 가능성도 동시에 높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빅테크 사업모형의 특성상 소수에 의한 지배적 플랫폼 구축이 쉬워 불공정경쟁 및 독과점 발생으로 시장효율성은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다. 빅테크 플랫폼에서 보험서비스가 제공될 경우 자회사 외 제3자에게 불공정한 대우나 우월한 시장 지위를 이용한 불투명한 수수료 부과 등 보험소비자 이익을 침해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또 빅테크와의 경쟁으로 수익기반이 약화된 기존 보험회사들은 낮은 수익성을 보전하기 위해 과도한 위험을 추구할 수 있으며 다수의 보험회사가 소수의 빅테크에게 아우소싱으로 의존도가 높아지면 집중리스크 발생 등 금융안정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보험시장 참여자들의 권리와 책임이 복잡해져 소비자보호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플랫폼 또는 온라인을 통해 보험상품 및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에 대한 보호장치가 충분하지 않아 보험시장에 대한 신뢰가 하락할 수 있으며 기술사용에 취약한 계층이나 고위험 소비자에 대한 금융소외도 커질 수 있다.

황 연구위원은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보험회사는 빅테크에 비해 장기상품에 대한 노하우, 위험관리능력 등에는 강점이 있지만 시스템 및 인력의 경직성, 비금융 데이터 접근성 및 신기술 활용도 등은 약점이다"며 "정책당국은 시장혁신 및  소비자후생 증대를 위해 빅테크가 기존 보험회사와 유사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때 규제차익이 발생하는지 점검하고 중·장기적으로 현행 업권별 규제에서 보다 유연한 포괄주의 금융규제 체계로의 전환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