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4세대 실손보험, 7월부터 15개 보험사 판매 돌입···소비자 선택권 위축 우려는 미미
- 실손보험 보유계약의 80% 차지하는 10개손보사는 판매 유지, 빅3 등 생보 5개사 판매 예정 - 금융당국, 사적 사회안전망 역할 위해 실손보험 상품구조 전면 개편 - 비급여 보험료 차등 적용 및 보장범위 축소가 핵심
7월부터 15개 보험회사가 4세대 실손의료보험 판매를 시작한다. 손해율 관리가 어렵다고 판단한 일부 중소형 생보사들이 판매중단을 밝혔지만 이 회사들의 이전 보유계약은 미미한 수준으로 소비자 선택권 위축에 대한 우려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오래전부터 실손보험을 주력상품으로 판매한 10개 손보사는 4세대 실손보험 판매를 이어가고 생보 빅3 등 생보 5개사도 판매를 지속할 예정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체 실손보험 보유계약은 3495만건으로 이 중 손해보험사들이 80% 가량의 2871만건을 차지하고 있다.
1일 금융당국 관계자는 "7월부터 판매하는 제4세대 실손의료보험은 사적 사회안전망 역할을 지속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상품구조를 전면 개편했다"며 "현장에서 신규가입이나 계약전환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점검하고 가입자의 보험료 부담경감 효과 등이 제대로 나타나는지 면밀히 살피겠다"고 말했다.
보험협회 관계자는 "그간 실손의료보험 상품의 손실 지속과 시장 포화로 판매증대를 통한 수익개선이 곤란해 점유율이 낮은 일부 중소형 생보사 위주로 판매중지가 있었다"며 "이들 회사의 판매비중이 미미한 점 등을 감안시 4세대 실손의료보험 출시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한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7월부터 의료이용량에 따라 보험료를 차등하는 4세대 실손보험이 출시되지만 기존에 판매한 실손보험의 손해율이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며 "새로운 실손보험 판매와 함께 그동안 보험금 누수가 컸던 비급여 항목에 대한 보다 체계적인 관리와 사업비 절감을 위한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등도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실손보험은 국민의 약 75%, 3900만명이 가입해 일상생활에 필수적인 보험상품으로 제2의 건강보험으로 자리매김했다.
다만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경감하고 의료보장을 두텁게 설계하는 과정에서 손해율 상승과 보험료가 인상되는 등 운용상의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도 컸다.
이에 금융당국은 이번 4세대 실손보험이 일상생활에 필수적인 보험상품으로서의 역할 위축 해소와 지속가능성에 촛점을 맞춰 보장체계를 합리적으로 개편했다는 평이다.
즉 병원 방문이 적은 가입자는 보험료가 낮아지고 비급여 의료서비스를 많이 이용하는 가입자는 자신의 의료이용량에 맞게 보험료를 많이 내는 것이 골자다.
우선 상품구조의 보장범위를 균형있게 조정했다. 차등제 적용, 자기부담률 상향 등으로 합리적 의료이용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실손보험 상품구조를 급여(주계약)와 비급여(특약)로 분리해 필수치료인 급여에 대해서는 보장을 확대하되 환자의 선택사항인 비급여에 대해서는 의료이용에 따라 보험료가 할인·할증된다.
특히 보험금 누수가 큰 도수치료, 영양제 등 일부 비급여 항목에 대해서는 과잉의료이용 방지를 위해 보장이 제한된다. 실손보험의 전체 지급보험금 중 비급여 비중은 65%를 치지하고 있다.
또한 비급여 의료이용량에 따른 보험료 할인·할증 구간을 5등급으로 구분해 직전 보험금 지급액이 없거나(1단계) 100만원 미만(2단계)인 경우에는 할인되거나 보험료 변동은 없지만 3~5단계 보험료 할증대상자는 100%에서 300%까지 할증된다. 다만 충분한 통계확보 등을 위해 할인·할증은 3년이 경과한 시점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아울러 소비자보호 장치도 강화했다.
충분한 치료가 필요한 의료취약계층은 암질환 등 중증질환의 치료를 위해 신의료기술 등 다양한 비급여 의료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보험료 차등 적용에서 제외된다. 대상은 국민건강보험법상 산정특례대상자 및 노인장기요양보험법상 장기요양대상자 중 1~2등급 판정자다.
현행 무사고 할인제도는 그대로 유지된다. 2년간 비급여 보험금 미수령시에는 '비급여 차등에 따른 할인'과 '무사고 할인'을 중복 적용받을 수 있다.
자기부담비율과 통원 공제금액은 종전에 비해 높아질 전망이다. 이는 불필요한 과잉 의료이용을 억제하기 위한 조치다. 개정된 실손보험의 자기부담비율은 급여 10%, 비급여 30%로 일괄 조정됐다.
재가입주기는 현행 15년에서 5년으로 단축된다.
보험계약자는 재가입시 별도 심사없이 재가입할 수 있으며, 장기입원, 여행 등으로 재가입 시점을 놓치더라도 기존상품으로 우선 계약이 연장돼 보장공백은 발생하지 않는다.
특히 기존 상품 대비 보험료는 약 10%에서 70% 저렴해진다. 자기부담율 상향과 통원 공제금액 인상 등의 효과다.
3세대실손과 비교할 경우 약 10% 낮은 보험료 수준이 될 전망이며 2세대와 1세대 대비해서는 각각 약 50%, 약 70% 저렴하다.
기존 계약자의 4세대 실손보험으로의 전환도 간편해진다.
기존 실손보험 가입자가 저렴한 보험료로 전환을 원하는 경우 일부 사항을 제외하고는 별도 심사없이 4세대 실손으로 전환할 수 있으며 전환 후 6개월 이내 보험금 수령이 없는 경우에는 계약 전환을 철회할 수도 있다. 하지만 기존 상품으로 복귀 후 4세대 실손으로 재전환 시에는 별도 전환 심사를 거쳐야 전환이 가능하다.
향후 금융당국은 4세대 실손보험 활용현황이나 의료서비스 이용동향을 모니터링하고 보건당국과도 협력체계 강화를 통해 과잉의료방지 등 상품 개편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는지 점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