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금융주 중간배당 시계…금융지주, 당국 눈치 속 '배당잔치' 저울질

- 5대 금융지주, 금감원 스트레스테스트 일제 통과…배당 기상도 ‘맑음’ - “2019년 수준 참고해라”…금융지주, 배당잔치 앞두고 당국 눈치?

2021-06-28     김호연 기자

국내 금융지주사가 대대적인 중간배당을 예고한 가운데 금융당국이 배당 확대에 대한 주의를 당부했다. 이로 인해 당국과 지주사 간 눈치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5대 금융지주는 지난 1분기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가 여전함에도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는 등 호조가 이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스트레스 테스트도 모두 통과한 만큼 배당을 적극적으로 늘릴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금융당국이 코로나19 등을 이유로 배당성향 대폭 확대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게 걸림돌이다.

최근 금융위원회는 올해 배당 실시여부와 수준을 지난 2019년 배당성향 수준 등을 참고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금융지주가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불이익은 없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눈치가 보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5대 금융지주, 금감원 스트레스테스트 일제 통과…배당 기상도 ‘맑음’


금감원은 지난 5~6월 은행지주회사 8개(신한·KB·하나·우리·NH·BNK·DGB·JB)와 은행 8개(SC·씨티·산업·기업·수출입·수협·케이뱅크·카카오뱅크) 등을 대상으로 스트레스테스트를 진행했다.

테스트 모형은 ‘STARS’로 이미 국제적으로 검증받은 바 있다.

이번 스트레스테스트는 한국은행의 최근 개선된 경제 전망을 반영해 ‘브이(V)자형’으로 진행했다. 향후 단기 침체로 접어들었다가 급격히 반등한다는 가정이다.

평가 결과, 모든 시나리오(악화: GDP 성장률 1.3%→2.2%, 심각: 0.0%→1.5%)에서 전 은행의 자본비율은 최소 의무비율을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정적인 환경을 가정해도 배당 여력이 충분하다는 뜻이다.

금융위는 이를 두고 “자본관리 권고 실시 당시에 비해 실물경제 상황이 개선됐다”며 “국내 은행과 금융지주가 코로나19 이후 실물경제에 대한 자금공급을 확대하면서도 양호한 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평가결과에 따라 오는 7월 1일부터 금융지주사가 자율적으로 배당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전통적으로 중간배당을 이어온 하나금융지주는 6월 말 주주명부 폐쇄 결정을 공시해 중간배당을 기정사실화했다. 배당성향은 이사회를 통해 결정될 예정이다.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등은 변경된 정관에 의거 따로 주주명부 폐쇄를 공시하지 않지만 6월 말 결산이 완료되는 대로 이사회를 열고 중간배당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금융지주, NH농협금융지주도 내부적으로 검토를 이어가고 있다.

우리금융지주 관계자는 “이번 은행 및 은행지주 자본관리 권고와 행정지도 종료에 따라 올해 뛰어난 실적개선을 바탕으로 다양한 주주환원정책을 신중하게 종합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며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실물부문에 대한 지원에도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19년 수준 참고해라”…금융지주, 배당잔치 앞두고 당국 눈치?


금융지주와 투자자는 배당 잔치를 기대하고 있지만 금융위가 배당성향 관련 가이드라인을 내놓은 것이 걸림돌이다.

금융위는 최근 배당 제한 조치 종료를 알리면서 금융지주에게 2019년 수준의 배당성향을 참고해 배당에 임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금융위는 권고안을 꼭 따르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금융지주는 배당성향을 두고 금융위 눈치에서 자유롭지 않은 게 현실이다.

반면 국내 경기가 지난해 코로나19 시국에서 어느 정도 회복 국면을 맞이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주주들의 불만 역시 무시하기 어렵다. 

금융지주가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고 있음에도 합리적인 이익 분배가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금융위가 스스로 내놓은 권고안을 따르지 않아도 된다고 당부했지만 금융지주가 이를 무시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사실상 올해 금융지주 중간 배당성향은 2019년 수준에 머물 것 같다”고 말했다. 2019년 금융지주사의 평균 배당성향은 26.2%였다.

앞서 금융위는 이달말까지 한시적으로 순이익의 20% 이내로 배당할 것을 권고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는 위기상황에서 은행이 본연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선 충분한 손실흡수능력을 보유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2020년 기말 배당 당시 신한금융지주는 배당성향을 22.7%로 정했다. 다른 금융지주도 배당성향을 20%로 낮췄다. 전년 대비 5~7%포인트 줄어든 규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