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같은 듯 다른 디지털 전략"…SC제일은행·씨티은행의 희비 갈랐다

- SC제일은행, 1분기 순이익 9.7%↑…씨티은행, 19.4%↓ - 소매금융 안고 간다…"복합점포 등 서비스 다양화 추진할 것"

2021-05-21     김호연 기자
서울

SC제일은행이 지난 1분기 개선된 실적을 내놓으면서 한국씨티은행과의 희비교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금융권에선 SC제일은행이 디지털 전환에 대해 다양한 관점에서 접근한 것이 성장세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반면 씨티은행은 성급하게 추진한 디지털 전환에 발목 잡혔다. 무리한 점포 통폐합 등을 진행한 것이 부메랑이 됐다. 관련 사업부문 매각을 추진 중인 씨티은행 입장에선 뼈아픈 비판이다.


SC제일은행, 1분기 순이익 9.7%↑…씨티은행, 19.4%↓


SC제일은행은 최근 1분기 연결기준 102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9.7% 성장했다고 밝혔다.

이자수익 증가가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 SC제일은행의 1분기 이자이익은 24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 늘었다. 비이자이익은 1089억원으로 같은 기간 16.9% 감소했지만 대손충당금이 줄어든 기저효과로 전체 순익이 증가했다.

WM(자산관리)사업이 성과를 거두면서 수수료 손익도 개선됐다. 기업금융과 소매금융에서 각각 18%, 48% 증가하며 총 566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씨티은행은 같은 기간 482억원의 순이익을 얻으면서 전년 동기 598억원 대비 19.4%감소하며 대비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이자수익의 감소다.

1분기 이자이익은 2052억원, 비이자이익은 848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11.7%, 13.9% 감소했다. 개인과 기업의 대출이 증가했지만 저금리 기조와 카드 부문의 실적 악화로 부진했다는 설명이다.

씨티은행의 카드사업 순익은 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 줄었다.


부진한 씨티은행, 성급한 디지털 전환 추진에 실적 악화


은행권에선 2017년부터 이어진 과감한 점포 통폐합이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고 본다.

씨티은행은 최근 3~4년 동안 디지털 전환을 목적으로 지점 폐쇄 및 점포 통폐합을 추진했다.

2017년 120여개에 이르던 영업점을 3년 만에 30여개로 급감했다.

무리한 지점 폐쇄로 소매금융 사업 역량이 약해지면서 소매금융 관련 실적도 덩달아 줄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부진은 소매금융 매각 추진까지 이어지게 됐다.

씨티은행의 연간 당기순이익은 2018년 3074억원을 기록한 뒤 3년 연속 하향곡선을 그렸다. 1분기만 실적만 놓고 봐도 2019년 601억원, 2020년 598억원, 올해 1분기 482억원으로 부진하고 있다.

씨티은행은 이에 대해 “실적이나 역량 문제로 인한 결정이 아니라 씨티그룹 차원에서 장기적으로 수익을 개선할 사업 부문에 투자 및 자원을 집중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사업을 단순화할 필요성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씨티은행의 본사 씨티그룹은 지난달 15일 한국, 호주, 중국, 대만, 러시아,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폴란드, 바레인 등 13개국 소매금융에서 출구전략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박종복

 


박종복 행장 “소매금융 안고 간다…복합점포 등 서비스 다양화 추진할 것”


반면 SC제일은행은 온·오프라인 소매금융 서비스를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본사 SC(스탠다드차타드)그룹 역시 글로벌 점포수 감축을 공식화했지만 국내에선 오히려 복합점포를 활용한 온·오프라인 서비스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앞서 박종복 SC제일은행장은 온라인 신년사를 통해 “은행 업무 일부가 빅테크 산업으로 점차 이전되고 있는데, 이런 흐름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증권 비즈니스와 결합한 복합점포 개설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의 디지털 전환 바람을 다양한 관점에서 해석하고 접근한 것이다.

SC제일은행은 소매금융과 증권업을 결합한 형태의 복합 점포 개설에 힘쓰고 있다. 비대면 뿐만 아니라 대면 자산관리의 사업 가치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올해 사업목표도 디지털뱅킹만 아니라 중산층까지 확대한 자산관리 서비스 확대, 글로벌 기업금융 강화 등 세 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비대면과 대면 서비스 모두 국내 금융시장에선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며 “디지털 전환도 시급한 당면과제지만 다양한 관점에서 신중히 추진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