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공포에 깜짝 놀랐나"…주식 팔고 국채 사는 외국인들, 채권 보유잔액 최고치 갱신

- 4개월 연속 채권 순투자 흐름 이어간 외국인들, 보유잔액 최고치 경신 - 주식은 순매도세, 국채는 순투자세?…인플레이션 우려 속 주목받는 채권투자의 매력

2021-05-17     노우진 기자

코스피·코스닥 시장이 인플레이션 공포에 따라 보합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외국 자본이 채권 시장에 대한 관심을 늘리고 있다.

특히 외국인의 국내 채권 보유 잔액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며 눈길을 끈다. 채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최근 꾸준히 매수 기조를 유지하고 있었다.

국내 채권시장이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이유 중 하나는 높은 국가 신용등급이다. 지난 12일 기준 3대 국제신용평가사는 한국의 신용등급을 AA 수준으로 평가했다. 이는 일본과 중국보다 높은 수준으로 선진국 수준의 대외 신용도라고 할 수 있다.

국고채 수익률 역시 동일등급 대비 최고치 수준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1.424%로 동일등급 대비 최고 수익률이다. 일본·홍콩·싱가포르 등 아시아권에서 독보적인 수치다.

[사진=Unsplash]

외국인, 올해 들어 22조원 넘게 국내 채권에 투자해…보유 잔액 역대 최고치 경신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은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국내 주식을 9조3000억원 순매도한 반면 국내 채권은 22조6000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는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채권을 39조4000억원 순매수했고 16조8000억원이 만기 상환된 결과다.

4월에 한정하면 외국인은 상장채권 3조7940억원을 순매수했고 5조4480억원이 만기 상환돼 총3조3460억원을 순투자한 셈이다.

4월 말까지 외국인 투자자들은 잔존만기 1년에서 5년 미만의 채권은 76조8000억원, 5년 이상은 49조9000억원, 1년 미만의 단기 채권은 47조3000억원을 보유했다.

이에 외국인의 상장채권 보유액은 총합 174조원을 기록하며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전월대비 3조1000억원 늘어난 금액이다. 외국인 투자자의 순투자 흐름은 1월부터 4월까지 꾸준히 이어져왔다.


“주식 투자 대신 국채 투자“, 포트폴리오 점검 들어간 외국인 투자자들


이러한 국채 투자 흐름은 외국인들이 인플레이션 우려 속에 포트폴리오 점검에 들어갔다고 해석된다. 국채 투자는 주식 투자와 달리 낮은 리스크-낮은 이익(low lisk-low return)을 보장한다. 특히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며 주식시장이 하락 압력을 받고 있는 만큼 채권시장은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상대적으로 안전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

한 관계자는 채권 순투자 증가 요인에 대해 “국내 채권은 다른 국가에 비해 높은 금리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며 “특히 주식시장이 혼조세를 보일 때는 채권시장에 분산투자하는 경향이 강해진다”고 설명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실장은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국내 채권시장의 투자 매력도가 높은 편이라 이전부터 수요는 꾸준히 있었다”며 “현재 주식시장은 가격 조정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여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 조정을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플레이션 우려가 채권 평가 이익 측면에서는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장기투자자들에게는 이익 수익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인플레이션 우려를 반영해 주식시장 대신 장기 채권에 투자하는 경향은 앞으로 더 강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