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이슈] 미래에셋·KB증권, '대어' 현대엔지니어링을 사로잡은 비결은…'솔로몬식 몸값' 도출(?)

- 현대엔지니어링, 주관사 선정 통해 ‘거품 논란’ 종식 시킬까 - 치열한 주관 상장 경쟁, 미래에셋증권·KB증권 승리한 배경은…"실적에 주목한 것"

2021-05-14     노우진 기자

현대엔지니어링이 미래에셋증권·KB증권·골드만삭스를 주관 상장사로 선정한 가운데 선정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다소 보수적인 가격을 제시한 반면 KB증권은 경쟁사 중 가장 높은 가격을 제시했다. 이에 현대엔지니어링이 ‘몸값 거품’ 논란을 종식시키고 적정 가격을 찾기 위해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을 양 손에 잡았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IB업계에서는 당초 유력한 후보로 꼽히던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을 제치고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이 상장을 주관하게 된 배경에 대해 “현대엔지니어링이 올해의 실적을 기반으로 실무적인 관점에서 선정한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 상장 주관사 선정에서 초점 맞춘 것은?


현대엔지니어링은 상장 추진 소식이 알려졌을 때부터 고평가 논란에 시달렸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장외시장에서 현대건설의 기업가치 두 배가량의 몸값으로 거론됐기 때문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장외시장 기업가치는 10조6000억원대다. 

일반적으로 건설·플랜트 업종에서 기업 가치를 산정하는 방식은 자기자본에 동종업계 주가순자산비율(PBR)을 적용하는 것이다. 현재 동종업계에서 가장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는 삼성엔지니어링의 PBR(1.8배)를 적용하면 현대엔지니어링의 몸값은 6조원에서 7조원 수준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이 ‘몸값 거품’ 논란에 휩싸인 이유다.

업계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이 기업가치 거품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상반된 입장을 보인 증권사를 동시에 선택했다고 보고 있다. 상반된 가격을 제시한 증권사가 균형 잡힌 논의를 통해 투자자들이 수용 가능한 몸값을 도출할 것이란 계산이다. 일반적으로 기업은 우호적인 몸값을 제시한 증권사 위주로 선정하기 때문에 현대엔지니어링의 상장 주관사 선택은 분명 이례적이다.


IPO강자로 급부상한 미래에셋증권·KB증권…어떻게 현대엔지니어링 공략했을까


이번 현대엔지니어링 주관사 선정 입찰 경쟁에 참여한 것은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 외에도 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신한금융투자·하나금융투자 등이었다.

특히 NH투자증권은 현대오토에버의 상장을 단독 주관했으며 현대차그룹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했기 때문에 유력한 후보로 꼽혔다. 2020년의 IPO 시장 1위에 오른 한국투자증권 역시 유력 후보 중 하나였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왔다. 2년간 부진했으나 올해 들어 절치부심한 IPO강자 미래에셋증권과 최근 IPO시장에서의 약진이 눈에 띄는 KB증권이 나란히 국내 주관 상장사를 맡았다.

통상 외국 주관사는 해외 기간 투자자를 대상으로 모객에 집중할 뿐 공모 전략 수립 등에서 관여도가 낮은 편이라 실질적으로는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이 현대엔지니어링의 상장을 진두지휘한다고 볼 수 있다.

전통적인 IPO강자로 불렸던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들어 IPO시장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SK바이오사이언스와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의 상장 주관사를 맡아 성공적인 상장을 이끌었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SKIET는 연이어 청약경쟁률 신기록을 경신했다.

그 외에도 미래에셋증권은 상장 예정인 게임 IPO 초대어 크래프톤의 단독 주관사를 맡고 있다. 최근의 괄목할만한 IPO실적이 이번 상장 주관 경쟁에서도 좋은 결과를 이끌어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은 보수적인 기업 가치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져 현대엔지니어링이 기업가치보다는 IPO 성사에 더 무게를 두고 있는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현대엔지니어링의 IPO 자체가 그룹 지배구조 개편 작업의 일환이기 때문이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며 “몸값에 대한 잡음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상장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미래에셋증권은 SK바이오사이언스·SKIET 등 굵직한 기업들의 상장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며 “그 과정에서 상장 기업들이 원하는 것을 충족시켜줬기 때문에 이번에도 높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기업이 원하는 것은 안정적인 상장”이라며 “올해 들어 미래에셋증권이 상장 주관한 기업들은 높은 공모 경쟁률을 기록했기 때문에 이 점이 주목 받은 듯하다”고 설명했다.

KB증권도 실적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KB증권은 올해 들어 LG에너지솔루션에 이어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지 등 IPO 대어들의 상장을 맡았다. 또한 관련 부서를 확충하며 ECM 사업 확장의 의지를 보이고 있다.

KB증권 관계자는 “최근 KB증권이 IPO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며 “우수한 인력을 확보하며 조직을 개편하는 등 IPO시장에서 다른 증권사와 다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했는데 그 결과가 실적으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