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빙그레, 1조 클럽 가입하나..."아이스크림 마케팅 강화·단백질 식품시장 공략"

지난해 해태아이스크림 인수 시너지 낼 전망... 영업이익은 13% 감소 빙그레 유니버스 담은 SNS로 MZ세대와의 활발한 소통 오랜 주력상품인 단지우유에 한정판 시리즈로 이목 끌어 요플레 프로틴에 이어 단백질 신제품 준비 중

2021-04-26     김지우 기자

지난해 해태아이스크림 인수로 주목받고 있는 빙그레가 올해 '1조 클럽'에 가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지난해 영업이익이 10% 이상 감소함에 따라 올해 아이스크림 부문에서 시너지 효과를 제대로 누릴 수 있을 지 여부가 관심 포인트다. 

2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빙그레는 매출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에는 유례없던 긴 장마로 인해 빙과업계의 최대 성수기에 장사를 망쳤지만, 올해에는 해태아이스크림을 인수한 사업 시너지 효과를 누릴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급여를 비롯한 지급수수료와 광고선전비 등 판관비가 증가함에 따라 별도 기준 영업이익이 부진했고, 지난해 4분기부터 해태아이스크림 실적이 반영되면서 연결 매출은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적자 폭은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올해 연결 기준 매출은 1조1176억원, 영업이익 461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6.5%, 15.6%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해마다 꾸준히 매출은 올랐지만, 지난해 줄어든 영업이익은 해결해야 할 부분이다. 

빙그레우스·유튜브 뮤직비디오 등 활발한 마케팅으로 MZ세대 공략

빙그레는 공식 유튜브 채널,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SNS)에서 광고 캠페인과 마케팅을 통해 MZ세대와의 활발한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바나나맛우유에 이어 3년동안 오디맛, 호구마맛, 캔디바맛, 애플시나몬맛 등 '단지가 궁금해'라는 시리즈로 이색맛 제품을 한정판으로 선보여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하지만 신선한 시도와 달리 소비자들의 호불호가 갈리면서 한정판 제품으로 그치게 됐다. 현재 빙그레는 바나나맛우유, 바나나맛우유 라이트, 딸기맛우유, 바닐라맛우유, 밀크티맛단지 등에 주력하고 있다. 다만 이색 제품에 대한 도전은 MZ세대의 관심을 끌었을 뿐 아니라, 온라인상에서 빙그레 공식 계정 담당자에게 출시를 원하는 맛을 추천하는 등 소비자와의 소통 창구 역할을 하게 됐다는 평가다. 

빙그레는 바나나맛우유의 온라인 판매를 늘리기 위해 배달앱 요기요와 제휴를 맺었다. 바나나맛우유와 잘 어울리는 매운 배달음식을 댓글을 달면 선착순으로 요기요 할인쿠폰을 지급하는 식이다. 

앞서 빙그레는 '빙그레 유니버스'라는 독특한 세계관 마케팅으로 긍정적인 기업 이미지를 갖게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빙그레 인스타그램 계정 팔로워 수는 15만명을 기록했고, 그 중에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도 있다. 

빙그레-해태아이스크림 VS 롯데제과·롯데푸드...아이스크림 시장서 치열한 경쟁 예상

지난해 10월에는 아이스크림 '끌레도르' 정기구독 서비스를 내놓으며 구독경제에도 발을 내밀었다. 서비스를 신청하면 3개월간 다양하게 구성된 끌레도르 아이스크림 제품과 한정판 굿즈 사은품을 한 달에 한 번 받는 방식이다. 경쟁사인 롯데제과가 먼저 지난해 7월 나뚜르 구독서비스를 시작한 이후의 행보로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기도 했다.

빙그레에 따르면 정기구독 서비스를 시작한 지 한 달 만에 500명이 신청했고, 현재 1000명이 이용 중이다. 소비자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끌레도르 정기구독 서비스를 3개월 이용한 소비자 A씨는 "편의점이나 마트에서도 구매 가능하지만 직접 방문해야 한다는 번거로움을 덜 수 있고, 일부 제품의 경우 안 파는 곳도 있어서 가성비를 챙길 수 있는 정기구독 서비스를 신청했다"며 "매월 사은품이 달라져 추가 구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빙그레는 1400억원에 해태아이스크림을 인수하면서, 현재 빙과시장은 롯데(롯데제과·롯데푸드)와 양강구도를 구축했다. 닐슨데이터에 의하면 2019년 기준 시장점유율은 롯데제과가 28.6%로 1위, 근소한 차이로 빙그레(26.7%)가 2위, 롯데푸드(15.5%), 해태아이스크림(14%) 순이었다.

영업이익 13% 감소..."아이스크림 마케팅↑, 단백질 식품시장 공략할 것"

빙그레는 기존 요플레 라인에 지난해 요플레 프로틴을 추가해 단백질 식품시장에 진출했다. 요플레 프로틴은 지난해 4월 출시 이후 누적 판매수량 1000만개를 달성했다. 

또한 건강기능식품(이하 건기식)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2019년 6월 여성 건기식 브랜드 '비바시티'를 출시했고, 이어 지난해 10월 남성 건기식 브랜드 '마노플랜'을 내놨다.

다만 줄어든 영업이익은 과제로 남아있다. 지난해 빙그레의 영업이익은 해태아이스크림 실적과 합쳐지면서 398억원으로 전년(458억원)보다 13.1%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15.1% 줄어든 341억원을 기록했다.

빙그레 관계자는 "(해태아이스크림 인수 후) 지난해 4분기부터 해태아이스크림의 실적이 반영되면서 영업이익에 부정적 영향을 받았다"며 "먼저 올해 냉동사업부문의 경우 성수기에 대비해 신제품 출시와 슈퍼콘, 붕어싸만코 등 제품에 대한 활발한 마케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전통적인 브랜드인 바나나맛우유도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주지훈을 모델로 삼고 있고, 또 하나의 큰 축인 요플레의 경우도 코로나19로 인해 성장 중인 단백질 식품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신제품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