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급난] 완성차업계, 車반도체 부족에 생산차질 속앓이...'2분기 위기설' 솔솔

-현대차 아산공장 19~20일 또다시 생산중단...그랜저 출고 지연 우려 - 한국지엠, 부평2공장 50% 감산 이어 19~23일 완전 가동중단...판매 부진 장기화 관측 -르네사스, 화재 한 달 만에 가동 재개...차 반도체 병목현상에 단비될까

2021-04-19     김명현 기자

완성차업계가 차량용 반도체 품귀로 생산 중단을 결정하며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19로 급감했던 수요가 회복돼 판매 확대에 시동을 걸었지만 눈앞에서 놓친 모양새다.

더욱이 올 6월까지 생산 중단 및 재개가 반복될 것이란 '2분기 위기설'이 업계에 확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차 반도체는 단기간에 사업화가 어려워 기존 주요 업체의 생산 케파(CAPA)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면서 "자동차업계에선 재고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과 별개로 3분기는 돼야 수급난이 풀릴 것으로 판단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최소 2분기까지는 완성차들의 생산차질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업체인 TSMC의 웨이저자 CEO도 지난 15일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은 3분기는 돼야 개선될 것"이라며 "완전한 해결까지는 내후년이 돼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차·한국지엠·쌍용차, 4월 줄줄이 라인 중단...실적 부진 우려 가중

우선 현대차 아산공장은 차 반도체 품귀 여파로 이날부터 이틀간 가동이 중단된다. 지난 12~13일에 이은 추가 휴업이다. 아산공장은 그랜저와 쏘나타를 생산하고 있다. 앞서 울산1공장도 같은 이유로 지난 7일부터 일주일간 라인을 멈춰 세웠다.

업계에선 이번 아산공장 휴업으로 2000대 규모의 생산 차질이 발생될 것으로 추산한다. 이에 인기 모델 그랜저의 출고 지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랜저는 지난해 국내에서만 14만대 이상 팔렸다.

다만 일각에선 현대차가 신형 그랜저 출시를 앞두고 재고 조정을 위해 여러 공장 중 아산공장의 휴업을 결정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 실제 서울에 위치한 다수의 현대차 대리점에선 빠르면 이달 내 그랜저 신형 모델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또 빠른 인도를 원할 경우 재고 모델 구입을 추천했다.

국내 완성차 중 가장 먼저 반도체 수급난의 타격을 받은 한국지엠은 지난 2월부터 부평2공장의 가동률을 50% 줄여왔지만 결국 이달 19~23일 부평1·2공장 운영을 중단하게 됐다.

특히 부평1공장은 꾸준한 인기를 모으고 있는 소형 SUV 트레일블레이저를 생산하고 있어 판매 부진 우려가 크다. 한국지엠은 지난 3월에도 가동률 저하에 따라 전년 동기 대비 22% 감소한 2만9633대를 판매했다. 

한편, 쌍용차 평택공장은 반도체 부족으로 지난 8~16일 가동이 중단된 데 이어 협력사들이 납품을 거부해 이달 19~23일 다시 휴업에 들어간다. 엠블럼 변경으로 탄력을 받고 있는 기아 역시 이달 화성 공장의 주말 특근을 시행하지 못하게 됐다.

세계 車반도체 3위 르네사스, 공급 재개 희소식...완성차 생산차질 최소화에 이목

이같은 위기 국면에서 세계 차량용 반도체 제조 3위인 일본 르네사스가 지난 17일 반도체 생산을 재개한 점은 다행스러운 부분이다. 지난달 19일 르네사스 공장에 화재가 발생한 지 약 한 달 만이다. 

다만 르네사스 생산 라인의 완전 복구에는 2~3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시바타 히데토시 르네사스 사장은 최근 "적어도 6~7월은 돼야 생산 정상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 노무라증권은 르네사스 공장 화재로 올 2분기 글로벌 자동차 생산대수가 160만대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앞서 르네사스뿐만 아니라 TSMC, NXP, 인피니언 등 세계 반도체 주요 업체들도 자연재해를 만나면서 반도체 수급난이 악화됐다.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공급 정상화가 하루빨리 진행돼 자동차업계의 생산차질을 최소화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