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생명, "보험사 제판분리 방아쇠 당겼다"···한화생명, 현대해상도 잇따라 내달 제판분리 합류

- 미래에셋생명, 자회사형 GA '미래에셋금융서비스' 출범으로 업계 제판분리 가속화 전망 - 한화생명도 오는 4월 '한화생명금융서비스' 분사 예정, 현대해상 '마이금융파트너' 출범 예고 - 기존 전속채널 영업조직으로는 상품경쟁력 한계 노출···판매경쟁력 확보와 설계사 이탈 방지 대안으로 제판분리 부각

2021-03-08     윤덕제 기자

 

미래에셋생명이 자회사형 GA(법인보험대리점)인 미래에셋금융서비스를 출범하며 업계 최초로 제판분리를 단행했다.

제판분리는 상품 개발과 판매를 분리시킨 다는 개념이다. 장기간 수익성 악화에 시달린 보험사들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판매조직 분사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해상과 한화생명도 오는 4월 출범을 목표로 판매전속 자회사를 각각 설립할 계획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영업 주도권이 전속설계사 조직에서 GA로 급격히 옮겨가는 가운데 대형 생·손보사들이 전속판매채널 분리 움직임을 이미 보여왔다"며 이같은 움직임은 보험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것으로 내다봤다.

가장 먼저 제판분리를 단행한 미래에셋생명...수장은 하만덕 부회장

8일 미래에셋생명은 업계 최초로 제판분리를 단행하고 자회사형 GA인 미래에셋금융서비스의 현판식을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는 신설되는 미래에셋금융서비스 수장으로 임명된 하만덕 부회장과 변재상 미래에셋생명 대표 등이 참석했다.

보험상품개발과 판매조직을 분리하는 일명 '제판(製販)분리'는 보험 선진국을 중심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보험 상품을 구매할 때 여러 보험회사의 상품을 비교 분석해 가장 적합한 상품을 고를 수 있으며, 보험사는 혁신상품의 개발 및 고객서비스, 자산운용 등에 집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아울러 분사된 판매자회사는 마케팅 인프라를 집적해 단순 보험판매회사가 아닌 종합자산관리 전문회사를 지향하게 된다.

미래에셋생명은 지난해 12월 성공적인 제판분리를 목표로 채널혁신추진단을 출범시켰다. 자회사형 GA 출범에 따른 영업제도 및 조직을 재정비하고, IT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서다. 

지난 2월에는 700억원의 유상증자로 신설될 미래에셋금융서비스의 자본금을 약 900억원으로 늘렸다. 이로서 41개의 사업본부와 3500여명의 설계사 규모를 갖춘 미래에셋생명의 자회사형 GA 탄생을 예고했다.

앞으로 미래에셋금융서비스는 GA의 장점을 살려 모든 보험상품을 비교 분석해 최선의 포트폴리오를 제시하고, 모바일 중심의 디지털 인프라 구축 및 다양한 금융플랫폼과의 제휴를 통해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표다. 이미 8개 손해보험사 및 6개 생명보험사와 제휴를 마치고 다양한 상품 구성이 가능하도록 영업시스템도 준비했다.

미래에셋금융서비스 하만덕 부회장은 "미래에셋의 핵심가치인 '고객동맹'을통해 생명보험, 손해보험 구분없이 각 분야에서 차별화된 보험상품 중 가장 최적의 솔루션을 찾아 연결하는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궁극적으로는 고객에게 최적의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제시할 수 있는 종합자산관리 전문회사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한화생명, 현대해상 등 주요 보험사, 오는 4월 출범 목표로 제판분리 추진

한편, 대형생보사인 한화생명도 오는 4월 출범을 목표로 한 자회사형 GA 한화생명금융서비스 초대 대표이사에 구도교 한화생명 영업총괄 전무를 내정하며 제판분리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다.

한화생명이 개인영업본부 산하 모집 및 지원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신설되는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임직원 1400여명과 보험설계사 2만여명이 소속된 국내 최대 규모 GA가 될 전망이다.

한화생명은 오는 15일 정기 주총에서 한화생명금융서비스 신설을 위한 개인영업본부 분할계획서를 승인한다는 방침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판매 역량 강화와 디지털 금융플랫폼 서비스를 통해 한화생명금융서비스와 함께 고객에게 폭넓은 선택을 제공하는 생명보험사로 거듭날 것이다"라고 말했다.

대형손보사인 현대해상 역시 자회사형 GA인 '마이금융파트너' 출범을 앞두고 있다. 지난달에 금융당국에 설립신고를 마쳤으며, 오는 4월이면 영업 개시가 가능할 전망이다. 다만, 기존 영업조직 분사가 아닌 새로 외부인원을 채용하는 방안으로 현재의 제판분리와는 결이 다른 모양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회사형 GA를 설립과정에는 영업채널을 분사해야 하기 때문에 대규모 직원이동과 조직개편이 불가피해 상당한 진통이 예상"되지만 "기존의 전속채널 중심의 영업 방식으로는 상품경쟁력 확보가 제한적이라는 이유에서라도 자회사형 GA가 판매경쟁력 확보와 설계자 이탈을 방지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제판분리를 통해 보험회사 경영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추가 비용분석에 기초한 영업조직 운영전략을 마련해야 하며, 우선 상품 및 서비스 경쟁력 강화와 판매자전문성 확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