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meets DESIGN] 핀테크, 다음 정복고지는 금융권

2021년은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 원년될 것으로 전망 전통 금융권에서 소외됐던 제3세계 소비자와 20~30대 디지털 세대에게 어필할 것

2021-01-14     박진아 IT칼럼니스트

1월 10일 국내 핀테크 유니콘인 토스가 토스증권(개발사: 비바리퍼블리카)의 사업 본인가 신청 절차를 거친 후 이달 말과 내달 초 사이 영업을 개시할 계획인 것으로 보도됐다. 이로해서 이제까지 모바일 간편 온라인 결제 서비스를 해오던 토스는 카카오페이증권에 이어 국내에서 두 번째로 일반 금융고객들이 개인용 모바일 디바이스로 증권투자업무를 볼 수 있는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 시스템을 제공하며 투자금융업으로 사업을 확장한다.

2020년

또 토스는 신용카드 사업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신용카드와의 제휴 전략은 간편 송금 및 결제 서비스에 필수적이다. 예컨대, 미국과 유럽에서 ‘핀테크계의 넷플릭스’로 불리는 미국의 벤모(Venmo, 모회사: 페이팔)와 스트라이프(Stripe), 영국의 레볼룻(Revolut)과 몬조(Monzo), 오스트리아의 N26, 네덜란드의 아디엔(Adyen) 등 떠오르는 유망 핀테크 스타트업들은 이들 결제 앱 가상 계좌 개설과 동시에 앱과 연계된 신용카드를 발급해준다.

디지털

이들 간편 송금 및 결제앱들은 자체 가상 계좌를 통해 송금자와 수신자 사이의 지불 거래를 즉석 처리해주고 승인된 거래금액을 제휴 은행과 신용카드사로부터 입금 받는 송금거래 중간자 역할을 한다. 개인과 개인 사이(P2P)와 금융사와 개인 사이(B2C) 지불 대행업무를 결합시킨 솔루션이라 하겠다. 소비자는 즉석 결제를 할 수 있다는 편리함 외에도 부정 또는 실수로 결제가 성사됐을 경우 소비자의 은행이나 신용카드에서 바로 결제되지 않고 구매 취소・환불을 할 수 있어 소비자 보호와 완충 기능을 한다는 것도 장점이다.

삼성페이와

모바일 송금 결제 앱의 최대 장점은 단연 간편성이다. 현금 사용율이 급감한 현대 소비 환경 속에서 현금자동지급기를 찾아 현금을 인출해야하는 수고 없이도 모바일 기기의 간편결제 앱과 연계된 현금/신용카드로 결제할 수 있다. 식당에서 함께 식사한 후 또는 택시를 나눠탄 일행은 앱으로 즉석에서 비용을 분할 지불할 수 있으므로 자연스런 더치페이 문화 정착에도 기여한다. 2013년 8억 달러에 페이팔에 인수된 후 미국 국민중 20%가 사용하는 P2P 즉석 송금 앱으로 성장한 벤모는 활성사용자 수 4백 만 명에 이른다(2020년 기준).

글로벌 금융업계는 숨가쁜 변화를 겪고 있다. 소셜미디어 사용자 보유력에 힘입어서 금융업에 진출한 빅테크 - 예컨대 카카오뱅크, 네이버페이 등 - 의 기성 은행들을 향한 도전은 시작됐다. 더구나 지난 약 1년 동안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금융업무의 비대면 온라인화로 소비자들은 금융 디지털화에 더 급속히 적응해 나가고 있다. 이미 일일 비즈니스용 송수금이 온라인으로 이루어지고 알고리듬이 대출 심사와 금융 서비스를 대신하는 지금, 은행 지점 수는 계속 감소하는 추세다.

영국의

반면에 금융의 디지털화 속도는 더 빨라졌다. 임금 수신과 공과금 지불을 위해 은행 계좌가 필요하지만 각종 서류와 심사가 필요한 바쁜 일상인에게 은행 지점 방문의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최근 2020년 12월 17일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럽중앙은행 연구진이 발표한 한 보고서에 따르면, 가까운 미래의 금융 서비스는 직장, 계좌 거래 내역, 부동산 자산 소유 여부로 대출 심사를 하는 심사방식에서 벗어나 알고리즘이 개인의 소셜미디어 위상, 모바일 소통 기록, 아마존과 알리바바 등 온라인 쇼핑 내역 등 사용자가 남긴 다양한 '디지털 발자욱(digital footprint)’을 두루 분석하여 신용평가에 반영하는 시스템으로 이행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실제로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자는 부동산이나 자동차 자산 소유 여부만으로 창업이나 구직할 수 없게 하는 미국식 신용점수 시스템 개정 법안을 추진할 것을 고려중이다(포춘, 2020년 11월 18일 자 기사). 그 말은 기존 전통적 은행 중심 대출신용도 심사와 승인 여부는 이른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통로’ 즉, 소셜미디어 활동, 온라인 쇼핑 기록, 기타 준법 사항 등 디지털 활동 사항까지 개인사용자의 자산으로 포함시켜 평가하는 ‘다채널 사회 신용 지수(multi-channel social credit)’제도가 도입될 것임을 뜻한다.

페이스북은

현금 거래 문화가 주를 이루던 유럽에서도 지난 한 해 동안 코로나 사태로 디지털 결제와 비대면 금융 서비스 사례가 이전보다 50% 증가했다(자료: 위 IMF 보고서). 전세계 국가마다 기성 금융업계를 디스럽트할 만한 다수의 디지털 결제 및 개인금융관리 플랫폼들이 각축하는 핀테크 춘추전국의 시대인 지금, 가입자 수가 중가하는 추세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내실있는 수익 창출을 달성한 업체는 많지 않다. 소비자들이 금융 디지털화를 더 포용해 나갈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 업계는 한차례 기업 합병・통합으로 기술력과 데이터 강화를 거쳐야 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