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산 적자 5조원' 최악의 한 해 보낸 정유업계..."새해엔 먹구름 걷힌다" 낙관 전망 솔솔

정유 4사 2020년 3분기까지 합산 적자 4조8075억원 코로나19로 산업 활동 중단, 이동제한 등 영향 크게 받아 올해 정유업계 업황 "코로나19 극복에 달렸다"

2021-01-04     서창완 기자

정유업계는 2020년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다. 정유 4사 합산 적자만 5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힘든 한 해를 보낸 정유업계 실적이 2021년 새해에는 개선될 수 있을까.

각사별 4분기 실적 전망을 보면 적자폭의 큰 폭으로 줄고 있어 연간 기준 흑자전환 기대감은 높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효과가 나타나는 하반기 실적 개선이 나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지만, 아직은 불투명하다는 게 현 상황이다. 코로나 변종 등 돌발 변수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내 정유 4사인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S-OIL),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1~3분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 4조8075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연속 천문학적인 적자를 낸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이 각각 2조2438억원과 1조1809억원으로 규모가 컸다. GS칼텍스 8680억원, 현대오일뱅크 5147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정유 4사가 지난 2019년 같은 기간 2조7590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것과 비교하면 불황의 규모가 컸다.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세가 좀처럼 잦아들지 않으면서 4분기 전망도 흑자전환가는 거리가 있다. 증권가 컨센서스를 보면 SK이노베이션은 4분기 영업손실 1554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적자폭이 크게 줄었다는 점에서 의미를 둬야한다.GS칼텍스도 4분기 적자가 예상된다.

현대오일뱅크와 에쓰오일은 흑자가 기대되지만, 규모가 크진 않아서 4사 영업손실이 5조원을 뛰어넘을 거란 예상도 나온다.

정유업계 부진은 코로나19로 인한 석유 제품 수요 감소 영향이 절대적이었다. 지난해 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지면서 휘발유, 경유 등 석유제품 수요가 급격히 떨어졌다. 각국이 이동 제한과 봉쇄 조치에 나서면서 하늘길이 막혀 정유업계 주 수익원인 항공유 수요가 급감한 것에도 큰 타격을 받았다.

지난해 3월 산유국이 감산 합의에 실패하면서 국제유가 하락에 부채질을 한 점도 정유업계에는 큰 손실을 입혔다. 배럴당 60달러에 수준으로 시작한 국제유가가 4월 한때 10달러선까지 떨어지면서 정유업계 재고평가손실 규모가 커졌다.

제품 수요 감소로 인해 정유업계는 1년 내내 손익분기 수준도 되지 않는 정제마진을 기록했다. 제품을 팔아도 손실을 보는 구조가 계속된 셈이다. 증권업계가 추정한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을 보면 지난해 정제마진 최고치는 2월 둘째 주에 기록한 배럴당 4달러다. 정유업계는 정제마진이 통상 4달러 이상이 돼야 손해를 보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손익분기점은커녕 3월 셋째 주부터 6월 둘째 주까지 13주 연속 마이너스 정제마진을 기록하는 등 최악의 상황이 지속됐다.

새해에도 정유업계 사정이 획기적으로 개선되리라고 보기는 어렵다. 미국·유럽 등 백신 접종이 시작되고, 미국 신규 부양책 등으로 국제유가가 반등하고는 있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은 상황이라 석유 제품 수요 회복이 쉽지 않다.

일각에서는 올해 하반기가 되면 정유 업황이 회복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코로나19 백신 효과가 집단면역으로 나타나는 시기가 3분기 정도로 예측되는 만큼 휘발유, 항공유 등 수요 회복이 이어질 거라는 전망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업황 회복과 저조는 결국 코로나19 극복 속도에 달려 있다"며 "전 세계 이동제한조치와 경제 활동 제한 조치 등의 상황이 회복돼야 할 텐데, 쉽지는 않을 것으로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