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킥보드 규제 '오락가락'···의무보험제도 도입 '솔솔'
- 전동킥보드 규제 완화 후 사고 우려 높아지면서 재차 도로교통법 재개정 추진 - 킥보드를 공유 '개인형 이동장치'로 볼 것인지 아닌지에 따라 보상 절차 상이 - 보행자와 킥보드 운전자를 충분히 보호할 수 있는 의무보험제도 도입 주장
전동킥보드 이용이 급증하면서 사고 위험도 커지는 가운데 공유·개인형에 따라 보상이 달라지는 등 애매한 관련 규제로 피해자 보호가 미흡한 실정이다. 이에 전동킥보드 사고 피해자와 킥보드 운전자를 충분히 보호할 수 있는 의무보험제도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보험연구원은 15일 '주요국 전동킥보드 보험제도 동향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았다.
현재 우리나라는 지난 10일 개정된 도로교통법에 따라 만 13세 이상이면 누구나 원동기 면허증 없이 진동킥보드 운행이 가능하다. 기존에는 전동킥보드를 타기 위해서는 16세 이상에 원동기 면허 소지가 필요했다. 또한 헬멧을 착용하지 않을 시 범칙금을 부과했지만 이 규정도 없앴으며, 전동킥보드의 인도 주행을 금지하고 자전거 도로로 다닐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최근 관련 사고가 증가하고 규제 완화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운전가능 연령을 만 16세 이상으로 다시 상향하고, 원동기장치자전거 면허 이상을 요구하는 도로교통법 재개정을 추진해 지난 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전동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PM : Personal Mobility) 관련 사고접수가 지난해 447건 발생해, 지난 2017년 117건 대비 약 4배 가까이 늘었다. 무면허 이용 허용과 운행 제한 연령을 낮춘 규제 완화가 사고 위험을 더욱 키울 것이라는 우려에 다시 규제를 강화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전동킥보드 관련 보험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고 엇갈린 평가가 나오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보험연구원 황현아 연구위원은 "현재 독일, 프랑스, 영국 및 일본은 전동킥보드도 자동차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하도록 하고 있다"며 "주요국들의 전동킥보드 보험제도 운영 결과를 검토해 관련 제도를 보완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독일과 프랑스는 전동킥보드도 자동차보험(배상책임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하도록 했고, 다른 EU 국가들도 제도 정비를 진행 중이다. 특히 독일은 전동킥보드 관련 특별법을 제정해 전동킥보드 보유자의 자동차보험 가입의무를 명확히 했다.
일본도 현행 규정상 전동킥보드를 원동기장치자전거로 분류해, 전동킥보드 운전 시 운전면허가 필요하고 차도로 운행해야 하며 자동차보험에도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한다.
미국의 경우 각 주(州) 및 도시별로 전동킥보드 관련사항을 규율하고 있는데, 전동킥보드는 일반적인 자동차보험 및 이륜차보험 가입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대체로 보험가입을 의무화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동킥보드에 대해 자동차보험을 적용하지 않고 대여사업자 및 제조·판매업자에게 별도의 보험가입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이는 전동킥보드가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자배법)상 자동차보험 의무가입 대상이 아님을 전제로 한 것이다.
한편, 금감원은 보행자가 전동킥보드로 인해 상해 피해를 입은 경우 피해자 본인 또는 가족이 가입한 자동차보험의 '무보험자동차상해' 담보를 통해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황현아 위원은 "전동킥보드 보험가입 의무화 여부 및 그 내용 적용대상은 전동킥보드 자체의 특성과 활용 현황을 함께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즉 현재 전동킥보드 자체의 성능 및 사고 위험은 자전거와 유사한 수준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지만, 자전거보다 교통수단으로서의 활용도가 높고, 보행자 사고 위험도 높기 때문이다. 또한 단기간에 사용자가 급증해 교통참여자들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고, 기존 법령은 물론 개정 도로교통법상으로도 인도 주행이 금지돼 있음에도 현실적으로 상당수의 전동킥보드가 인도를 주행하고 있어 사고발생 시 피해자가 보행자인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에 황 연구원은 "비록 전동킥보드 자체의 성능과 위험성은 자전거와 유사하더라도, 보행자 등 교통 참여자 및 킥보드 운전자를 충분히 보호할 수 있는 의무보험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또한 "피해자 시각에서 볼 때 가해 킥보드가 공유 PM인지 여부에 따라 보상 절차 및 내용이 달라지는 문제가 있으므로 이에 대한 보완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