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이재용, 이건희 회장 별세 후 경영 행보 '기지개'..."디자인에 혼을 담자"

서울R&D 캠퍼스에서 디자인 전략회의 참석해 미래 디자인 비전 및 추진 방향 등 점검 "디자인에 혼을 담아내자. 다시 한번 디자인 혁명을 이루자. 미래를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자" 강조

2020-11-12     김국헌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건희 회장 별세 후 본격적인 경영 행보에 나섰다. 

이 부회장은 12일 서초구 우면동에 위치한 서울R&D 캠퍼스에서 디자인 전략회의를 열어 미래 디자인 비전 및 추진 방향 등을 점검했다. 이 부회장은 이건희 회장 별세 후 별다른 경영 행보를 보이지 않았는데 디자인 전략회의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디자인

삼성전자는 2016년부터 사업부별 디자인 전략회의를 진행해 왔으나, 올해 처음으로 이재용 부회장 주관으로 전사 통합 디자인 전략회의를 개최했다. 

이는 AI, 5G 및 IoT 기술 등의 발달로 기기 간 연결성이 확대되고 제품과 서비스의 융·복합화가 빨라지는 패러다임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통합 디자인 역량'이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 부회장이 이건희 회장 별세 후 첫 경영 행보로 미래 디자인 전략회의를 주재한 것은, 이 회장의 '디자인 경영'을 한 차원 더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진 리드카(Jeanne Liedtka) 버지니아 대학 Darden경영대 부학장, 래리 라이퍼(Larry Leifer) 스탠포드대학 디스쿨 창립자 등 글로벌 석학들의 인터뷰 영상을 통해 최신 디자인 트렌드와 혁신 사례도 공유했다. 

이 자리에는 김현석 삼성전자 CE부문 대표이사, 고동진 IM부문 대표이사, 한종희 VD사업부장, 노태문 무선사업부장, 최윤호 경영지원실장 등을 비롯한 세트 부문 경영진과 승현준 삼성리서치 연구소장, 이돈태 디자인경영센터장 등이 참석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가정에서 운동/취침/식습관 등을 관리해주는 로봇 ▲서빙/배달/안내 등이 가능한 로봇 ▲개인 맞춤형 컨텐츠 사용 등이 가능한 안경 형태의 웨어러블 스마트기기 등 차세대 디자인이 적용된 시제품을 직접 체험하기도 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디자인에 혼을 담아내자. 다시 한번 디자인 혁명을 이루자. 미래를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자. 도전은 위기 속에서 더 빛난다. 위기를 딛고 미래를 활짝 열어가자"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제품의 성능만으로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1996년 '디자인 혁명'을 선언하고, ▲디자인경영센터 설립 ▲글로벌 디자인 거점 확대 ▲디자인 학교(SADI) 설립을 통한 인재 발굴 및 양성을 추진해왔다. 

현재는 서울, 샌프란시스코, 런던, 뉴델리, 베이징, 도쿄, 상파울루 등에 위치한 글로벌 디자인연구소 7곳에서 디자이너 15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번 디자인 전략회의를 기점으로 향후 이 부회장의 경영행보가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이 부회장은 다음 달 초에는 '뉴 삼성'을 위한 사업재편 밑그림과 인사개편안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다음달에 인사개편안과 사업재편안을 포함한 경영전략이 발표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