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탄소중립 전략, 한국 수소 기업도 웃는다

두산퓨얼셀·에스퓨얼셀·효성중공업 등 수소 관련 기업 주가↑ 유럽·미국 등 세계에서 주목받는 수소… 국내 기업 투자 이어져

2020-07-09     서창완 기자
유럽연합(EU)

국내 수소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들썩이고 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2050년까지 ‘기후 중립’을 이루는 방안으로 수소 에너지 사용을 확대하는 전략을 채택한 것이 영향을 끼쳤다.

수소 에너지에 대한 글로벌 관심은 올해 미국 수소트럭 업체인 니콜라의 나스닥 상장 등 이슈로 계속되는 추세다. 우리나라는 아직 빈약한 재생에너지 산업, 충전소 안전성 문제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 다만 청정 에너지에 대한 연구개발과 투자 의지가 높은 만큼 기대감도 쌓이고 있다.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8일(현지시간) 수소가 산업, 교통, 전력 생산, 건물 등에서 ‘탈 탄소화’를 지원 할 수 있다면서 우선적으로 풍력, 태양 에너지를 이용해 재생 수소를 개발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단·중기 차원에서는 탄소 배출을 빠르게 줄이기 위해 저탄소 수소가 필요하다고도 했다.

우선 EU는 2024년까지 최소 6기가와트(GW)의 재생 수소 전기분해 장치 설치와 최대 100만 톤의 재생 수소 생산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앞서 EU 집행위가 2050년까지 EU를 '최초의 기후 중립 대륙'으로 만든다는 목표를 제시하며 제안한 ‘유럽 그린딜’에 수소 에너지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된 셈이다.

‘탄소 중립’이라고도 부르는 ‘기후 중립’은 온난화를 유발하는 탄소 배출량을 재생에너지 발전 등으로 탄소 감축·흡수 활동을 해 상쇄, 실질 순배출 총량을 '0'으로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이날 EU의 수소 전략 소식에 따른 기대감은 국내 수소 관련 기업들의 주가에 반영됐다. 연료전지 업체인 두산퓨얼셀과 국내 수소충전소 점유율 1위 업체인 효성중공업, 수소연료전지 시장 점유율 1위인 에스퓨얼셀 등의 주가가 전날보다 1.74~6.48% 가량 상승했다.

두산퓨얼셀은 두산중공업 경영정상화를 위한 두산그룹 자구안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매각 가능성이 낮은 자회사다. 두산중공업이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한다고 했던 만큼 두산그룹 내 친환경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계열사들은 매각 대상 후순위로 밀려나 있을 가능성이 높다. 두산그룹 내에는 두산퓨얼셀 외에도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DMI), 두산 퓨얼셀파워BU 등 수소 관련 계열사들이 있다.

효성중공업은 국내 수소 충전소 시장 점유율 40%로 1위 업계다. 2008년부터 수소충전소 보급 사업을 시작해 현재까지 전국 15곳의 충전소를 건립했다. 국회에 수소충전소를 세운 것도 효성중공업이다.

효성중공업 관계자는 “수소충전소뿐 아니라 수소 이동을 편하게 하는 액화수소공장 설립을 위해 지난 4월 독일 린데그룹과 MOU를 맺었고, 수소탱크에 쓰이는 탄소섬유 생산 라인도 2개에서 10개로 늘리는 계획을 지난해 발표했다”며 “국가 정책뿐 아니라 최근 서울시 수소충전소 구축 계획도 나오는 등 수소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스퓨얼셀은 국내 가정·건물용 연료전지시장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이는 기업이다. 2018년 기준 국내 가정·건물용 연료전지 60% 이상이 에스퓨얼셀 제품이다. 수소연료전지차에도 적용되는 타입으로 여러 방면에서 확대되는 추세다. 에스퓨얼셀의 지분은 태양광 모듈 제작과 발전사업을 하고 있는 에스에너지가 33.42% 보유하고 있다.

나승두 SK증권 애널리스트는 “태양광 에너지를 활용한 그린수소 생산을 기대해 볼 수 있는 환경으로 생산하고 남은 잉여 전력을 수전해 시스템을 거쳐 수소로 저장하는 방식을 활용할 수 있다”며 “새만금 수소 클러스터가 태양광과 그린수소 혼합으로 구축된다는 계획이 있는 등 기대감이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수소에너지에 대한 기대감은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13일 발표하기로 한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에 수소 부문이 어느 정도 비중을 차지할지 관심이 높다. 업계에서도 최근 국내외적인 분위기에 고무된다는 반응이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친환경 에너지라는 큰 틀로 가고 있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안전 문제나 그린수소로의 전환 등을 이루기 위해 기술과 설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