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두고 ‘섣부른 판단’…개발 과정에 혼란만 일어나

코로나19 백신, 자본재 아닌 공공재로 가야 섣부른 결과물 잇따라 발표, 주식 시장만 요동쳐

2020-05-21     정종오 기자
전자현미경으로

“코로나19(COVID-19) 치료제와 백신 개발 과정에서 첫 결과물이 나오고 있다. 그런데도 여전히 그들의 약속은 불분명하다.”

과학 전문매체 네이처가 20일(현지 시각)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 현황을 두고 전한 소식이다. 코로나19와 관련해 전 세계적으로 치료제와 백신에 대한 결과물이 하나, 둘 나오고 있다.

문제는 이 결과물을 두고 지나친 희망과 장밋빛 미래만 강조하면서 사실적 접근을 가로막고 있다는 데 있다. 이 때문에 주식 시장이 요동치고 사그라지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이런 행태는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은 '자본재'가 아닌 '공공재' 성격으로 개발돼야 한다는 점도 지적됐다. 얼마 전 미국 길리아드 사는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 환자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임상시험을 한 결과 치료 기간이 짧았고 치명률도 낮아졌다는 내용이었다.

전 세계가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주식 시장이 요동친 것은 물론이다. 이 임상시험 자체가 소규모를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추가 연구 필요성이 언급됐다. 이후 주식 시장은 언제 그랬냐는 식으로 잠잠해졌다.

최근 미국 모더나 사의 경우도 비슷하다. 모더나가 백신 관련 임상시험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모더나 주가는 급상승했다. 이후 미국의 한 의학전문매체는 '모더나가 관련 데이터를 내놓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해당 결과물은 과대 평가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모더나 경영진은 “우리는 대중을 속이지 않는다”며 재반박하는 형국으로 뻗어가고 있다. 그러는 사이 코로나19 백신 개발 과정과 앞으로의 과제 등 공공재 논점으로 집중되지 못하고 ‘주가 흐름’ 등 자본재 논쟁으로 호도되고 말았다.

전 세계 과학자들은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가장 큰 위험으로 이 같은 ‘시장성을 강조하는 지점’에 있다고 지적했었다. 치료제와 백신이 공공재가 아닌 이익 추구의 자본재로 빠지면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백신을 개발한 업체가 독점권을 주장하면서 백신 가격이 천정부지로 뛸 수 있다는 것이다.

네이처 지는 이런 현상을 두고 “현재 전 세계 과학자와 관련 기업들이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과 관련해 첫 결과물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며 “다만 아직 전체 윤곽은 매우 어둡고 흐리다”고 진단했다. 결과물이 나오고는 있는 데 가야 할 길이 멀다는 것이다. 

코로나19는 신종 감염병으로 백신 개발은 최소 1년 이상 걸린다는 게 과학계의 공통적 의견이다. 올해 초에 코로나19가 발견됐으미 최소한 내년 하반기에 백신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임상 1상에서 3상까지 기본적으로 거쳐야 할 과정과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네이처 지는 “지난 18일 모더나가 백신에 대한 임상시험에 대한 첫 번째 데이터를 제공했다”며 “이후 이 같은 소식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긍정적 반응과 함께 주식 시장에서 주목받았다”고 전했다.

네이처 지는 “그런데도 몇몇 과학자들은 모더나가 종합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있다”며 “이들 과학자들은 상세한 데이터가 빠져 있어 추가 데이터 공개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