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후 당당한 '金퇴족'은 8.2% 뿐···퇴직자중 65%는 심적 후유증 시달려

- 50세 전후에 퇴직한 직장인은 월평균 생활비로 252만원 지출 - 퇴직자 중 65%는 심적 후유증 겪어···재취업, 가족의 위로와 격려 필요 - 노후준비 완성시기 앞당긴 金퇴족···연금가입시기 빠르고 금융상품 활용도 높아

2020-05-13     윤덕제 전문기자

 

우리나라 직장인들은 50세 전후에 주된 직장에서 퇴직하고 월평균 생활비로 252만원을 지출하며, 노후자금이 충분하다고 스스로 평가한 '金퇴족'은 8.2%에 불과했다.

13일 하나금융그룹 100년 행복연구센터는 생애금융보고서 '대한민국 퇴직자들이 사는 법'을 발간하면서 서울·수도권과 5대 광역시에 거주하는 50세 이상 남녀 퇴직자들의 삶을 조사해 이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직장인들은 여전히 50세 전후에 생애 주된 직장에서 퇴직한다. 퇴직후 국민연금을 받기까지 10여 년 간 생활비 전부를 스스로 마련해야 하는 상황으로, 평안한 은퇴를 맞이하기까지는 갈 길이 먼 셈이다.

퇴직자들은 생활비로 평균 월252만원을 지출하고 있지만 괜찮은 생활수준을 위해 월400만원 이상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3명중 2명은 퇴직후 생활비를 28.7%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퇴직자 중 절반(55.1%)은 재취업(37.2%)이나 창업(18.9%)을 하고 미취업자 역시 65%는 경제활동을 준비중인 취업 대기자로 조사됐다. 배우자도 절반 이상(58.6%)은 일을 해 가구 단위로 보면 경제활동 비중은 84.8%로 높아지며, 이때 경제활동 수입은 평균 393.7만원이 된다. 또한 퇴직자 중 36.4%는 일을 그만두면 당장 또는 1년 이내에 형편이 어려워 질 수 있다는 걱정을 안고 있다.

한편 대한민국 퇴직자에게 노후준비는 아직 끝내지 못한 숙제로 남아있다. 가장 많은 걱정은 ‘앞으로 늘어날 의료비(71.7%)’와 ‘노후자금 부족(62.0%)’이며, 여기에 ‘자녀의 결혼비용(56.2%)’까지 더해져 퇴직자 대부분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경제활동을 계속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특히 퇴직자 중 65%는 직장에서 물러난 뒤 심적인 후유증을 겪는 것으로 파악됐다. 퇴직 후유증은 "생애 주된 직장에서 퇴직한 후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가족과 사회에서 적응하지 못하는 상황"을 말한다. 

퇴직 후유증은 남성이 더 많이 겪는데, 55세 이전 조기퇴직 한 남성일수록 ‘가장으로서 압박감’으로 인한 후유증에 시달렸다. 이들은 주로 일을 재개하면서 후유증을 털어냈으며, 배우자와 관계가 좋을수록 후유증을 덜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100년 행복 연구센터에 따르면 퇴직자들 가운데 노후자금이 충분하다고 스스로 평가한 ‘金퇴족’은 전체 응답자 가운데 8.2%를 차지했다.

이들 '金퇴족'은 연금에 일찍 가입해 노후준비 완성시기를 앞당겼다. 30대 초반에 연금 가입률은 28.0%를 보였으며, 40대부터는 46.3%가 연금으로 노후자금을 마련했다.  일반 퇴직자는 30대 이전 연금 가입률이 20.4%이었고, 40대 후반 돼서도 32.0%에 머물렀다.

또한 '金퇴족' 4명 중 1명은 25세 이전에 주식·펀드·파생상품 등으로 노후자금을 운용한 경험이 있으며, 30대 후반부터는 절반정도(47.6%)가 투자금융상품을 활용했다.

특히 이들은 내 집 마련으로 주거 안정성과 비상 노후재원을 동시에 확보했다. '金퇴족'의 92.7%는 주택을 보유했으며 절반 가까이(46.0%)가 35세가 되기 전에 첫 주택을 마련했다. '金퇴족'의 72.0%는 주택 외에 부동산도 가지고 있어 소득원의 다양한 분산도 준비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100년 행복연구센터 조용준 센터장은 "퇴직 이후 전문적인 자산관리가 더 절실해진다"며, "노후자금 관리부터 자녀결혼, 부동산 활용, 간병·상속 대비까지 여러 이슈에 차례로 마주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