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기, 세제 자동 주문"...LG전자, 구광모 '디지털 전환'에 '전자상거래'로 화답

- 주총서 '통신판매 및 전자상거래 관련 사업' 추가하는 정관 개정 - 가전-소비제품 연계하는 사업 확대 의지 - 구광모 대표의 디지털 전환 전략...LG전자, 새로운 성장 동력 마련

2020-03-27     정두용 기자

LG전자가 전자상거래 사업 확대를 공식화했다. 구광모 LG 대표가 강조하고 있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디지털 전환ㆍDigital Transformation)’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26일 제18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회사 목적 사항에 '통신판매 및 전자상거래 관련 사업'을 추가하는 정관 개정을 승인했다.

LG전자 측은 “가전제품과 함께 사용하는 식품이나 세제 등 일반 제품을 LG 씽큐(LG ThinQ)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판매·중개하는 신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라고 정관 개정 배경을 설명했다.

LG전자가 판매하고 있는 가전에 소모되는 제품들을 온라인을 통해 함께 판매하겠단 전략이다. 세탁기-세제, 에어컨-필터, 광파오븐-간편식 등 가전과 식품ㆍ소비제품을 연계판매를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겠단 전략이다.

구광모

LG전자는 이 같은 전략을 지난해부터 추진하고 있다. 이번 정관 변경은 이 사업을 공식화하고, 사업의 목적성을 정확히 표명하기 위한 절차다. LG전자는 이 사업의 규모를 본격적으로 키워갈 계획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단순한 온라인 판매가 아닌 가전에 탑재된 인공지능으로 제품을 주문하는 ‘소비제품-가전’ 연계 사업”이라며 “씽큐앱 등을 통해 이미 사업을 시작했으나, 이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가전에 탑재된 인공지능이 소비제품이 모두 소모되면, 자동으로 주문하는 기능을 통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겠단 설명이다. LG전자 세탁기가 세제량을 측정하고, 모두 소진됐다면 씽큐 앱을 통해 세제를 자동으로 주문하는 식이다.

최근 가전에는 AI(인공지능)을 탑재한 사물인터넷(IoT) 기능이 추가되는 추세다. LG전자가 북미 시장에 올해 선보인‘트윈워시’ 세탁기 역시 세제의 잔량을 측정해 자동 주문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9월부터 'LG 씽큐'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내에서 온라인 마켓을 운영하고 있다. 이 마켓에선 가전뿐 아니라 가전과 관련된 소모품도 판매된다. 같은 기간 풀무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23종의 식품도 판매되고 있다. 이 식품들은 LG전자의 주방가전으로 조리가 가능하다.

LG전자가 전자상거래 사업을 공식화하면서 렌털 서비스 등에서도 변화가 나타날 것이란 게 업계의 시각이다.

정도현 LG전자 사장은 이날 주주총회를 진행하며 “씽큐, 웹오에스(OS)오토 등 서비스 소프트웨어 사업에서 기회를 발굴하고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로봇 등은 지속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라며 “TV 시청 데이터, 콘텐츠 기반 광고·커머스 사업영역을 확대하겠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LG전자가 OS, AI 등을 통해 전자상거래 사업을 본격화하는 것은 구광모 LG 대표의 ‘디지털 전환’ 의지가 투영된 것으로 보인다.

구광모 LG 대표는 지난해 9월 취임 후 첫 사장단 워크숍을 주재하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더 나은 고객 가치를 창출하는 핵심 수단이자, 우리의 경쟁력을 한 차원 끌어올리기 위해 꼭 필요한 변화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구광모 대표의 의지는 올해 시무식에서도 엿볼 수 있었다. 구 대표 신년사는 디지털 영상으로 담겨 메일 등으로 세계 임직원에게 전달됐다. 오프라인(현장) 시무식에서 디지털 시무식으로 변화하며 ‘디지털 전환’을 강조한 셈이다.

LG그룹의 ‘디지털 전환’은 다양한 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LG전자는 디지털 전환을 이끄는 빅데이터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서울대와 교육 협약을 체결했다.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최근 마키나락스에 투자를 단행했다. 이 기업은 제조업 특화 AI 솔루션을 개발하는 업체다. LG유플러스는 최고전략책임(CSO) 산하에 디지털 전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는 'DX담당'을 신설하며 다양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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