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반 토막’... 롯데그룹, 성난 주주들 마음 어떻게 달랠까?

27일 주총에서 황각규 롯데 부회장, 주가 관련 언급 예상 신동빈 회장과 임원들, 자사주 매입하며 방어 나서도 역부족

2020-03-27     양현석 기자
26일

 

롯데그룹이 최근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과 주요 사업의 실적 부진으로 역대급 주가 하락을 맞고 있다. 이에 따라 27일 집중된 롯데그룹의 주총에서 성난 주주들의 마음을 달래줄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이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26일 종가 기준 롯데그룹의 주요 상장사들의 주가는 지난 52주 최고가 대비 대부분 절반 이하로 하락했다.

롯데지주의 경우 현재 2만3950원으로 1년 최고가인 5만2700원 대비 반 토막이 났고, 오프라인 유통의 쇠락으로 최악의 연간 실적을 기록한 롯데쇼핑은 60% 이상, 롯데하이마트의 경우는 심지어 3분의 1로 떨어졌다.

그래도 유통BU보다 낫다는 평을 듣는 식품/음료 사업부문도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역시 최고가 대비 절반 정도에 밑돌고 있는 상태다. 이외에도 롯데케미칼과 롯데정보통신 또한 비슷한 상황이다.

신동빈 회장과 롯데그룹 임원들은 주가 방어를 위해 자사주를 대량으로 매입했으나, 3월 본격화 한 세계적 주가 폭락 속에서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지난 24일에는 일본에 체류 중인 신동빈 회장의 소집으로 화상 비상경영회의를 열고 롯데지주 및 BU 주요 임원진들과 코로나19로 인한 위기상황 극복 전략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회의는 코로나19의 전세계적인 확산으로 경제 위기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고 그 이후를 철저히 대비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작용된 자리라는 것이 롯데와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이 회의에서 신 회장은 “글로벌 경제가 요동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그룹 전 계열사들이 국내외 상황을 지속적으로 체크하고 사업 전략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지금도 위기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후가 더 중요하다”며,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위기 상황이 예상되는 만큼, 우리의 비즈니스 전략을 효과적으로 변화시켜야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일단의 단초는 27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7일 열리는 롯데지주 주총에서는 황각규 부회장이, 다른 계열사들은 각 대표들이 현 주가 상황에 대한 설명과 향후 계획에 대한 설명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신동빈 회장이 주도하는 ‘뉴 롯데’의 청사진과 ‘디지털 전환’, ‘롯데ON’ 등의 내용이 언급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오프라인 유통의 위기 속에서 유통을 모태로 한 대표적 대기업인 롯데가 어떻게 주주들의 마음을 움직일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