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정의선·구광모 뉴리더, 코로나19 위기에 통큰 결단과 리더십 빛났다...글로벌기업 역량 총동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지금과 같은 때에 마땅히 우리 사회와 같이 나누고 함께 해야" ...300억원 성금 쾌척 이어 삼성의료원 파견, 연수원 제공 등 모든 역량 가동 -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신설 연수원 조기 완공해 대구경북 환자들 치료 위해 제공 ...협력사 긴급 자금 지원은 물론 노사가 합심해 헌혈 캠페인 나서기도 - 구광모 LG 대표 "모두가 서로 배려하고 응원하며 이번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낼 수 있을 것” ...자가 격리 임직원에게 따뜻한 지원...의료진에 필요한 방호복 등 글로벌 네트워크로 긴급 공수

2020-03-11     박근우 기자

이재용 등 재계 뉴리더들이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해 통큰 결단과 빠른 행보를 보여 주목받고 있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구광모 LG 대표 등 재계 뉴리더 트리오는 '사회적 책임' 차원에서 통큰 성금은 물론 가용한 자원 등을 최대한 코로나19 방역과 대응에 앞장 서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한 이들 뉴리더는 생산 현장을 직접 방문하거나 임직원에게 격려 메시지를 보내는 등 위기 속에서 소프트 파워 리더십이 빛났다. 

심지어 의료진 파견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한 지원에도 나섰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3일 삼성전자 구미사업장을 방문해 “국민의 성원으로 성장한 삼성은 지금과 같은 때에 마땅히 우리 사회와 같이 나누고 함께 해야 한다”며 “이번 일로 고통 받거나 위기 극복에 헌신하시는 분들을 위해 미력하나마 모든 노력을 다하자”고 말했다.

구미사업장은 최근까지 코로나19 확진자가 4명이나 발생한 사업장으로 지난 2월 하순 일시 폐쇄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무선사업부 경영진과 함께 경북 구미사업장의 스마트폰 생산 공장을 점검했다.

이 부회장은 이어 4일 삼성 영덕연수원을 생활치료센터로 제공한데 이어 삼성의료원 의료진을 파견했다.

삼성의 의료지원 인력은 삼성서울병원, 강북삼성병원, 삼성창원병원 등 3개 병원의 의사와 간호사 등 전문인력으로 구성했고, 영덕연수원 생활치료센터를 위한 합동 지원단의 일원으로 참여했다.

의료진은 현장에서 경증환자들의 자가 체온 측정 확인 등 모니터링 역할을 맡아 정부와 지역자치단체의 방역 활동을 지원한다. 

이들은 재난 현장에서 의술로 봉사하겠다고 자발적으로 나선 지원자들로서, 사태가 종식될 때까지 2주 단위로 돌아가며 순환근무 형태로 의료지원을 지속한다.

특히 삼성은 지난달 말 의료용품과 생필품 비용을 포함한 총 300억원을 전국재해구호협회에 긴급 지원했다. 삼성은 ▲손 소독제와 소독 티슈 등 의료용품 ▲자가 격리자와 취약계층을 위한 생필품 키트 ▲의료진을 위한 면역력 강화 건강식품세트 등의 구호 물품과 구호 성금을 기부했다.

여기에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SDS,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카드, 삼성증권, 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 호텔신라, 제일기획, 에스원 등 14개 계열사가 참여했다.

삼성은 먼저 조업 중단, 부품 조달 등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협력회사의 경영 안정을 위해 2조6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했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SDS, 삼성물산 등이 동참했다.

이와 함께 상생펀드와 물대지원펀드 등 삼성 상생 프로그램과 연계해 1조원의 운영자금을 무이자·저금리로 대출 지원했다. 1조6000억원 규모의 2월 물품 대금도 조기에 지급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협력회사가 긴급 자재 공급을 위해 항공 배송으로 전환하는 경우, 물류비용을 실비로 지원했다.

침체된 국내 경기에 활력을 더하는 데에도 동참했다. 전통시장, 화훼 농가 등 특히 어려움에 처한 분야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한 방안을 시행했다.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300억원 규모 온누리상품권을 구입한 게 대표적이다. 삼성은 이 온누리상품권을 각 사업장 내 협력회사 등에 지급해 내수 진작으로 이어지도록 할 방침이다.

‘꽃 소비 늘리기’에 참여한 점도 눈길을 끈다. 졸업식과 입학식 등 각종 행사가 취소, 연기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화훼 농가를 돕기 위해 꽃을 산다는 것이다. 삼성 관계자는 “전국 각 사업장의 사무실과 회의실에 꽃 비치를 늘려 근무 분위기도 부드럽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은 앞으로도 코로나19의 어려움 극복을 위한 사회적 노력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도 통큰 결단을 이어갔다. 

정 수석부회장은 9일 현대차 그룹사와 협력업체 임직원의 역량 강화를 위해 새로 개설한 교육센터 2곳을 치료센터로 내놓았다. 

해당 시설은 이달부터 시범 운영을 거쳐 5월 정식 개소 예정으로 단 한 번도 쓰지 않은 완전히 새로운 시설이다. 대구·경북지역 내 코로나19 경증환자 병상이 부족한 상황 등을 고려해 필수적 시설 보완과 점검을 최대한 시급히 마무리해 제공키로 했다.

현대차가 제공키로 한 그룹 연수원은 경주시 양남면 소재 경주인재개발연수원과 글로벌상생협력센터로, 지상 4층, 지하 2층 규모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최선을 다하고 있는 의료진과 치료 방역 등 의료활동에 직접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지원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밝혔다.

앞서 현재차그룹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50억원을 기탁하고 의료진, 피해자, 재난취약계층을 대상으로 구호·방역 물품 제공 및 예방·방역 활동 등 총력 지원에 나섰고 있다.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 부품 협력업체에 1조원 규모의 긴급 자금을 지원하기도 했다. 

현대차 노사도 위기 앞에 뭉쳤다. 혈액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의료 현장에 도움을 주기 위해 헌혈캠페인도 진행 중이다. 대한적십자사와 울산공장을 순회하며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헌혈하도록 하고 있다.

구광모 LG 대표는 최근 코로나19 사태 확산으로 자가 격리 중인 임직원들에게 응원편지와 함께 건강용품을 보내며 격려했다. 

구 대표는 ‘함께 이겨냅시다’라는 제목의 편지에서 “코로나19 사태를 보며 우리 LG 임직원과 가족의 소중함, 건강·안전이 최우선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 모두가 서로 배려하고 응원하며 이번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LG는 확진자와 접촉했거나 동선이 겹쳐 자가 격리 중인 직원에게 계열사 마스크와 손 소독제, 영양제 등 건강·위생용품을 함께 담아 보내고 있다.

구 대표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전 계열사의 역량을 동원, 아낌없는 지원에 나섰다. 

LG는 의료진에게 가장 필요한 방호복 등 보호장구, 생필품, 건강관리 가전 제품, 업무연락용 휴대폰 등을 긴급히 확보해 지원한다. 

구체적으로 LG는 의료용 방호복 1만벌과 방호용 고글 2000개, 의료용 마스크 10만장을 대구·경북 지역 의료진에게 지원한다. LG상사, LG전자, LG디스플레이 등 LG 계열사들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가동해 긴급히 확보한 것이다.

앞서 550실 규모의 경북 구미의 직원 기숙사와 울진의 연수원 시설을 생활치료센터로 제공키로 했다.

LG생활건강은 현장 의료진의 불편을 덜어줄 소용량 생수와 휴대용 세면도구, 소독제품을 3월 한 달간 매주 공급키로 했다. LG전자는 건조기와 공기청정기 등 건강관리 가전 제품 지원에 나섰다.

또, LG유플러스는 의료진의 긴급 업무 연락 및 환자 상담용 휴대폰이 부족한 상황에 따라 대구시 등을 통해 임대폰 100대 및 통신요금을 지원키로 했다.

앞서 LG는 코로나19 확산 방지 및 피해 지원을 위해 50억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했다. LG생활건강은 10억원 상당의 핸드워시 제품 현물 지원, LG전자는 550억원 규모의 협력사 무이자 대출 지원과 경남 창원시에 의료진용 건강관리 가전 제품을 지원한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국가가 위기 앞에서 주요 그룹 뉴리더들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솔선수범하는 모습은 많은 사람들에게 큰 감명을 준다"며 "특히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 신속하고 통큰 결단은 대구경북 지역민들 뿐만 아니라 국민 모두에게 희망의 메시지와 같은 인상을 남겼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