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검찰조사에 숨죽인 재계..."나 떨고 있니?"
2016-10-31 조아라 기자
'비선 국정 농단'에 대한 검찰 조사가 본격화된 가운데 최순실 씨와 유착의혹을 받는 기업들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며 재계에 비상이 걸렸다.
제일 먼저 공식적으로 거론된 기업은 KEB하나은행이다. 30일 더불어민주당 정재호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최 씨와 딸 정유라 씨는 자신들의 명의로 강원도 평창에 있는 10개 필지를 담보로 KEB하나은행 압구정 중앙점에서 약 25만 유로, 한화로 3억 2천만원을 대출받았다. 최 씨가 대출금을 독일 현지에서 외화로 받은 것은 송금기록을 남기지 않으려는 '편법'이라는 주장이 나오면서 하나은행 특혜 의혹이 불거졌다.
금감원이 지난 28일 검사에 나서자 은행권은 바짝 긴장한 눈치다. 신한은행, 우리은행, KB국민은행 등도 자체적으로 최 씨와의 거래관계를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씨와 관계된 재단이나 인물 등도 자체 조사 대상이다.
정재호 의원은 지난 28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금융권에도 최 씨의 조력자들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와 최 씨의 유착에 대한 정치권의 의혹이 더욱 짙어지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금융권에 대한 검찰 조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이유다.
실제 KEB하나은행 전 독일 법인장은 최 씨가 독일에서 회사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져 이같은 의혹에 더욱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에 대해 KEB하나은행 측은 이례적인 거래가 아닌 일반적인 대출 거래라고 해명했다.
금감원은 내달 4일까지 특혜대출 의혹과 외국환거래법 위반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대기업의 입장도 마찬가지다. 신동빈 회장에 대한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으로 최악의 위기를 면한 롯데그룹은 '최순실 게이트'로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신 회장이 최 씨 측에 115억원이라는 거액을 제공한 사실이 드러나면서다. 지난 1월 롯데케미칼과 호텔롯데면세점은 최 씨가 설립한 미르·K스포츠 재단에 각각 17억원과 28억원을 출연했다. 추후 다시 돌려받았지만 롯데는 K스포츠 체육시설 건립 명목으로 70억을 제공한 사실이 알려져 최 씨와의 유착 논란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대국민사과와 사회공헌 등 이미지 회복에 전력을 기울이던 롯데는 진정성에 의심을 받고 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최순실 게이트로 박근혜 대통령 하야 촉구 집회가 전국적으로 일어나며 국민적 공분이 극에 달하는 가운데, 이와 관련해 롯데가 검찰 조사를 받으면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이란 우려가 설득력있게 나오고 있다. 롯데 측은 사회공헌을 위한 기부행위에 불과할 뿐, 대가를 바란 것은 아니였다고 선을 긋고 있다.
이밖에도 삼성그룹, 한화그룹 등 대기업들이 최 씨의 딸 정유라 승마와 관련해 특혜 의혹으로 연일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삼성과 한화가 최 씨의 딸 정유라의 승마 활동에 도움을 줬다는 것.
삼성이 정 씨에게 말을 사주고, 승마장을 구입해 줬다는 내용이 유럽 승마 잡지 <유로드레사지>에 실리면서 삼성과 정 씨의 관계가 논란을 일으켰다. 삼성이 정 씨의 뒤를 봐주고 있다는 말이 나오는 데는 이같은 배경이 자리한다.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의 셋째 아들인 김동선 씨가 승마 국가대표 활동해 정 씨와 친분이 있을 것이란 추측이 일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게다가 한화가 미르·K스포츠 재단에 25억원을 지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심의 눈총을 받았다. 한화 측은 회장아들이 승마를 했다는 이유로 특혜와 연결짓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이다.
앞으로 검찰 수사가 정재계로 확대되면 최순실 게이트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기업들이 적잖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조아라 기자 archo@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