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새 규제 제도 앞두고 부동산 처분할까 ‘속앓이’
- IFRS17, K-ICS 대비 부채 줄이기 방안 몰두 - 목 좋은 매물 속속 처분
보험사들이 새 규제 제도 시행을 앞두고 보유 부동산 처분의 ‘속앓이’를 하고 있어 주목된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지난 6일 이사회에서 강남사옥 매각 안건을 의결했다
현대해상 100% 소유인 강남사옥 건물은 지상 19층의 태헤란로 역삼역 인근 초역세권 매물이다. 이달말 주관사를 선정해 본격적인 매각 진행 절차에 나설 예정이다.
최근 몇 년 동안 보험사들은 하나같이 보유 사옥 등 부동산 처분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메리츠화재가 강남역 인근 신축 사옥으로 이전하기 전에 본사 건물로 사용했던 여의도 사옥을 1200억원 수준에 세일 앤 리스백(sale and leaseback) 방식으로 처분했다.
삼성화재도 2017년 을지로 본사 사옥을 팔고 강남역 삼성타운으로 옮기면서 보유 부동산 규모를 5년 전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생명보험사들도 자체 보유 부동산을 마찬가지로 처분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2016년 태평로 사옥을 5800억원 수준에 부영그룹에 매각했다. 교보생명과 한화생명도 지방 사옥에 대해서는 매각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사들이 이러한 부동산 몸집 줄이기에 나선 것은 2022년부터 적용될 새로운 규제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 반응이다. 강화된 자본 건전성 규제는 그 동안 원가로 반영되던 자산·부채 가치를 시가로 평가해야 한다.
이러한 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과 이를 반영한 신(新)지급여력제도(K-ICS)는 과거 고금리 상품을 많이 팔았던 보험사들에게는 특히 자본확충 부담이 커지게 된다.
현재 보험업법에 따르면 보험사는 지급여력비율(RBC)을 100% 이상 유지해야 하고 감독 당국은 150% 이상 유지토록 권고하고 있다. RBC비율은 보험계약자가 일시에 보험금을 요청했을 때 보험사가 보험금을 정상적으로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보험사들이 신종자본증권이나 후순위채 발행으로 자본확충을 늘리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향후 신지급여력제도(K-ICS)에서는 부동산 보유에 따른 적립금을 현행보다 더 쌓게 된다. 현재 지급여력비율(RBC)에서는 부동산 위험계수가 6% ~ 9% 수준이지만, K-ICS에서는 20%대 수준이다. 만약 보험사가 100억원의 부동산을 보유했다면 현재는 6억원에서 9억원의 준비금을 쌓으면 되지만 신 제도에서는 20억원대의 적립금을 준비해야 된다.
보험사들이 보유 부동산을 처분하게 되는 배경이 한결같을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자본확충에 대한 부담은 현재의 지급여력비율 제도의 ‘일몰기한’이 다가올수록 커질 수 밖에 없다. 보험사 알짜 부동산 매물이 눈에 띄게 늘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