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소재 국산화 성공...'급해진' 일본, 고순도 불화수소 반년만에 '수출 허가'

- 니혼게이자이 "모리타, 한국으로 고순도 불화수소 수출" - 반도체 소재 국산화 성공...일본 산업계 "탈일본 우려 현실화"

2020-01-10     정두용 기자

국내 기업이 반도체 공정에 필수적인 ‘고순도 불화수소’ 제작에 성공했다. 일본 정부는 이를 의식한 듯 반년 만에 불화수소 수출을 승인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의 10일 보도에 따르면, 일본 화학업체인 모리타(森田)화학공업이 한국으로 고순도 불화수소를 수출한다.

모리타는 한국에 수출할 액체 고순도 불화수소를 지난 8일 출하했다. 일본 정부의 수출허가는 지난달 24일 이뤄졌다. 모리타는 지난해 중반까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에 불화수소를 공급해왔다. 이 회사는 한국 불화수소 시장의 약 3분의 1을 점유하기도 했다.

일본산 불화수소의 수입은 스텔라케미화학의 지난 8월 납품 이후 약 반년만이다. 일본 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은 ‘한국 반도체 소재 산업의 탈일본화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는 현지 산업계 지적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 2일 국내 기업 ‘솔브레인’은 최고 수준인 액체 불화수소(99.9999999999%) 대량 생산 능력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국내 반도체 공정의 물량조달 우려가 상당부분 해소된 상태로 평가된다.

성윤모(오른쪽

솔브레인이 생산하는 99.9999999999%의 순도의 불화수소는 일명 12나인(Nine)으로 불린다. 디스플레이 업계에서 사용화는 불화수소의 순도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불순물 비중이 1조분의 1 수준만 남아 있어 초고순도를 요구하는 정밀한 반도체 공정에 바로 투입될 수 있다.

또한, 글로벌 화학소재 기업인 듀폰이 전날 반도체 핵심 소재인 EUV(극자외선)용 포토레지스트(감광액) 생산 공장을 한국에 짓는다고 발표했다. 불화수소와 EUV용 포토레지스트는 일본 정부가 수출을 규제하고 나선 대표적인 품목이다. 두 소재 모두 반도체 공정에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듀폰의 전날 발표를 다루며 “듀폰과 같은 움직임이 늘어나면 일본 기업의 경쟁력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모리타 야스오(森田康夫) 모리타화학 사장도 지난해 “(수출규제 강화가) 일본 기업의 점유율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솔브레인 외에도 최근에 불화수소가스, 불화폴리이미드 등 일본 수출규제 대상 품목을 생산하는 시설을 완공한 기업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수출 규제를 강화한 후 포토레지스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기체 불화수소에 대해 각 1건 이상의 허가를 한 상태다.

삼성전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