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면에서 3차원으로 ‘트랜스포머’ 전자소자 나온다

GIST 연구팀 개발, 웨어러블 디바이스나 생체로봇 등에 응용 기대

2019-11-19     정종오 기자
압출

기존 고성능의 평면 소자를 자동으로 3차원 형태로 변형시킬 수 있는 기술이 나왔다. 미리 설계한 형태로 변형할 수 있고 손으로 제어하기 힘든 작은 패턴이나 복잡한 구조도 구현할 수 있다. 3차원 구조체가 필요한 센서, 디스플레이, 생체로봇 등에 널리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연구재단은 19일 고흥조 지스트(GIST) 교수 연구팀은 이 같은 연구 성과를 내놓았다고 발표했다. 웨어러블 디바이스, 생체로봇 등이 원하는 대로 자유자재로 구동하기 위해서는 전(全) 방향 통신이 가능한 이미지 센서, 디스플레이 소자, 에너지 소자 등과 같이 3차원 형태의 전자소자가 중요하다.

3차원 구조체에 전자소자를 직접 제작하는 공정에 관한 연구가 활발한데 기존 평면 실리콘 기판 기반의 반도체 공정 수준을 따라잡기는 힘든 실정이었다. 반면 평면 소자를 3차원 형태로 변형시킬 수 있게 되면 기존 반도체 공정기술로 만든 고성능·고집적 평면형 전자소자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

다만 10마이크로미터(µm) 이하의 아주 얇은 유연 전자소자를 원하는 형태로 변형하려면 소자의 안정성이 뒷받침돼야 하며 입체로 변형시키는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연구팀은 가전이나 자동차 부품에 널리 쓰이는 고분자, ABS 수지 기반으로 원하는 형태로 자동으로 변형할 수 있는 가변형 프레임을 제작했다. ABS 수지는 아크릴로나이트릴(A), 부타디엔(B), 스티렌(S)의 세 가지 성분으로 도니 합성수지로 뛰어난 성형성과 가공성으로 가전과 자동차 부품 등으로 이용된다.

수동으로 형태를 변형할 때 따를 수 있는 손상을 완화하는 한편 손으로 만들기 힘든 복잡한 형태도 구현할 수 있어 의미가 있다. 먼저 노즐이 내용물을 밀어내듯 소재를 압출하는 방식의 3D 프린팅을 이용해 전단응력(면의 표면에 밀리듯이 작용하는 응력)을 갖는 ABS 선을 ABS 필름 위에 인쇄했다. 일정 온도 이상으로 가열해 유동성을 부여하면 전단응력이 해소되면서 평면에서 3차원 형태로 변형시킬 수 있는 상태로 유도한 것이 핵심이다.

실제 만들어진 가변형 고분자 프레임에 금속전극과 산화물 반도체 소자를 장착하고 형태를 변형시킨 결과 전극과 소자에 작용하는 응력이 현저히 감소해 안정적으로 구동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결과는 신소재 분야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스(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에 11월 18일자(논문명:Automatic Transformation of Membrane-Type Electronic Devices into Complex 3D structures via Extrusion Shear Printing and thermal Relaxation of Acrylonitrile-Butadiene-Styrene Frameworks)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