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에 이은 질문의 진화…새로운 디자인과 제품 나온다

유니스트 대학원생과 학부생, 톡톡 튀는 디자인 제품으로 눈길

2019-11-11     정종오 기자
공간과

“획일적이고 아름답지 않은 거리 벤치는 싫다. 바꿔볼 수는 없을까.”

“50년도 더 된 천식 흡입기, 이대로 좋은가. 불편한데.”

유니스트(UNIST)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학부생들과 창의디자인공학 전공 대학원생들의 졸업 작품에 관심이 쏠린다. 이들은 실생활에 필요한 기존 제품을 디자인적으로 아름답고 실용적으로 바꿔 놓았다. 유니스트 디자인 및 인간공학부(산업디자인트랙)와 디자인-공학융합전문대학원이 오는 15일까지 ‘2019 디자인 위크’를 개최한다. 제2 공학관 로비 일대에서 진행되는 이번 행사는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학부생들과 창의디자인공학 전공 대학원생들의 졸업 작품을 전시한다.

이정무 학부생의 ‘POISE’는 거리 벤치에 주목했다. 도시공원, 광장, 길에는 서로 떨어져 있는 벤치 형태로 개인화돼 있는 거리 가구가 대부분이다. 가로 형태로 길게 놓여 있을 뿐 그곳엔 아름다움, 공간 활용성도 거의 없다. 의자 기능은 있는데 미적으로나 공간적으로 아름답지 않고 획일적이라는 것이다.

이정무 학부생은 이런 단점을 보완하고자 했다. ‘POISE’는 보행자 지역 공동체 좌석과 모임을 제공한다. 참여와 상호작용을 장려한다. 도시 활기를 높일 수 있도록 했다. 램프는 LED를 사용했다. 불이 켜지면 빛은 투명한 폴리카보네이트 면을 통과하고 사각 가장자리에서 빛난다. 모든 면으로 퍼져 우아하고 밝은 사각형을 만든다. 입체적으로 엮어있어 시각과 공간 면에서 시선을 잡아끈다.

김태윤

김태윤 학부생의 ‘연무식 기술을 활용한 천식 흡입기 사용성 개선’ 작품도 눈길을 끈다. 천식 흡입기에 편의성과 디자인을 입혔다. 1957년 개발된 지금 제품은 효능은 있는데 사용하는 데 불편하다는 것이다. 김태윤 학부생의 ‘hornalor’은 흡입기 구조를 바꾸고 사용성을 개선했다. 증상 완화뿐 아니라 활력 넘치는 생활을 할 수 있다는 디자인에 초점을 맞췄다. 고대 바이킹족의 뿔피리를 부는 것에서 착안했다.

‘hornalor’은 내부에 있는 초음파 진동자가 떨리면서 약물통의 약물을 잘게 쪼갠다. 입안에 충분한 공간이 없어도 기기 내부로부터 전달받기 쉬운 구조로 돼 있다. 이런 기능으로 흡입력이 약한 어린이와 노인도 쉽게 사용할 수 있다.

대학원생 작품도 생활 곳곳에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다. 김지수 대학원생의 ‘슬로우픽셀즈(Slowpixels)’도 그중 하나다. 이 제품은 수없이 많은 디지털 사진 파일들을 의미 있게 감상할 수 있게 도와준다.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통해 이용자 디지털 앨범과 연결하면 제품에 달린 시간과 위치 레버를 조절해 임의의 사진을 출력할 수 있다. 이용자는 이를 통해 찍어놓고 잊어버렸던 추억들을 새롭게 만날 수 있다.

슬로우픽셀즈.

올해 졸업생이자 디자인 창업기업 아이디 공간의 공동 대표를 맡은 양지현 대학원생이 직접 디자인한 유.큐브(U.CUBE) 제품도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번에 작품을 선보이는 졸업생들은 ““디자인은 하나의 질문에 답하면 또 다른 질문에 답을 준비해야 하는 끝없는 질문의 연속”이라며 “더 좋은 방법으로, 더 아름답게 발전하고 적응하기 위해 선택해 온 우리의 노력을 이번 전시를 통해 선보이고자 한다”고 말했다.

곽영신 디자인 및 인간공학부장은 “지식보다 질문의 중요성이 커지는 시대에서 디자인 앞에 주어진 질문에 답을 찾아온 학생들에게 격려와 응원을 보낸다”며 “앞으로 이어질 새로운 질문들에도 과감히 도전해 창의적 답을 낼 수 있는 디자이너로 성장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전시 작품에는 이 외에도 ▲새로운 개념의 시계 ▲시각장애인용 놀이도구 ▲인간 중심 디자인의 시각으로 조망한 미래 자율주행차 인테리어 등이 선보인다.

졸업전시회 대표를 맡은 김태윤 학생은 “지난 1년 동안 어려운 점도 많았는데 동기들과 교수님들을 비롯한 많은 사람이 함께 노력해 전시가 잘 진행될 수 있었다”며 “졸업 전시 준비를 위해 노력해 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디자인 위크에 전시된 작품들은 오는 12월 4~8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진행되는 ‘서울 디자인 페스티벌’의 유니스트 부스에도 전시된다.

양지현